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복을 입은 가구와 도자기

베를린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유이(YUUE)가 중국의 과도한 코로나 바이러스 억제 정책으로 불필요한 인도적 위기를 일으킨 것에 대한 디자인 논평, ‘향수병(Homesick)’를 선보였다.명나라 스타일의 의자와 중국 전통 도자기 화병을 문화의 상징으로 선택하고 이를 푸른 띠를 두른 새하얀 방호복으로 포장함으로써, 억압적 대응이 나은 부조리한 현실을 디자인의 형태로 비판한다.

4월 5일, 상하이 시내 거주 지역에서 방호복을 입고 소독제를 뿌리는 사람들. ⓒ YUUE
유이, 향수병, 2022. ⓒ YUUE

팬데믹이 발생한 이후, 일명 코로나바이러스 제로 정책이라는 바이러스 예방 조치가 중국 전역을 휩쓸고 모든 사람의 삶에 침투했다. 일상의 모든 영역에서 건강 코드사용, 철저한 접촉 추적, 국경 폐쇄, 강제 테스트 및 검역, 도시를 봉쇄하고 주민이 거주하는 건물에 울타리를 치는 등의 바이러스 예방 캠페인은 시민 개인의 자유를 박탈할 뿐만 아니라 국가적인 차원에서도 격리와 고립으로 이어졌다. 또한 의료진, 경찰, 지역사회 자원봉사자들이 착용하는 방호복이 시내 도처에 흩어져 있는 광경은 중국 상황을 관찰하는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시각적 경험이 되었다.

유이, 향수병, 2022. ⓒYUUE
제작 과정. ⓒYUUE

디자인 스튜디오 유이의 설립자인 웡 신우(Weng Xinyu)는 중국에서 전개되고 있는 이 상황을 우려하고, 디자인 오브제를 통해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했다. 윙 신우는 현재 중국 국내 정책에서 ‘보호’ 행위는 그 자체가 이미 또 다른 ‘위험’이 되었다고 본다. 근본적으로 바이러스를 이겨낼 수 없는 상황에서 방호복을 고집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동이라고 보고, 보호해야 할 사람에 집중하기 보다 외부 환경의 본질을 변화시키는 데 집중해야 하는 점을 강조한다.

디자인 스튜디오 유이와 작업. ⓒYUUE

yuuedesign.com

ⓒ designflux.co.kr

박지민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좋아 만들기 시작했고, 만드는 것이 좋아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디자인은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만드는 것을 넘어서 현재는 타자치는 제 손의 감각도 즐기고 있습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2-03 | 코듈라

공사 현장에 있어야 할 법한 물건이 집 안으로 들어와 불을 밝힙니다. 디자이너 슈테파니 야스니의 ‘코듈라’는 전선 드럼과 하나가 된 플로어 조명입니다. 전기 조명에 없어서는 안되지만 때로는 귀찮은 전선의 존재가 디자인의 출발점이니만큼, 조명에 운신의 폭을 부여하는 장점이 되죠.

2010-04-07 | 아이와 함께 가는 카페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그것이 이곳의 방침이라고 말하는 장소들이 있습니다. 어린이가 출입해서는 안될 장소는 물론 있고 또 있어야 하겠지만, 그곳이 식당이고 카페라면 그래도 괜찮을지요. 곳곳에 노키즈존이 자연스레 자리한 지금, 2010년의 ‘베이비 카페’ 소식을 되돌아봅니다. 물론 어린이와 보호자를 정확히 겨냥한 가게라는 점에서, 어린이도 환영한다는 예스키즈존과는 결이 다른, 그러니까 그냥 키즈존 개념에 가까운 카페입니다. 그리고 넨도는 이러한 기조를 아주 큰 것과 아주 작은 것으로 공간 디자인에 구현했지요.

2008-05-02 | 가구로 다시 만나는 그녀, 발렌티나

무성영화 시대의 배우 루이즈 브룩스를 빼어닮은, 핫셀블라드를 든 사진가인 그녀는 관능, 희열, 백일몽, 사도마조히즘의 위험한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이탈리아의 만화가 귀도 크레팍스의 대표작 〈발렌티나〉의 이야기입니다. 1965년에 태어난 발렌티나 시리즈는 1980년에 막을 내렸고, 작가 귀도 크레팍스도 2003년 세상을 떠났지만, 이 유명한 여인은 책을 떠나 2008년에는 가구의 모습으로 2017년에는 벽지의 모습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사물이 말을 한다면 #3 사랑의 시간을 잃고 수난의 시간으로

나는 달린다 나는 매일 달린다. 큰 키에 무성한 이파리로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나무들의 호위아래서, 둥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