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오염의 단서: 2021 베니스건축비엔날레

환경에 관한 관심이 지속되는 가운데, 머리카락으로 환경 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는 프로젝트가 소개되어 주목받고 있다. 런던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스페인 리서치 스튜디오 파레이드(Pareid)의 데보라 로페즈(Deborah Lopez)와 하딘 샤벨(Hadin Charbel)는 2021 베니스건축비엔날레 스페인관에서 머리카락으로 방콕의 환경 오염도를 측정한 데이터로 제작한 인터렉티브 3D 지도 ‘톡시-카토그래피(toxi-cartography)’를 선보였다. 이 지도는 파레이드가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 ‘폴리클(Follicle)’의 일부로, 모발에서 발견되는 독성과 환경의 상관 관계를 보여준다.

파레이드, ‘톡시-카토그래피’, 2021. ⓒ Pareid

머리카락을 건축 자재로 사용하기 위해 2019년부터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의 진행 과정에서 디자이너들은 머리카락이 도시의 오염도를 측정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결과를 토대로 2019년, 심한 스모그로 인해 학교가 모두 폐쇄되었던 방콕을 첫 번째 연구 도시로 선정하여 2019 방콕디자인워크에서 머리카락으로 만든 파빌리온을 설치하였고, 연구를 위해 소량의 머리카락을 기부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했다.

(좌) 파레이드, ‘폴리컬’, 2019. (우) 기부 받은 머리카락. ⓒ Pareid

기부 받은 머리카락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고속도로 인근 거주자의 머리카락에서 독성 물질인 ‘비소’의 양이 많이 나오는 등, 특정 환경과 특정 금속의 상호 연관성이 발견되었고, 이를 통해 ‘톡시-카토그래피’가 만들어졌다.

3D 지도 ‘톡시-카토그래피’와 함께, 우측의 머리카락으로부터 반대편의 머리카락의 오염도를 분석하는 연구 과정이 연결되어 프로젝트 ’폴리클’ 전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오브제 또한 베니스건축비엔날레 스페인관에서 만나볼 수 있다.

프로젝트 ‘폴리클’ 오브제, 2021. ⓒ Pareid

Foll-icle.com
futurearchitectureplatform.org

ⓒ designflux.co.kr


박지민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이 좋아 만들기 시작했고, 만드는 것이 좋아 디자인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했던 디자인은 만드는 것 외에도 다양한 재미를 느끼게 합니다. 만드는 것을 넘어서 현재는 타자치는 제 손의 감각도 즐기고 있습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6-08-16 | 역대 최고의 PC, ‘애플 II’

2006년 IBM PC 탄생 25주년을 기념하여 〈PC 월드〉 매거진이 역대 최고의 PC 25개를 꼽았습니다. 혁신성, 영향력, 디자인, 차별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 이 목록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한 컴퓨터는 ‘애플 II’입니다. 1977년 출시된 애플 II는 “최초도 최첨단도 당시 가장 잘 팔린 모델도 아니었지만, 여러 모로 모든 것을 바꾸었던 기계”였다는 것이 〈PC 월드〉의 평이었습니다. 그렇게 애플 II는 개인용 컴퓨터라는 카테고리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죠. 

전시 ‘빌어먹을 우리 뒷마당 (It’s Our F***ing Backyard)’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스테델릭 뮤지엄(Stedelijk Museum Amsterdam)에서 전시 ‘빌어먹을 우리 뒷마당(It’s Our F***ing Backyard)’이 2022년...

2009-05-27 | ‘214’ 의자 150 주년 

나무를 구부리는 곡목 기법으로 태어난 최초의 대량생산 의자. 미하엘 토네트가 만들어낸 ‘214’입니다. 19세기에 태어난 이 의자는 20세기를 지나 21세기까지 여전히 사랑받는 고전 중의 고전이 되었죠. 2009년은 ‘214’가 탄생 150주년을 맞은 해였습니다. 이를 기념해 토네트는 다리에 매듭을 더한 ‘214k’도 선보였지요.

공병으로 만든 시상대: 2020 도쿄올림픽

2021년 8월에 열리는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지속가능성을 컨셉으로 트로피, 메달과 같은 다양한 오브제를 보여주고 있다. 그...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