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건축 회사 ‘사가 스페이스 건축(SAGA Space Architects, 이하 사가)’는 우주 여행자가 우주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방안을 디자인적으로 접근하여 거주지를 설계한다.
2018년에 설립된 사가에서는 중력 감소 실험, 화성 시뮬레이션, 달 전력 솔루션 등의 프로젝트를 선보여왔는데, 현재, 2024년으로 계획된 유인 달 착륙에 사용될 것을 목표로 전개형 구조의 달 거주지 ‘루나르크(LUNARK)’를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우주 건축가 세바스티안 아리스토텔리스와 카를 요한 쇠렌센은 그린란드 북부에 설치된 ‘루나르크’에 60일 동안 머물며 일상 생활을 하는 미션을 수행했다. 북극에서 1000km 떨어진 그린란드 북부 지역의 환경은 극한의 조건에 노출되어 있어서 다른 어느 지역보다 우주 실험에 적합하다.
루나르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단단한 탄소 섬유 패널로 제작된 접이식 외벽이다. 운반에 용이하도록 컴팩트하게 접혀 있는 이 구조는 달에 착륙한 후에 펼치면 부피가 7.5배까지 팽창한다. 덕분에 우주인은 이 거주지 내부에서 충분한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달에서는 거주지의 바깥으로 진공 상태, 방사선 노출, 300도 이상 벌어지는 일교차 등 가혹한 환경이 펼쳐진다. 사가에서는 생물학적 주기에 맞춰 빛을 변화시키는 일주기 라이트 패널(Circadian light panel)을 개발하여 극한의 외부 환경으로부터 우주인을 삶을 보호하고 개선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했다. 패널에 장착된 인공조명의 빛과 색은 지구의 일몰과 일출에 맞춰 변화하면서 우주인에게 마치 지구의 시간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어, 적정 시간에 일어나고 잠자리에 들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사가는 2020년 그린란드 북부에서의 미션을 마친 후 2021년 여름에 ‘루나르크’를 덴마크로 옮겨와 수리했다. 그리고 지난 2월부터는 덴마크 건축 센터(Danish Architectur center)에서 개최된 전시 ‘스페이스 사가(A Space SAGA)’에서 2022년 9월 4일까지 전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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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