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4-07 | 책 속에서 태어나는 빛의 기둥

Editor’s Comment

책의 외양을 취한 조명 혹은 빛을 담은 책. 디자이너 타케시 이시구로의 ‘빛의 서적’입니다. 이 팝업북 혹은 조명은 ‘양심적인 디자인(Design with Conscience)’으로 유명한 아르테크니카를 통해 출시되었습니다. 2008년 아르테크니카의 공동설립자이자 디렉터인 타미네 자반바크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빌려 그와의 인터뷰도 함께 소개합니다.

전 IDEO의 디자이너로 활동했던 타케시 이시구로가 만든 팝업북 스타일의 탁상 램프이다. 이야기책을 펼치는 순간 눈 앞에 동화 속 풍경이 펼쳐지는 팝업북이야말로 상상의 세계를 깜짝 놀랄만한 현실로 만들어주는 꿈의 도구이다. 팝업북은 비단 어린이들만의 놀이기구가 아니다. 책 속 풍경을 이미 예측할 수 있는 어른이라 할지라도 펼침의 순간이 안겨주는 감동은 언제나 짜릿하다.

타케시 이시구로는 동화 속 꿈 안에 실제 불을 밝혔다. ‘빛의 서적(BookOfLights)’이라는 이름의 이 책을 펼치면 정교한 솜씨로 제작한 전등이 솟아 오르며 순식간에 테이블 조명으로 탄생한다. 책을 덮어 두었을 때는 패브릭으로 장정한 한 권의 책이었다가, 펼치는 순간 환한 LED 조명으로 변신하는 것이다. 마치 “…그리고 그들은 행복하게 살았다.”는 동화의 마지막 페이지처럼. 

빛의 서적

타케시 이시구로의 디자인은 한 마디로 섬세하고 선이 가는 ‘감성적’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 IDEO를 떠나 일본으로 돌아온 후 이시구로는 줄곧 실험적 기법을 연구하며 개념적인 제품 디자인과 환상적인 공간 설치를 선보여오고 있다. RCA 졸업작품으로 선보인 그의 데뷔작 ‘소금과 후추(Salt and Pepper)’—쌀로 만든 속이 빈 국수를 반으로 구분하여, 한쪽에는 소금을, 다른 한쪽에는 후추를 담은 용기—는 자연 소재와 감성적 디자인을 추구하는 이시구로의 스타일을 잘 말해준다.

소금과 후추(Salt and Pepper)

타케시 이시구로의 ‘북오브라이츠’를 판매하고 있는 아르테크니카에는 이처럼 미적이고 감성적인 생활 소품 디자인들이 가득하다. 1989년 설립된 아르테크니카는 주로 환경 친화적이면서 혁신적인 소재의 특성을 잘 살린, 표현적인 인테리어 소품 디자인만을 선별, 제작, 판매해오고 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앉아 서로를 만지거나 가까이 다가갈수록 소리가 나는 소파, 실제 나뭇잎으로 만든 나뭇잎 모양의 용기 디자인 등은 매우 이상적이다.

나뭇잎으로 만든 나뭇잎 용기(Leaf plate – plate made from a real lea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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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5-04 | 우표 x 증강현실

현실 세계에 가상의 객체가 겹쳐지는 증강현실 기술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한층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우표 위에 건물이 솟아오르는 일도 가능해졌죠. 2011년 암스테르담의 광고회사 검모는 TNT 포스트의 의뢰로 증강현실 우표 세트를 선보였습니다. 아직 지어지지 않은 다섯 개의 건축물이 자그마한 우표 위에서 구현됩니다. 모두 아직 세워지지 않은 건물들이라는 점에서 증강현실 기술에 더욱 어울려 보였죠.

2007-06-29 | 바젤 시민들, 신슈타트카지노에 반대표를 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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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02 | ‘311 스케일’

2011년 3월 11일의 일을 시각 형식으로 전합니다. 일본디자인센터가 연 웹사이트 ‘311 스케일’은 대지진으로 시작해 쓰나미, 원전 사고로 이어지는 재난의 정보를 그래프로 재현하여 보여줍니다. 그래프는 숫자의 중립적인 재현 방식이라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해석의 편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311 스케일’은 이 점을 인정하되, 정보를 극화하거나 의견을 덧붙이는 일을 피하며 최대한 정확하게 정보를 차분히 전달합니다. 반갑게도 ‘311 스케일’은 아직도 운영 중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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