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디자인 동아리: RISD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이후 멀어져 가던 일반인들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 이제는 경제적 능력만 되면 민간에서 인공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세상이 되었다. 그리고 최근 억만장자들의 우주여행 성공 소식이 연이어 들려오면서, 우주는 더 이상 국가와 허락된 기관만이 갈 수 있는 ‘외계’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닿을 수 있는’ 곳이 되어가는 듯하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 속에서 한 디자인 스쿨의 우주 디자인 동아리 결성 소식이 눈에 띈다.

지난 가을, 로드 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 (이하 RISD)에서 우주 디자인 동아리(Space Design Club)가 결성되었다.  그리고 이들이 NASA(미국 항공우주국)에서 주최한 공모전 2021 빅 아이디어 챌린지(NASA’s Big Idea Challenge)에 제출한 여러 프로젝트 중 세 개가 선정되었고, 그 중 두 프로젝트 연구는 NASA의 연구 자금 지원을 받게 되었다.

NASA의 연구 지원을 받은 디자인 연구 ‘테스트-RAD (TEST-RAD): 우주 분진 접착 딜레마에 대한 정전기 해결책’은 RISD의 우주 디자인 동아리와 브라운 대학교의 우주 공학 동아리가 공동으로 진행한 프로젝트이다. 이것은 우주비행사의 각종 장비에 달라붙어 폐를 위협하는 우주 먼지 등으로부터 우주비행사와 우주선 장비를 보호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분진 제거 원리는 빽빽한 섬유에 정전기를 충전하여 먼지를 밀어내는 방식이다.

TEST-RAD (Tufted Electrostatic Solution to Regolith Adhesion Dilemma), 2021. © RISD

NASA의 지원을 받은 두 번째 연구 ‘마이크로 지 넥스트(Micro-G Next)는 우주복에 부착되는 디스펜서 디자인으로, 이는 우주비행사가 우주 유영을 하는 동안 샘플을 수집하는 데 도움을 준다.  디스펜서의 몸통은 알루미늄을 접어서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된다.

이 디자인은 특히 아르테미스 프로젝트(NASA가 추진 중인 2024년 달에 우주인 2명이 착륙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달 유인 탐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완성된 프로토타입은 NASA의 존슨 우주 센터 중성 부력 실험실에서 테스트될 예정이다.

Micro-G Next, 2021. © RISD

세 번째 공모전 선정 프로젝트는 NASA SUITS (Spacesuit User Interface Technologies for Students)의 일부로, 우주 유영 중에 우주비행사의 헬멧 내부에 데이터, 지도, 미션 수행 핵심 정보를 투사하는 증강 현실 헤드셋이다.

우주 디자인 동아리에서 진행한 프로젝트들은 모두 지구에도 적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Risd.edu

© designflux.co.kr

이서영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자외선 오브젝트: UV

모두가 자외선(UV)을 차단하려고 노력하는 이때, 샌프란시스코의 유리 공예가 존 호건은 오히려 자외선을 작품으로 끌어왔다.지난...

2010-10-05 |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 MAXXI로 RIBA 스털링상 수상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가 설계한 로마의 국립21세기미술관(MAXXI)이 2010년 영국왕립건축가협가가 수여하는 스털링상을 수상했습니다. 이때만 해도 스털링상은 RIBA 소속 회원이 설계했다면, 건축물의 소재 지역은 영국은 물론 유럽 연합까지 포괄하였는데요. 2015년부터는 정확히 영국 지역 내 건축물에 한정되었죠. 참고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는 이듬해 런던의 에블린 그레이스 아카데미 설계로 2년 연속 스털링상 수상자 명단에 올랐습니다. 

2011-08-02 | ‘311 스케일’

2011년 3월 11일의 일을 시각 형식으로 전합니다. 일본디자인센터가 연 웹사이트 ‘311 스케일’은 대지진으로 시작해 쓰나미, 원전 사고로 이어지는 재난의 정보를 그래프로 재현하여 보여줍니다. 그래프는 숫자의 중립적인 재현 방식이라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해석의 편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311 스케일’은 이 점을 인정하되, 정보를 극화하거나 의견을 덧붙이는 일을 피하며 최대한 정확하게 정보를 차분히 전달합니다. 반갑게도 ‘311 스케일’은 아직도 운영 중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2009-12-03 | 어느 제지회사의 달력

어느덧 내년의 달력들이 찾아오는 때입니다. 시기에 걸맞게 2009년 오늘은 제지회사의 달력 소식을 전했습니다.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의 제지회사 페드리고니의 영국 지사에서는 매년 협업을 통해 달력을 선보여왔는데요. 스튜디오 8이 디자인한 2010년도 달력은 글자를 접어 올려 세우는 형태의 일력이었습니다. 참고로 페드리고니의 달력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페드리고니 365’라는 이름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