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골로 만든 3D프린팅 인공 암초

© Resting Reef

사랑하는 이들의 유골이 바닷속에서 굴을 재생하는 인공 암초가 된다면 어떨까?

런던 왕립예술대학(RCA), 임페리얼칼리지출신의 루이스 L. 스카젬(Louise L. Skajem)과 아우라 E. 무릴로 페레즈(Aura E. Murillo Pérez)가 설립한 신생 스타트업 ‘휴면 암초 (Resting Reef)’는 멸종위기에 처한 해양 생태계를 재생·복원하기 위한 대안으로 ‘휴면 암초(Resting reef)’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이들은 해안가에 위치한 굴 암초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지난 100년 동안 전 세계 85%의 굴 암초가 무분별한 남획과 오염으로 손실되었음을 지적한다. 동시에 사체의 매장과 관련한 토지 부족과 전통적인 화장문화가 대기 중으로 방출하는 이산화탄소의 문제를 언급하고 있다.

© Resting Reef

‘휴면 암초’는 화장 후에 남은 재를 소재로 하여 3D 프린팅한 인공 암초 콘셉트의 장례 서비스다. 다만 현재는 인간의 유골 대신 죽은 동물의 유골로 작업한다. 동물의 뼈와 분쇄된 굴 껍데기, 결합제(Binder)를 더해 암초 형태의 3D프린팅 합성물을 만든다. 실제 제작시에는 해양 환경에 적합한 저탄소 시멘트와 같은 결합제를 사용할 예정이다.

© Resting Reef

단지 형태의 디자인은 지구에서 최초로 발견된 암초인 석회암 암초의 모양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기존의 석회암 암초는 남조식물(blue-green algae)과 같은 미생물로 형성되어 있는데, 3D프린팅 된 암초 더미들은 이러한 자연적인 성장 계획을 모방하여 굴이 성장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하나의 캡슐에 굴을 최대 100개까지 담을 수 있고, 이는 3년 후 약 2268톤(500만 파운드)이상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을 것으로 디자이너들은 예측한다.

인공 암초가 있는 해안의 추모 공간 콘셉트 이미지. © Resting Reef

현재 ‘휴면 암초’의 개발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지만, 디자이너들은 사람들이 장례식 이후 인공 암초가 있는 해안의 추모 공간을 방문하는 전체적인 경험을 함께 구상하고 있다.

yankodesign.com
fastcompany.com

© designflux.co.kr

홍정아

오늘의 디자인이 어제의 디자인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한 디자인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디자인은 가까워지려 할수록 더욱 많은 질문들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에 오늘도 디자인 역사, 전시 디자인에 관한 흥미와 다양한 관점을 바탕으로 나름의 답을 찾아가고자 두리번거리는 중입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8-06-25 | 앱솔루트 레인보우

성 소수자의 인권을 기념하는 프라이드 먼스 6월을 맞아, 2008년 앱솔루트의 병도 무지개 깃발을 둘렀습니다. ‘앱솔루트 컬러스’는 무지개 깃발 탄생 30주년을 기념하여, 앱솔루트가 바로 그 깃발의 디자이너 길버트 베이커와 함께 협업하여 선보인 첫 번째 프라이드 보틀입니다. 1978년 베이커가 디자인한 오리지널 여섯 색상 무지개는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상징이 되어 세계 곳곳에서 휘날렸고, 보다 다양한 정체성을 포용하기 위한 변주도 수없이 이뤄져, 베이커 본인도 2017년에는 9가지 색상의 무지개 깃발을 디자인했지요. 성소수자 자긍심의 상징. 무지개 깃발은 참고로 2015년 뉴욕 MoMA의 디자인 소장품 목록에 올랐습니다.

2011-08-02 | ‘311 스케일’

2011년 3월 11일의 일을 시각 형식으로 전합니다. 일본디자인센터가 연 웹사이트 ‘311 스케일’은 대지진으로 시작해 쓰나미, 원전 사고로 이어지는 재난의 정보를 그래프로 재현하여 보여줍니다. 그래프는 숫자의 중립적인 재현 방식이라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해석의 편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311 스케일’은 이 점을 인정하되, 정보를 극화하거나 의견을 덧붙이는 일을 피하며 최대한 정확하게 정보를 차분히 전달합니다. 반갑게도 ‘311 스케일’은 아직도 운영 중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2010-11-30 | 스튜디오 욥 모노그래프 출간

스튜디오 욥이 걸어온 디자인 여정이 한 권의 책에 담겼습니다. 장식을 두려워하지 않는 이 혼성 디자이너 듀오에 관한 첫 번째 연구서가 2010년 리졸리 출판사를 통해 출간되었습니다. 이름하여 〈북 오브 욥〉, 즉 〈욥기〉에서 그들은 성서 속 인물의 이름과 스튜디오의 이름이 같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두 개의 욥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2007-01-26 | 길 위의 디자인

골목길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우는 차양막. 영국 건축협회 건축학교의 학생들이 만든 ‘공공공간 그늘막’입니다. 신축성 좋은 라이크라 소재로 주변 환경에 덜 구애받으며 더 유연한 설치가 가능합니다. 그렇게 태어난 유연한 형태와 밝은 색상이 골목에 그늘만큼이나 기분 좋은 활기를 더하죠. 이 차양막은 그해 열린 쿠퍼휴잇의 ‘90%를 위한 디자인’ 전시에서도 선보였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