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QUID3: 공기를 정화하는 액체 나무

베오그라드 마케돈스카 길( Makedonska str, Belgrade)에 설치된 ‘리퀴드3(LIQUID3)’. © LIQUID3

지난해, 베오그라드 대학(University of Belgrade)의 융복합 연구 기관에서 나무처럼 공기 정화 역할을 하는 광생물 반응기 ‘리퀴드3(LIQUID3)’ 디자인에 성공했다. 세르비아의 수도에 설치된 리퀴드3은 수조 형태의 용기로, 자연광을 이용해서 광영양 미생물을 풍부하게 하고 탄소를 분리하면서 산소를 내뿜는 광합성 작용을 활발하게 한다.

각 용기에는 총 600리터의 물이 담겨있어서 리퀴드3을 설치하면 10년 된 나무 두 그루 혹은 200제곱미터의 녹지가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버금가는 공기를 정화하는 효과가 있다. 추운 겨울에도 광원만 있으면 미생물이 자연적으로 광합성을 할 수 있고 녹지가 부족한 도심에서 탄소를 흡수하는 나무의 역할을 해낼 수 있다.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리퀴드3’. © LIQUID3

리퀴드3은 2022 그린 프로덕트 어워드(Green Product Award)에서 그린 콘셉트 어워드(Green Concept Award)를 수상하였으며, 무엇보다 혁신적인 그린 디자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속 가능한 디자인이라는 특징 외에도, 공공 용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을 제안하면서, 인터랙티브 광고를 위한 공간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또한 리퀴드3은 베오그라드의 인구 밀집 지역에 위치하기 때문에, 기후 위기가 도시환경에 어떤 위협을 가하는지에 관한 시민들의 인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작은 만남의 장소로 기능하는 ‘리퀴드3’. © LIQUID3

리퀴드3 스테이션은 도시 속 작은 만남의 장소로도 기능한다. 전자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콘센트도 설치되어 있으며 날이 어두워지면 형광 초록빛의 조명이 켜져 가로등의 역할을 한다.

형광 초록빛의 조명이 켜진 ‘리퀴드3’. © LIQUID3

liquid3.rs
yankodesign.com

© designflux.co.kr

강예린

지구에 이로운 디자인이 있을까요? 우리가 쓰는 모든 것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결국 어디로 버려질까요? 호기심이 많은 초보 연구자입니다. 모든 광고 문구에 빠르고 편리함을 강조하는 세상에서 조금은 느리고 불편한 것, 누군가 소외되지 않는 것에 마음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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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0 | 토요타 iQ 폰트

전용 서체가 브랜딩의 주요한 수단이 된 지 오래이고, 그러니 무언가의 전용 서체라고 해서 새로운 이야기는 아닙니다. 다만 그 무언가가 자동차이고 서체가 자동차의 주행 궤적에서 탄생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겠지요. 토요타의 시티카 ‘iQ’의 캠페인을 맡은 블리스는 이 작은 차의 민첩함을 강조하기 위해 주행 궤적으로 이뤄진 서체를 만들기로 하고, 인터랙티브 아티스트와 그래픽디자인 스튜디오와 힘을 합했죠. 블리스는 이 캠페인으로 2010년 칸느 국제광고제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했습니다.

2008-09-23 | 허브 스탠드

오늘은 소품 소식입니다. 집에서 간단한 채소를 길러 먹는 홈파머를 위한 주방 소품 ‘허브 스탠드’입니다. 노르만 코펜하겐에서 선보인 이 제품은 여러 종류의 채소를 나눠 기를 수 있는 여러 개의 화분과 수확을 위한 가위가 한묶음을 이룹니다. 홈파밍에 대한 관심은 2020년 팬데믹을 지나며 한층 커졌다고 하지요. 가전 제품의 형태로 나아간 가정용 식물재배기도 낯설지 않은 요즘입니다.

2010-01-07 | OMA, 코펜하겐 기후변화회의의 실패를 말하다

1995년 처음 열린 국제연합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COP가 벌써 26차를 지났습니다. 지난 11월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은 그러나 기대 이하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라는 목표는 감축으로 완화되었고, 결국 탈석탄 성명에는 미국, 인도, 중국, 호주, 일본 등 석탄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의 서명이 빠졌습니다. 문제는 초국가적인데 해결의 단위는 국가라는 점이 문제일까요? 2009년 COP15의 ‘실패’에 관해 OMA의 레이니어르 더 흐라프는 그렇다고 보았습니다. 

2009-03-25 | 구글에서 보낸 3년

2006년 디자이너 더글러스 바우먼은 구글에 합류하며, 시각디자인리더로서 팀을 꾸리고 이끌었습니다. 그리고 3년 뒤 구글을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그러면서 “엔지니어들의 회사에서 전통적인 디자이너가 부딪힌 한계”를 소회한 글을 남겼죠. 물론 그가 떠난 당시의 구글과 지금의 구글은 다른 모습일 테지만만, 여전히 디자이너 대 개발자, 디자이너 대 엔지니어 등 서로에 대한 몰이해의 일화가 심심치 않게 회자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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