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와 농부의 공생 관계: 노르딕 하우스

참솟깃오리, 2022. © The Nordic House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의 노르딕 하우스(The Nordic House)에서 전시 ‘실험: 오리와 농부(Experiment–Eider&Farmer)’가 7월 31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덴마크, 아이슬란드, 노르웨이의 디자이너, 예술가 그룹 26팀이 아이슬란드의 참솟깃오리(Eider duck)와 농부의 공생 관계에 대한 예술 리서치 프로젝트와 작품을 선보인다.

아이슬란드에서 오리와 농부는 상호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로 알려져 있다. 농부는 5월-6월에 오리가 둥지를 트는 동안 지켜주고, 오리는 둥지를 떠나면서 농부에게 깃털을 남겨준다. 이렇게 모은 귀한 오리깃털(Eiderdown)은 최고의 단열 소재로 최고급 이불, 베개 등에 사용된다. 놀랍게도 6월 말경에 떠난 오리들은 매년 같은 농부에게 돌아온다.

하지만 오리와 농부의 공생 관계는 기후변화와 농촌을 떠나 도시로 이주하는 인구의 증가 등 생활방식의 변화로 인해 위협받고 있다. 따라서 ‘실험: 오리와 농부’에서는 지속가능하지만 점점 사라져가는 북유럽의 전통 문화를 조명함으로써 인간이 환경을 대하고 수확하는 태도에 대한 신선한 관점을 보여준다.

‘실험: 오리와 농부’는 2019년에 시작된 리서치 프로젝트로, 덴마크, 아이슬란드를 포함한 북유럽 지역에서 디자인, 건축, 미술, 음악, 공예, 패션, 퍼포먼스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디자이너와 예술가들이 모여 진행되었다. 오리가 연중 육지에 머무는 기간이 25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리서치 기간은 3년으로 연장되었다. 이 기간 동안 참여자들은 계속해서 농가를 방문하며 오리 농부, 솜털 수확 방법, 오리의 서식지를 조사했다.

‘실험: 오리와 농부’ 전시장 전경, 2022. Photo © Sunday & White Studio

1968년에 북유럽 각료회의(Nordic Council of Ministers)의 결정으로 설립된 노르딕 하우스는, 북유럽의 예술, 문화, 언어 및 담론을 위한 장소로, 아이슬란드와 다른 북유럽 국가 간의 문화 교류에 기여해왔다. 알바 알토가 설계한 이 건물에서는 뒤편의 산줄기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푸른색의 세라믹 지붕, 도서관 중앙에 놓인 우물, 건물 전체에 사용된 타일, 목재, 석고에서 알토의 후기 작품에서 볼 수 있는 특징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노르딕 하우스에서 사용되는 조명과 가구도 모두 알바 알토의 작품이다.

노르딕 하우스 외부 전경 © The Nordic House

이 전시는 아이슬란드의 연례 디자인 축제인 디자인마치(DesignMarch)의 일환으로 개최되었다.

nordichouse.is

© designflux.ac.kr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8-06-17 | 데니스 귀도네의 시계 디자인

디자이너 데니스 귀도네에게 시계는 그를 알린 중요한 아이템이었습니다. 2008년 소개된 ‘오라 우니카’는 시계 디자인 공모전 수상작으로, 낙서처럼 보이는 불규칙한 선이 시침과 분침의 역할을 합니다. 하나로 연결된 선처럼 보이지만 사실 시와 분은 각기 다른 기판을 통해 움직이는데, 그것이 실현 가능한 메커니즘인가라는 의문도 있었지만, 공모전의 심사위원이었던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정확성을 요구하는 시대에서 우연과 추정을 통해 드러나는 시간이라는 발상이 도발적”이라며 ‘오라 우니카’의 제품화를 기대하기도 했지요.

2007-05-10 | 달빛 감응 가로등

에너지 절약과 가로등이라는 주제의 공모전이라고 하면 이라면 예상 가능한 제안은 아마도 태양광 발전 가로등일 테죠. 하지만 여기 2007년 〈메트로폴리스〉지의 차세대 디자인 공모전의 수상작은 오히려 달빛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달빛에 감응해 가로등의 밝기를 조절하는 가로등. 에너지도 절약하면서 조명 공해에서도 한발 물러선 영리한 제안입니다.

계산된 나무 의자

베를린과 바이에른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이너 마티아스 크슈벤트너는 버려지는 나무를 재생산하는 ‘프로젝트 뉴 소스(New Sources)’를...

정부의 지난 행보를 상기하는 달력 ‘Everyday Blues’

영국의 크리에이티브 그룹 케셀크레이머(KesselsKramer)가 달력 프로젝트의 결과물 ‘에브리데이 블루스(Everyday Blues)’를 선보였다. 오리얼 웰스(Oriel Wells)가 기획하고 12명의 시각 분야...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