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디자인플럭스 초창기, 뉴스 속 하나의 코너로 마련되었던 [웹갤러리] 시리즈. 오늘은 그중 책에 남은 출판 라벨을 모은 온라인 아카이브인 세븐로즈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멀리는 1841년 발행된 책에서부터 지역으로는 여기 동아시아에 이르기까지, 운영자들이 수집한 각종 라벨들을 만나볼 수 있는 곳입니다. 오늘자 뉴스로 이곳을 소개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전히 운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이 더욱 반가운 세븐로즈를 만나봅니다.
인터넷 상에서 책을 검색한다고 생각해보자. 인터넷 서점들의 검색 카테고리가 그러하듯, 서명이나 저자명 혹은 출판사의 이름이 주요 경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사실 한 권의 책이 세상에 나와 누군가의 손에 당도하기 까지를 돌이켜보면, 책의 여행은 작가의 손을 떠나 편집자를 거쳐, 제본소와 서적 도매상, 그리고 판매자에서 독자에 이르는 그 모든 과정을 뜻할 것이다.
과거 출판사, 제본소, 서적 수입업자, 배급자, 서점은 책에 자신들의 얼굴을 작게나마 남겨놓곤 했다. 그것이 바로 출판 라벨이다. 오래된 책의 경우라면 더더욱, 책의 마지막 페이지 쯤에서 이들 라벨을 볼 수 있을 가능성이 높다. 세븐로즈(SevenRoads.org)는 바로 이들 라벨을 모아 만든 온라인 아카이브다.
세븐로즈에서 우리는 낡은 서적들에서 발견한 출판 라벨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다. 컬렉션은 1841년 발행된 서적에 붙어있던 한 제본소의 라벨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가 하면, 지역 서점의 상호명을 담은 스탬프형 인지까지 포함할 정도로 세심한 구성을 보여준다.
이들 컬렉션은 개별 서적에서 찾아낸 실제 라벨은 물론, 도서관 등에서 발견한 라벨을 디지털 스캔하여 보정한 가상 라벨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미지들은 알파벳 순으로 게재되어 있으며, 해당 이미지를 누르면 보다 큰 사이즈의 이미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세븐로즈를 꾸려가는 사람들은 각각의 라벨에 담긴 특징이나, 발행 기관에 관한 연구도 진행중이라 한다. 조만간 그와 관련한 이야기들을 소개할 예정이라 하니 컬렉션의 두께도 한층 더해질 것이다.
사이트의 이름은 샌프란시스코의 한 서점에서 빌려온 것이라 한다. 세븐로즈의 주인장 그렉 킨덜(Greg Kindall)이 대학 시절 즐겨찾던 서점의 이름으로, ‘7개의 길’은 중세시대 문예학을 구성했던 7개의 분과—트리비움(trivium)과 쿼드리비움(quadrivium)—를 이르는 말이다. 책을 향한 애정을 나누기에 적당한 이름이 아닐까 한다.
http://sevenroads.org/Bookish.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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