2007-02-21 | 머리카락으로 그린 일상

Editor’s Comment

빅토리아 시대 기억을 위한 장신구의 전통을 현대적으로 되살려, 일상의 사소한 순간들을 기념합니다. 그것도 머리카락으로요. 미국의 공예 작가 멜라니 빌렌커는 다갈색 머리카락 한올 한올로 조용하고 평범한 장면들을 기억할 만한 순간으로 바꿔냅니다. 

멜라니 빌렌커(Melanie Bilenker)의 작업 소재는 그녀 자신의 머리카락이다. 브로치, 펜던트, 반지에 담긴 자그마한 풍경은 머리카락 한 올 한 올로 ‘그려낸’ 것이다. 빌렌커의 작업은 빅토리아 시대의 전통, 즉 로켓(locket)에 머리카락이나 초상화를 간직하던 풍습에서 영감을 얻었다. 빅토리아인들이 상대의 머리카락으로 지난 사랑을 추억했다면, 멜라니 빌렌커는 머리카락으로 자신의 기억을 보존하려 한다. 

다갈색 머리카락들이 선이 되어 그려낸 광경은 목욕, 요리와 같은 지극히 평범한 순간들이다. 멜라니 빌렌커는 기념할 만한 사건 대신, 정지된 일상의 단편을 담아낸다. 그리고 그 사소함은 단아하고 외로운 선들 속에서 미묘한 울림을 낸다. 머리카락이라는 지극히 ‘사적인’ 소재로, 생활에 깃든 아름다움을 포착하는 것이다. 

“머리카락의 선들로 그려낸 사진적 이미지 속에서, 나는 사건 대신 조용한 순간들을 재현한다. 세속적이며 일상적인 집 안의 순간들을 말이다.”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9-23 | 그래피티 x 도자기

포르투갈의 디자인 회사 카브라세가는 거리의 예술가들을 초청해, 그래피티와 도자기라는 있을 법 하지 않은 만남을 이뤄냅니다. ‘올 시티’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도자기 티세트에 그래피티라는 오늘의 시각문화, 오늘의 현실을 입혔습니다. 가령 미스터데오가 티세트에 유가 상승이라는 현실을 말그대로 ‘담았던’ 것처럼요. 

2009-07-07 | 아이디어 콘센트 & 플러그 디자인

2009년 RCA 졸업전시회에 등장한 플러그와 콘센트. 각각 다른 사람의 작업이 뜻밖의 한 쌍을 이루었으니, 최민규의 ‘접이식 플러그’와 조지 모어낵의 ‘울트라 리드’입니다. 최민규는 영국의 3핀 플러그를 접이식으로 한층 날렵하게 변모시켰고, 이를 십분 활용한 플러그형 멀티탭도 디자인하였습니다. 조지 모어낵은 각기 다른 형태의 플러그에 대응하는 콘센트를 하나하나 연결하여 연장하는 멀티형 콘센트를 선보였고요. 최민규의 ‘접이식 플러그’ 소식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

2007-05-28 | DIY+디자이너 램프

잉고 마우러, 아킬레 카스틸리오니, 리하르트 자퍼, 필립 스탁…의 대표적인 조명이 납작한 조립형 키트로 재탄생하였습니다. 이름하여 ‘디자이너 에뮬레이션 키트’를 통해 마크 맥케너는 위대한 디자이너와 그들의 디자인에 귀엽게 경의를 표합니다.

CCTV에 안 잡히는 옷

독일의 디자인 스튜디오 베르텔오버펠(WertelOberfell)은 가상 공간에서 보이지 않게 만드는 옷을 개발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이그노툼(Ignotum),...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