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블랑에 머물다 … 떠나간 젊은 산악인을 위한 비박 건축

빙하 위 비박 © CMR project

2021년 12월 알프스 산맥의 최고봉인 몽블랑 루토르 빙하 위에 비박(bivouac, 등산 시 비상사태에 만드는 임시 야영지)이 신축될 예정이다. 이 건축은 지난 2019년 11월 30일에 눈사태로 인해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산악인 에도아르도 카마르델라을 추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되었다. 비박의 건설과 디자인은 이탈리아의 건축 설계 회사 프로제토 씨엠알(Progetto CMR)이 맡았다. 프리팹 형태로 건축된 비박은 2022년 봄, 이탈리아 북부에 위치한 도시 라투일레에서 루토르 빙하 위로 운반될 예정이다.

신축 비박에는 기상 관측소가 마련되고, 거대한 유리 외벽을 통해 몽블랑산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이 경관은 360도 웹캠을 통해 감상할 수 있다.

비박의 유리 외벽 © CMR project

비박의 건축은 프로제토 씨엠알과 여러 디자인 회사와 협력하여 이루어졌다. 디자인 과정에서는 빙하 위의 환경에 적합한 가볍고 내구성이 좋은 자재와 구조에 관한 리서치가 진행되었는데, 여기에는 건축 구조 전문 컨설팅 회사, 건설 회사, 인테리어 디자인 회사, 풍력학 및 기계공학 전문가가 참여하여 다학제적인 협력을 이루었다. 비박에 사용된 알루미늄, 낙엽송, 배터리, 유리, 현관문, 바닥 난방 시스템 등 건설 자재와 장비에도 많은 회사들의 지원이 이어졌다.

에도아르도의 아버지는 “루토르 빙하는 2년마다 국내외 스키 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산악인이자 스키 강사였던 아들이 가장 사랑했던 장소였다”라고 회상했다. 이 몽블랑 신축 비박은 사자(死者)가 가장 사랑한 장소에 바치는 헌사이다.

에도아르도와 동료들 © CMR project

Gofundme.com에서 비박 건설 기금 펀딩에 참여할 수 있다. 펀딩 모금액은 비박 건설비, 기상 관측소와 웹캠 구매, 헬리콥터로 구조물과 자재를 운송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internimagazine.com
bivaccoedoardocamardella.it

© designflux.co.kr

이서영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원석에서 유리로’: 원석으로 만드는 천연 색 유리

예루살렘에서 활동하는 디자이너 살로메 마렉(Salomé Maarek)이 원석을 활용하여 천연 색유리를 만드는 프로젝트 ‘원석에서 유리로(From...

목재 건조실에서 선보인 전시

코로나19로 대부분의 대규모 오프라인 디자인 박람회들이 연기되거나 취소되었지만, 또 다른 한편에서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키는...

2008-06-20 | 오바마, 디자인, 브랜드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는 ‘디자인’의 관점에서도 유독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미 민주당의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부터 그러한 조짐이 드러났죠. 디자이너 셰퍼드 페어리의 포스터가 오바마 캠프의 시각적 상징이 되었고, 그러면서《뉴욕타임스》에는 ‘오바마는 맥, 힐러리는 PC인가?’라는 기사가, 《패스트 컴퍼니》에는 ‘오바마라는 이름의 브랜드’라는 분석 기사까지 실렸습니다. 어떤 ‘현상’이 된 선거에 관한 이야기를 14년 전 오늘의 뉴스에서 다시 만나봅니다.

2007-04-07 | 책 속에서 태어나는 빛의 기둥

책의 외양을 취한 조명 혹은 빛을 담은 책. 디자이너 타케시 이시구로의 ‘빛의 서적’입니다. 이 팝업북 혹은 조명은 ‘양심적인 디자인’으로 유명한 아르테크니카를 통해 출시되었습니다. 2008년 아르테크니카의 공동설립자이자 디렉터인 타미네 자반바크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그와의 인터뷰도 함께 소개합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