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3-30 | 무가치한 화폐의 비극적 풍경 

Editor’s Comment

저 악명 높은 짐바브웨 초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짐바브웨 달러는 화폐로서의 가치를 상실하다시피 했습니다. 그러한 와중에 종이가 사치 수입품으로 분류되어 막대한 관세가 부과되면서, 언론사들은 큰 타격을 입었습니다. 2009년 <짐바브웨 신문>의 ‘감사 벽보’ 광고는 돈으로서의 가치를 잃고 종이로서의 효용만 남은 짐바브웨 달러의 현실을 정확히 겨냥한, 씁쓸한 캠페인이었습니다. 

100억을 가지고도 계란 하나 살 수 없다면.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는 짐바브웨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심지어 100조라는 천문학적인 단위의 지폐까지 등장하여, 교환가치를 상실해 버린 화폐의 비극을 증거하고 있다. 

“무가베 씨 덕분에 이 돈으로 벽을 바르네요.” 2009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시에 난데없는 ‘감사 벽보’가 나붙었다. TBWA가 제작한 <짐바브웨 신문>의 광고물이다. 1.5x5m 크기의 이 벽보는 오로지 짐바브웨 달러 지폐로만 제작되었다. 

이러한 벽보가 등장한 까닭은 다음과 같다. 최악의 독재자 무가베는 사치품의 수입 관세를 55% 인상했다. 이들 사치품목 가운데는 어째서인지 종이가 포함되어 있다. 이 조치는 신문사들에게는 직격탄이 되었다. 종이조차 살 수 없는 상황에서 과연 어떻게 신문을 발행한단 말인가? 

TBWA가 맡은 이번 <짐바브웨 신문> 캠페인은 일반적인 홍보를 넘어, 짐바브웨의 비극을 정면으로 겨냥한다. 교환가치를 잃어버린 지폐에 남은 것은 종이로서의 사용가치뿐. TBWA의 이번 캠페인은 짐바브웨가, 짐바브웨의 언론이 처한 현실을 꼬집고 있다.  

아트디렉터: 셸비 스몰러, 나디아 로스고트(TBWA)
카피라이터: 레이첼 배스킨(TBW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니콜라스 헐리, 데이먼 스테이플턴(TBWA)

www.tbwa.co.za
www.thezimbabwean.co.uk

via yatzer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달로 보내진 제프 쿤스의 작품 ‘월상(月相)’

예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새 프로젝트 ‘제프 쿤스: 월상(Jeff Koons: Moon Phase)’이 탑재된 스페이스X의...

일상의 바이오필릭 디자인

지난 몇 년 사이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 이라는 용어는 디자인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바이오필릭...

2009-03-23 | 합판으로 그리다

공사장 울타리 역할을 하던 낡은 합판들을 거두어 작품의 재료로 삼았습니다. 브라질의 미술가 엔히키 올리베이라는 울타리로 “회화와 건축과 조각이 한데 결합된” 작품 연작을 선보였는데요. 전시회의 이름도 ‘울타리’입니다. 

성층권 비행선 ‘넵튠’ , 라운지 디자인 공개

우주 관광 기업 스페이스 퍼스펙티브(space perspective)에서 성층권을 여행하는 비행선 ‘넵튠(Neptune)’의 캡슐 라운지 디자인을 공개했다.'넵튠'의...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