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로 보내진 제프 쿤스의 작품 ‘월상(月相)’

달 착륙선 앞에서 ‘월상’ 조각을 들고 있는 제프 쿤스, 2024. © Jeff Koons

예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새 프로젝트 ‘제프 쿤스: 월상(Jeff Koons: Moon Phase)’이 탑재된 스페이스X의 달 착륙선 팰컨 9(Falcon 9)이 지난 2월 15일 플로리다주에 위치한 나사의 케네디 우주 센터에서 발사되었다. 계획에 따르면 약 일주일 후 착륙선이 달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아트 기술 회사 엔에프문(NFMoon), 우주 탐사 기업 포스페이스(4Space), 페이스 갤러리의 협력으로 이루어졌다.

인간의 호기심과 성취욕을 달에 비추는 프로젝트 ‘제프 쿤스: 월상’은 세 개의 요소로 구성되었다. 달로 보내진 달-월상 조각(Lunar Moon Phases Sculpture)은 달 표면에, 지구에 머무르는 지구-월상 조각(Earth Moon Phases Sculpture)은 지구에 각각 설치되고, 달과 지구의 조각들에 대응하는 NFT ‘월상 NFT(The Moon Phases NFT)’가 함께 발행된다.

달 표면에 설치 될 ‘월상’ 큐브, 2024. © Jeff Koons

달로 보내는 조각은 직경 1인치의 달 미니어처 125개가 투명한 큐브 안에 구획을 나누어 배열 된 하나의 집합체이다. 각각의 달 미니어처는 지구에서 바라본 달의 위상 62개, 우주에서 달을 바라보는 모습 62개, 1개의 월식을 나타낸다.

달 미니어처 125개에는 인류 역사에 영향을 준 인물들의 이름이 붙여졌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예수, 앤디 워홀, 버지니아 울프, 클레오파트라, 스티븐 호킹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위대한 성취를 기리는 것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 영감을 불어넣고자 함이다.

‘월상 NFT(The Moon Phases NFT)’에는 달과 지구의 월상 조각과 짝을 이루는 디지털 이미지와 제프 쿤스의 시그니처가 포함된다.

지구에 남은 ‘월상’ 레오나르도 다 빈치 조형물, 2024. © Jeff Koons

지구에 남은 조각은 15.5인치 높이의 거울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달 형태의 조형물이다. 이 조형물은 달 표면에 조각이 착륙한 지점의 위치를 지구의 스테인리스 달 조형물 하단에 보석으로 나타내는 것이 특징이다. 달로 보내진 조각이 설치된 곳은 달 유적지(Lunar Heritage Site)가 되고, 지구의 달 조형물에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 등으로 장식된다.

우주에 예술 작품을 보내는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성공 사례가 없었기에 일주일 후 착륙선 팰컨9이 달에 무사히 착륙한다면 제프 쿤스의 작품은 최초로 달에서 공인된 예술 작품이 될 것이다.

https://jeffkoonsmoonphases.com/
https://www.nasa.gov/image-article/intuitive-machines-launches-to-the-moon/

© designflux.ac.kr

이서영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8-09-30 | 시카고 국제 포스터 비엔날레 공모전 수상작

“포스터는 어디에서나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포스터에 미국은 그리 마음 편한 곳이 아니었다. 툴루즈-로트렉에서 뮐러-브로크먼, 마티스, 트록슬러에 이르는 유럽의 포스터 전통은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종을 정의하는 대표적인 작품들을 선사해왔다. 반면 미국에서 포스터는 당당하게 혹은 도처에서 거리의 존재감을 누려본 적이 없다.” (...)

난민 캠프: 거주지에 대한 또다른 상상

2011년 시리아 시민 전쟁 후부터 현재까지 자국을 떠나 세계 각지로 흩어진 난민은 현재 700만 명...

2011-10-04 | 이리스 판 헤르펀: ‘카프리올레’ 컬렉션

“테크광들의 알렉산더 맥퀸.” 이리스 판 헤르펀의 2012 F/W 컬렉션을 두고 <패스트 컴퍼니>가 선사한 표현입니다. 실제로 알렉산더 맥퀸에서 인턴 생활을 한 적이 있음을 생각하면 또 재미 있는 표현이지요. 2010년 패션에 3D 프린팅 기술을 접목한 의상들을 선보였던 그가 본격적으로 그 가능성을 펼쳐보였던 2011년의 ‘카프리올레’ 컬렉션을 다시 만나봅니다.

2010-06-18 | 디자인 프로브 ‘메타모포시스’

2020년 팬데믹의 한 해를 지나며, 집은 그야말로 피난처이자 안식처가 되었습니다. 감염의 위험을 안은 외부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해, 때로 자신을 집에 가두어야만 했습니다. 아직 진행형인 팬데믹의 와중에,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상상된 근미래의 집을 되돌아봅니다. 디자인 프로브의 ‘메타모포시스’는 집을 일종의 필터로 규정하며, 외부의 나쁜 요소를 걸러내면서도 자연을 안으로 들이는 주거공간의 변형태를 연구했습니다. 인간과 자연의 분리를 극복한다는 다소 추상적인 주제가 조금은 더 가깝게 다가오는 요즘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