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열 집열판 디자인: 2020 두바이 엑스포

2020 두바이 엑스포 네덜란드관 태양열 패널 지붕, 2021. © The Netherlands pavilion

2020 두바이 엑스포(2021.10.01 – 2022.03.31)의 네덜란드관은 디자인 스튜디오 마르얀 판 아우벌(Marjan Van Aubel)이 디자인한 태양열 집열판으로 덮여 있다. 이번에 이들이 선보인 지붕 디자인에서는 태양열 집열판이라는 기계적 장치가 두드러지지 않고, 디자인을 통해 태양빛이 건물과 사물로 매끄럽게 스며들게 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태양열 에너지 활용 기술과 디자인 사이에서 종종 간과되었던 사용자의 미적 감수성에 대한 고려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 태양열 패널은 PET 위에 인쇄된 다채로운 색상의 OPV(Organic Photovoltaics, 유기 태양 전지)로 만들어졌다. 두바이의 강렬한 태양광을 네덜란드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데 모으고, 식용 식물의 광합성에 적합한 빛만 패널을 통과하여 파빌리온 안으로 자연스럽게 흘러 들어오도록 설계되었다.

파빌리온에 사용한 OPV를 들고 있는 마르얀 판 아우벌, 2021. © Marjan Van Aubel studio

태양열 집열판이 에너지를 모으는 모습 자체 또한 시각적인 아름다움으로 눈길을 끈다. 태양열 패널 지붕의 과감한 그래픽은 유색의 간섭무늬(Moiré effect)로 이루어져 있는데, 선과 무늬가 서로 간섭하면서 파빌리온 실내로 아름다운 빛의 형상을 투영한다. 테크놀로지와 미적 감성을 연결시켜, 지속가능성을 ‘일상’으로 만드는 디자인의 역할을 재고하게 만든 프로젝트다. 이번 엑스포 네덜란드관의 주제는 예상대로 ‘지속가능성’이다.

marjanvanaubel.com
dutchdubai.com




© designflux2.0



이서영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2-09 | 안전한 맥주잔 디자인

범죄라는 심상치 않은 문제를 다루는 디자인이 있습니다. 범죄에 맞서는 디자인(design against crime)이라는 표현으로 대표되는 실천들입니다. 어떤 디자인은 범죄의 예방에, 또 어떤 디자인은 범죄의 여파의 축소에 무게를 두기도 합니다. 2010년 오늘의 소식은 후자에 가까운 사례인데요. 음주와 폭력의 불행한 조합 속에서 위험천만한 흉기가 되곤 하는 맥주잔을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시도입니다.

BBC ‘새’ 로고 디자인 논란

2021년 상반기, BBC가 새 로고를 공개한 후, 세금 낭비라는 항의와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2021-11-15 | 디터 람스의 ‘620 체어 프로그램’ 재탄생

언제부터인가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오래된 시계, 전축 시스템, 의자, 선반이 어느 집, 어느 카페 사진 속에서 발견되곤 합니다. 디터 람스의 이름과 떼놓을 수 없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그가 40년을 몸담았던 브라운과 더불어, 비초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60년대, 그러니까 비초에가 비초에+차프였던 시절에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선반, 의자, 테이블은 비초에라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무엇이 되었지요.   

생물다양성: 싱가포르 ‘동물’원 브랜딩 디자인

싱가포르의 디자인 에이전시 아낙(Anak)은 다섯 개의 야생 공원을 운영하는 만다이 그룹을 위한 브랜딩 디자인을...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