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을 꺼내 보는 방법, MRI를 활용한 3D 프린팅 뇌

3D 프린팅 된 뇌 형상 © Elena Malott

뉴저지 맥네어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엘레나 말롯이 MRI 스캔을 활용하여 뇌의 구조 전체를 3D 프린팅 해냈다. 브라운 대학교 여름 온라인 강좌를 수강하던 중, 말롯은 기말 과제로 뇌의 후두엽을 조사하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X-레이와 MRI 스캔 같은 장치들이 어떤 방식으로 질병을 발견하는지 그 원리를 파악하게 되었다.

한편, 말롯은 3D 프린터 로봇 회사를 운영하는 아버지의 사무실에서 비서로도 일하고 있었다. 이렇게 뇌 연구와 함께 3D 프린터를 다루게 된 말롯은, 어느 날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문제로 출력에 오류가 생겨 프린터에서 바닥으로 흐르는 플라스틱을 보고 “꼭 뇌 같이 생겼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MRI와 3D 프린터가 만나는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그리고 곧바로 뇌를 MRI로 스캔하여 3D 프린팅을 시행했다.

3D 프린터에서 출력되는 플라스틱과 엘레나 말롯 © Elena Malott

말롯은 MRI 스캔과 3D 프린팅이 교차하는 지점을 발견하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슬라이싱’이라는 과정이다. 슬라이싱은 3D 프린터 구동을 위해 3D 개체의 단면을 층층이 레이어로 써는 과정을 일컫는다. 3D 프린터는 가상의 모델을 실제 물리적 개체로 만들기 위해 레이어를 쌓는 반면, MRI는 물리적 개체를 디지털 이미지로 분해한다.

뇌의 슬라이싱을 쌓고 있는 3D 프린터 © Elena Malott

3D로 프링팅을 하려면 바닥면이 평평해야 하는데, 뇌는 구 형태를 띠고 있어서, 말롯은 반으로 쪼개진 형태를 프린팅 했다. 몇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최종적으로 가로 560mm, 세로 570mm, 높이370mm, 무게 75kg 규모의 완전한 뇌 형상을 출력했다.

이 실험은 3D 프린팅이 의료 교육 및 연구에 사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향후 말롯은 뇌의 조직인 백색, 회색 물질과 유사한 전도성을 가진 재료를 가지고 3D 프린팅을 탐구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3D 프린팅 된 뇌 형상은 박물관과 같은 공식 관련 기관에 기증할 계획이다.

3dprint.com

© designflux2.0.co.kr

이서영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8-18 | ‘인베이더’ 개인전

세계 곳곳에 외계 침공자가 숨어 있습니다. 프랑스의 아티스트 ‘인베이더’는 1970년대의 컴퓨터 게임 <스페이스 인베이더>의 침략자들을 도시 풍경 속에 숨겨 놓으며 이름을 알렸습니다. 당대의 도트 그래픽을 모자이크 타일로 재현하는 방식으로요. 2009년 열린 인베이더의 개인전이 오늘의 소식입니다. 모자이크 타일 외에도 루빅스 큐빅으로도 특유의 ‘저해상도’ 그래픽을 구현했지요. 

2008-09-24 | 나오토 후카사와의 ‘종이’ 제품들

일본의 전통 종이 화지에 신기술을 더해 태어난 새로운 종이가 디자이너 나오토 후카사와에게 재료로 주어졌습니다. 그리고 보통이라면 천이 사용될 만한 생활 용품들이 이 새 종이로 만들어졌지요. 바로 나오토 후카사와와 제지회사 오나오의 ‘시와’ 컬렉션입니다. 그렇게 탄생한 ‘시와’는 나오토 후카사와의 손길을 벗어난 지금에도 오나오의 제품 컬렉션으로서, 이제는 마스크로까지 제품군을 확장하며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2007-06-07 | 2012 런던 올림픽 로고 공개

2012 올림픽을 5년 앞둔 2007년, 런던 올림픽의 로고가 공개되었습니다. 울프 올린스가 디자인한 이 로고는 영국 하면 떠오르는 어떤 상징과도 결별한 채, 2012라는 숫자를 도형 삼아 뉴 레이브 스타일을 보여줍니다. 반응은 차가웠습니다. 게다가 로고의 홍보 영상이 감광성 간질을 유발하는 사태도 벌어졌죠. 하지만 로고는 꿋꿋이 버텨, 5년 뒤 올림픽 현장을 장식했습니다. 

일상의 바이오필릭 디자인

지난 몇 년 사이 ‘바이오필릭 디자인(Biophilic Design)’ 이라는 용어는 디자인계에서 중요한 화두로 부상했다. 바이오필릭...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