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매너’로 펼치는 퍼포먼스

‘매너’ 퍼포먼스가 펼쳐지는 식탁, 설치, 2021. © Sloth Rousing

지난 3월 17일, 덴마크 패션 브랜드 슬로트 로우싱(Sloth Rousing)의 의상 컬렉션이자 설치 작업인 ‘매너(Manner)’가 코펜하겐에 위치한 상점 ‘뇌르가르드 포 스트뢰게트(nørgaard på strøget)’의 쇼윈도에서 두 시간 반 동안 펼쳐졌다. 이것은 2021 코펜하겐 패션 위크에서 브랜드 런칭과 함께 공개되었던 슬로트 로우싱의 첫 번째 컬렉션이다.

설치 작업에서는 셔츠와 식탁보가 하나로 결합되어 독특한 식사 장면이 연출되는데, 무엇보다 퍼포머의 손이 움직이면서 만들어내는 궤적을 작품 안에 이야기로 담아 낸다.

식사 중 손의 움직임에 따라 생기는 얼룩들, 2021. © Sloth Rousing

‘매너’ 퍼포먼스에서는 6명의 퍼포머가 함께 저녁 식사를 한다. 식탁 위에는 평범한 저녁 식사가 차려지고, 퍼포머들은 진지하게 코스 요리를 음미한다. 그러던 중, 식탁 위로 음식이 쏟아지면서 식탁보가 양념으로 물들기 시작하는데, 이때 만들어지는 색색의 얼룩들은 슬로트 로우싱의 첫 번째 컬렉션과 연결된다. 퍼포먼스가 진행되는 동안 모델들은 ‘매너’ 콜렉션의 의상을 그대로 입고 등장하여 요리를 직접 서빙하면서, 매 순간 변화하는 설치 작업과 상호작용을 만들어낸다.

지난해 공개되었던 ‘매너’ 퍼포먼스의 영상에서는 저녁 파티가 다채로운 하나의 설치 작업으로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저녁 식사 퍼포먼스는 아티스트 안나 클라리스 홀크 웨렌스(Anna Clarisse Holck Wæhrens)와 협업으로 기획되었고, 영상 제작은 영화감독 마티아스 니홀름 슈미트가 맡았다.

‘매너’ 영상, 2021. © Sloth Rousing

slothrousing.com

© designflux.co.kr

이서영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6-09-13 | 브라질의 이색 공중전화 부스

공중전화 부스 앞으로 차례를 기다리며 사람들이 줄지어 서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먼 기억의 풍경이고 누군가에게는 한 번도 보지 못한 풍경이겠지요. 2006년 오늘, 디자인플럭스는 브라질의 별난 공중전화 부스들을 소개했습니다. 앵무새, 과일을 닮은 원색의 부스부터 현대적인 파이버글래스 소재의 부스까지, 브라질의 사진 제작 회사 로스트 아트가 모은 이색 전화부스들을 만나봅니다.

세계 최초, ‘시애틀 NFT 뮤지엄’

세계 최초로 NFT 작품만 전시하는 뮤지엄, 시애틀 NFT 뮤지엄(Seattle NFT Museum, SNFTM, 시애틀 벨타운)이...

2010-08-04 | 비행 도시

유서 깊은 도자 기업과 현대미술가가 만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님펜부르크 처음으로 협업을 청한 '미술가'는 카르슈텐 횔러입니다. '비행 도시'는 20세기 초 러시아의 구성주의 건축가이자 미술가인 게오르기 크루티코프가 구상한 동명의 도시 구상 그리고 1894년 찰스 베넘이 발명한 흥미로운 색상 착시 장난감을 원천으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통상의 제품 형식과 '설치 작품'의 형식 두 가지로 결과물을 선보였지요. 오늘은 도자 기업과 미술가의 흔치 않은 만남을 다시 살펴봅니다.

2009-09-29 | 노마 바의 IBM 광고 일러스트레이션

이스라엘 출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인 노마 바는 무엇보다도 ‘네거티브 스페이스’를 활용하기로 유명합니다. 2009년에 출간한 작품집의 제목도 <네거티브 스페이스>였을 정도로요. 대상과 배경이 서로 자리 바꿈하며 펼치는 이중주. 여기 IBM을 위한 광고 일러스트레이션에서도 노마 바의 장기가 유감 없이 발휘됩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