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 속의 회의장

영국 디자이너 에스 데블린(Es Devlin)은 2021년 10월 31일부터 스코틀랜드 글래스고에서 열리고 있는 COP26(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 내 뉴욕타임즈 기후 허브(New York Times Climate Hub)에 197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조성된 숲의 이름은 ‘나무 회의(Conference of the Trees)’로, 이곳에서 기후 운동가 그레타 툰베리, 파키스탄 시민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강연을 진행했다.

에스 데블린, ‘나무 회의’, 2021. ⓒ Es Devlin

에스 데블린은 리처드 파워스(Richard Powers)의 소설 <오버 스토리(The Overstory)>(9명의 사람과 관계를 이어가는 다섯 그루의 나무 이야기)에서 영감을 받아, 사람보다 오래 생명을 유지하는 나무의 속도에 맞춰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나무 회의’ 또한 회의 구성원이나 각국의 대표자 외에 다른 생명 즉 자연이 이해 관계 속에 함께 있다는 개념에 기반한다.

나무를 통해 환경 문제를 제기하는 에스 데블린은 이 외에도 런던 디자인 비엔날레의 일환으로 서머셋 하우스(Somerset House) 마당에 400그루의 나무를 심는 ‘포레스트 포 체인지(Forest for Change)’를 선보인 바 있다.

위 두 프로젝트는 ‘숲 건축(forest architecture)’의 설립자이자 디렉터인 필립 자파와 공동으로 이루어졌다. ‘나무 회의’에서 각 국가를 상징하는 나무 197그루는 COP26가 끝난 후 글래스고 내 타 지역에 옮겨 심을 예정이다.

에스 데블린, ‘나무 회의’, 2021. ⓒ Es Devlin
에스 데블린, ‘나무 회의’, 2021. ⓒ Es Devlin

Designweek.co.uk

ⓒ designflux.co.kr

박지민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사라질 지도

바다를 소재로 기후 위기를 다루는 예술가, 크리스티나 콘클린(Christina Conklin)이 마리나 사로스와 공동 저술한 <사라지는...

2011-10-18 | 새들에게 만찬을

새들을 위한 격식 있는 상차림. 디자이너 프레데릭 로이예의 ‘디시 오브 디자이어’는 본차이나와 레드시더우드 소재의 접시들이 층층이 매달린 새 모이통입니다. 몇 가지 ‘코스’의 차림인가, 즉 몇 개의 접시로 이뤄졌는가에 따라 모두 네 가지 종류로 구성되었죠. “깃털 달린 친구들”을 위한 멋진 소품입니다.

2010-09-13 | 이베이 박스

팬데믹을 지나며 미국에서도 온라인 쇼핑 이용자가 크게 늘었습니다. 안전과 편의가 낳은 부작용 가운데 하나라면 포장 폐기물의 증가입니다. 배송이 유일한 판매 방식인 기업들은 그래서 전통적인 일회용 종이 박스 대신에 재사용 박스를 도입하기도 했죠. 2010년 이베이는 종이 박스이면서도 최소 5번의 재이용을 꾀하는 포장을 모색했습니다. 이름하여 ‘이베이 박스’는 그것이 이베이이기에 가능한 발상이었습니다. 구매자가 판매자가 되기도 하고 판매자가 구매자가 되기도 하는 곳이었으니까요. 하지만 12년이 지난 지금은 이베이 박스 홈페이지 링크도, 이베이 그린 팀의 홈페이지 링크도 갈 곳을 잃었습니다.

비 브릭(Bee Brick): 꿀벌의 도심 속 보금자리

영국 콘월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그린앤블루(Green&Blue)가 외톨이 꿀벌의 벌집 역할을 하는 건축용 벽돌을...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