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1 | 퐁피두 ‘메츠’ 분관 착공

Editor’s Comment

유명 뮤지엄들이 분관을 세우며 세계 곳곳으로 확장해 나가던 시기, 프랑스의 퐁피두 센터도 상하이에 이어 메츠에 분관을 건축하기로 합니다. 2003년 설계 공모에서 당선된 시게루 반과 장 드 가스틴이 설계한 퐁피두 메츠 센터는 푸른 초지 위 가벼운 모자의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06년 11월 미술관의 착공 소식이 전해졌는데요. 약 3년 반의 공사 기간을 거쳐, 2010년 5월에 문을 열었습니다. 

ⓒ CA2M / Shigeru Ban Architects Europe & Jean de Gastines / Artefactory

리처드 로저스와 렌초 피아노가 파리 중심부에 처음 퐁피두 센터가 문을 연 지 30년 만에 센터 확장 사업이 가속화되고 있다. 상하이에 분관 건립이 결정되면서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한편, 이제는 파리 시 동쪽으로 2백 마일 떨어진 곳. 독일, 벨기에, 룩셈부르크와의 접경 지대에 위치한 메츠(Metz)에 또 하나의 분관을 건립한다. 

일본 건축가 시게루 반과 장 드 가스틴이 설계한  퐁피두 메츠 센터가 다음 주 화요일 착공식을 갖고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 퐁피두 메츠는 미술관으로서뿐만 아니라 또 하나의 세계적인 건축 엠블럼이 될 것이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퐁피두 메츠의 외관은 대나무를 엮어 만든 아시아(중국) 농부의 모자 형상을 하고 있다. 특히 모자의 챙을 캐노피에 적용하여, 채광이 충분히 되는 넓직한 원추형의 지붕 아래 전체 구조를 하나로 통합시킨다는 구상이다. 

ⓒ CA2M / Shigeru Ban Architects Europe & Jean de Gastines / Artefactory

사실, 시게루 반의 관심은 모자의 형상이 아니라 모자를 엮어 만드는 방식에 있었다. 따라서 반은 밀짚모자를 엮듯이 통나무 프레임과 8각 격자를 엮어, 총 너비 90미터에 이르는 구불구불한 왕관 모양의 지붕을 탄생시켰다. 여기서 격자는 패턴이 아니라 그 자체가 구조로 기능하게 된다. 

가벼운 질감과 비전통적인 구획, 블록으로 유명한 시게루 반. 그는 카드보드나 페이퍼 튜브를 이용해 만든 재해 대피소와 교회, 미술관 건축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에게 이번 퐁피두 메츠는 구조와 재료를 일체화하는 세기의 실험이 될 것이라고.

반은 퐁피두 메츠에서 고정된 것과 유동적인 것, 열림과 닫힘 등 양가적인 요소들 사이의 균형을 실험한다. 원뿔 모양의 캐노피는 250피트까지 높게 솟은 중심축과 만나고,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내뻗은 세 개의 콘크리트 튜브를 둘러싼다. 또 세 방향으로 난 대형 창문으로는 인근에 세워질TGV 역과 성당, 주변의 구릉과 공원이 내려다보이게 설계되었다.

그 밖에 건물 중앙에 위치한 대형 홀, 강당, 사무실, 레스토랑, 기타 서비스 시설이 마련되는데, 대부분의 실내 공간이 주변 공원 부지로 연결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퐁피두 메츠는 처음 기획부터가 푸른 초지에 미술관을 세우는 것이었기 때문에, 건축가들은 시작부터 조경 디자이너와 함께 공원을 기획하고 정원 위에 지붕을 덮음으로써, 외부 공간을 건물 내부로 끌어들였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먼저 짓고 조경을 하는 것과 달리 두 과정을 통합함으로써 자연과의 긴밀한 관계를 이루어내는 것이다. 

가벼운 캐노피 지붕 덕분에 퐁피두 메츠는 마치 파빌리온이나 대형천막 같은 느낌을 줄 것 같다. 퐁피두 메츠의 개관은 2008년 하반기로 예정되어 있다. 

http://www.centrepompidou-met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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