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지난 행보를 상기하는 달력 ‘Everyday Blues’

에브리데이 블루스(Everyday Blues), 2021. © Oriel Irvine-Wells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그룹 케셀크레이머(KesselsKramer)가 달력 프로젝트의 결과물 ‘에브리데이 블루스(Everyday Blues)’를 선보였다. 오리얼 웰스(Oriel Wells)가 기획하고 12명의 시각 분야 예술가들이 참여한 이 프로젝트는 2021년 영국 정부의 행보를 기록한 2022년 달력이다.

사회에서 발생한 대다수의 사건들은 시간이 흐르면서 잊히기 마련이다. ‘에브리데이 블루스‘는 영국 정부가 행한 거짓말・비리・부정부패, 그리고 그것과 관련된 사건을 다룬 기사의 헤드라인을 1년 뒤 같은 날 보여준다. 오리얼 웰스는 이 달력이 1년 전 상황을 상기시키며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한 동기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가령 7월 27일에는 ‘정부 대변인은 기후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그릇을 헹구지 않을 것을 권장했다(Govt. spokesperson advised alleviating climate concerns by not rinsing plates)’라는 헤드라인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가정 내에서 할 수 있는 친환경적 실천으로 식기세척기에 그릇을 헹구지 않고 넣을 것을 제안한다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의 기사와 연관된다. 이 실천 방안을 언급한 영국 총리 전 공보비서 알레그라 스트래튼(Allegra Stratton)은 2021년 11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에 참석한 후 개인 전용기를 타고 돌아오면서 대중에게 많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달력 제작에 참여한 12명의 그래픽 디자이너, 일러스트레이터, 회화・사진 작가들[1]은 정치인들의 부조리・기후 재앙・난민 문제 등을 주제로 한 작품, 또는 대안적 미래를 상상한 작품을 삽화에 활용하도록 기부했다. 달력 디자인은 샬롯 쿠시(Charlotte Khushi)가 맡았다.

출처: IN PERPETUUM PUBLISHING

‘에브리데이 블루스 2022’는 현재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Perpetuum’에서 구매할 수 있다. 케셀크레이머는 달력 판매 수익을 가정폭력 피해자 지원 단체, 성전환 청소년 및 트랜스 젠더 청소년 지원 단체, 난민 지원 단체 등 사회 활동 단체에 전달할 예정이다.

[1] Morgan Harries, Jack S, Guy Sexty, Mernywernz, Heedayah Lockman, Marta Zenka, Joe Kibria, Issey Medd, Indrė Šimkutė, Sophie Bass, Rachael House and Black Lodge Press

www.itsnicethat.com

in-perpetuum.com

© designflux2.0.co.kr

이지원


이지원은 서울과학기술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디자인사 자료 수집을 위한 구술 연구의 방향 모색》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오늘날 비주류로 분류되는 담론 내 미시사에 관심을 두고 이를 실천적 방법으로 전달하는 작업을 실험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겸 출판사인 아키타입(archetypes)을 운영하며 저술과 출판 활동 등을 통해 책과 기록물을 만들고 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6-24 | 무지의 ‘즐겨요! (  )의 에너지를’

3월 11일의 대지진과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무지(MUJI)는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 일본이 스마트 에너지 국가로 나아갈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고요. 그리고 ‘즐겨요! (  )의 에너지를!’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세계 각국의 디자이너에게 지금의 어두움을 조금이나마 밝혀줄 에너지에 관한 아이디어를 물었죠. 디자이너들이 보내온 괄호 속 단어와 그에 관한 스케치를 다시 만나봅니다.

2011-05-19 | 신문지목재

어제의 신문 더미가 오늘의 가구 자재가 됩니다. 미커 메이여르의 ‘신문지목재’는 층층이 신문지를 쌓아 압축해 만든 목재와 유사한 무엇입니다. 목재처럼 가공이 가능하면서도, 자르면 특유의 적층 흔적이 나타납니다. 종이에서 종이로 태어나는 재활용도 또 이렇게 종이에서 아예 다른 것으로 태어나는 재활용도 좋지 아니한가요. 

2010-07-12 | ATM 리디자인

은행 창구 직원의 업무 상당 부분이 ATM으로 옮겨 갔죠. 그렇게 은행의 셀프서비스에 있어 핵심이 된 ATM은 그동안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지만, 사용자 인터랙션 면에서도 그랬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IDEO는 스페인 은행 BBVA와 함께 ATM의 리디자인에 나섰고, 2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2010년 그들의 ATM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이 기기는 iF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어워즈 ‘제품 인터페이스’ 부문을 수상했지요.

2007-06-08 | 올리베티 프린터 컬렉션

지난 4월 11일은 아드리아노 올리베티의 탄생 12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창업자인 아버지 카밀로 올리베티의 뒤를 이어 우리가 아는 ‘그 올리베티’의 모습을 만든 인물입니다. 디자인 평론가 앨리스 로스손은 그가 “현대 디자인만이 아니라 복지 자본주의의 기업 모델을 확립했다”고 말합니다. 전후 이탈리아 산업 디자인을 대표하는 이름이었던 올리베티는 현재 사뭇 다른 모습으로 텔레콤 이탈리아의 산하에 있습니다. 오늘의 소식은 2007년 과거의 영화를 재현하려는 듯 쟁쟁한 디자이너들과 함께 선보였던 올리베티의 프린터들 이야기입니다. 심지어 재스퍼 모리슨의 프린터는 그 이름마저 ‘리네아(Linea)’였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