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15 | 리얼리티 랩

Editor’s Comment

이세이 미야케가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생산하는 일의 미래를 고민합니다. 2010년 도쿄 21_21 디자인 사이트에서 열린 전시회 ‘리얼리티 랩’은 리얼리티를 창조하는 디자인 활동의 의미를 다시금 제기하는 자리였습니다. “디자이너의 임무는 사용자를 위해 생각을 현실로 변환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일종의 ‘현실 실험(Reality Lab)’인 것이다.”

이세이 미야케 & 리얼리티 랩 프로젝트 팀(Issey Miyake + Reality Lab Project Team), ‘132.5 이세이 미야케’ – ‘리얼리티 랩(Reality Lab)’ 전시작
photo: Hiroshi Iwasaki

오는 11월, 21_21 디자인 사이트(21_21 Design Sight)에서 특별전 ‘리얼리티 랩(Reality Lab)’이 개막한다. 전시 디렉터인 이세이 미야케는 다시금 만들기(making things)라는 주제를 내걸었다.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 생산에 있어 일본의 기술, 품질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그들도 위기 상황에서 예외는 아니다. 숙련된 인력이 사라져 가고, 공장들은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이세이 미야케는 지금이야말로 만들기, 생산의 미래에 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때라 이야기한다. “디자이너의 임무는 사용자들을 위해 생각을 현실로 변환하는 방법을 계속해서 모색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일종의 현실 실험(Reality Lab)인 것이다.” 

‘리얼리티 랩’ 전은 현실을 창조하는 디자인 활동의 의미와 중요성을 제기한다. 이세이 미야케는 모두가 열정적으로 생산에 임하고, 결과물의 품질과 아름다움에서 기쁨과 자부심을 찾았던, 바로 그러한 정신의 소생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고 질문한다. 그것이 바로 이번 전시의 주제다. 전시에 합류한 디자이너, 예술가, 과학자들은 각자의 관점에서 만들기를 바라본다. 

이세이 미야케와 리얼리티 랩 프로젝트 팀은 두 개의 작품을 선보인다. ‘132.5 이세이 미야케’ 의상 시리즈와 ‘인-에이 이세이 미야케(In-Ei Issey Miyake)’ 조명이다. 모두 종이접기를 응용한 디자인으로, 평면에서 입체로의 극적인 변신 과정을 보여준다. 

종이접기는 컴퓨터 과학자인 준 미타니(Jun Mitani)와 시각디자인 스튜디오 WOW의 작업에서도 등장한다. “3D 오리가미(3D Origami)” 분야의 선구자인 준 미타니는 WOW와 함께, 단 한 장의 종이가 입체 모형으로 변화하는 과정을 인스톨레이션을 통해 제시한다. 

한편 아트 디렉터인 카츠미 아사바(Katsumi Asaba)는 행성 물리학자 타카후미 마츠이(Takafumi Matsui)와 짝을 이뤄, 포스터 시리즈를 내놓았다.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Where do we come from, and where are we going?)’는 우주 먼 곳에서 날아와 지구에 당도한 유성들의 조각을 통해, 그야말로 우주 차원에서 인간을 생각한다. 

카츠미 아사바 & 타카후미 마츠이, ‘우리는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photo: Kaoru Suzuki

사진작가 히로시 이와사키(Hiroshi Iwasaki)는 일본 기업의 생산 제품들을 담은 정물 사진을, 다큐멘터리 영화 감독 나오키 요네모토(Naoki Yonemoto)와 마유 히라노(Mayu Hirano)는 지역 섬유 생산 공장을 찾아, 섬유에서 의상까지, 생산 과정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이번 전시에 선보인다. 

21_21 디자인 사이트의 특별전 ‘리얼리티 랩’의 전시 디자인은 건축가 소우 후지모토(Sou Fujimoto)가 맡았다. 더불어 그 역시 “재생과 재창조”라는 주제 탐구에 참여, 역동적인 공간 인스톨레이션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시는 12월 26일까지 계속된다. 

www.2121designsight.jp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9-15 | 얼마나 먼 길을

멀리 노르웨이에서 잡힌 고등어가 비행기를 타고 금세 이곳까지 날아옵니다. 원산지와 판매지의 거리는 이제 신선 식품의 경우에도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놀라운 거리와 속도의 편의를 마음 편히 누릴 수만은 없습니다. 기후 변화라는 단어가 기후 위기가 된 지금에는 더더욱요. 식품 포장에 원산지와 이동 거리를 표기한다면. 2009년 디자이너 제임스 레이놀즈가 제안했던 ‘파 푸드’를 되돌아봅니다. 

눈으로 볼 수 없는 룸메이트

게임 개발자 니콜 히(Nicole He)와 애니메이션 감독 에란 힐렐리(Eran Hilleli)가 집 안의 전자기기들이 상호작용하는...

2011-03-29 | 보이콧에 대한 구겐하임의 응답

지난주에는 2011년 있었던 구겐하임 아부다비 건설 현장의 이민 노동자 착취 현실에 항의하는 보이콧 운동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오늘은 그에 이어지는 소식입니다. 미술인들의 항의 서한에 구겐하임 재단 측이 답변을 내놓았는데요. 항의의 기반이 된 2010년도 9월 인권감시단 보고서에는 구겐하임의 지속적인 노력으로 이미 개선된 사항들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면서, 이렇게 항변했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지만, 그렇다고 당신의 성명이 묘사한 대로 우리가 양심 없는 수동적 존재는 아니다.”

2008-07-04 | 살집 있는 소파

매년 개최되는 D&AD 어워즈에는 학생부문이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4년 전인 2008년의 D&AD 학생부문 주제는 가구였는데, 그도 그럴 것이 후원사가 비트라였거든요. 후원사 측이 요청한 공모의 개요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새 ‘비트라 에디션’ 가구에서 영감을 얻은, 그러면서도 상업적 제약에서 벗어나 가구 디자인의 경계를 밀어붙인 그런 소파를 디자인할 것. ‘앳원’은 바로 그해의 1등상 수상작입니다. 마치 제니 사빌의 누드화 속 주인공이 소파와 하나가 되어버린 듯한 모습의 의자였죠.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