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31 | 스킨

Editor’s Comment

“동물은 네모반듯하지 않으며, 그 가죽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 페퍼 헤이코프는 가죽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들쭉날쭉하고 흠집 난 가죽 조각들을 이어붙여 중고 가구에 입혔습니다. 한때 살아 있던 동물의 피부가 주인 잃은 가구의 피부가 된 셈이지요. 새로운 피부가 씌워지며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외곽선과 거친 이음새가 무언가 기묘한 생명체의 인상을 줍니다. 5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의 뉴스는 페퍼 헤이코프의 ‘스킨’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가죽을 보면 25~30% 정도가 가구 생산 과정에서 자연스레 버려진다.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페퍼 헤이코프(Pepe Heykoop)는 가죽 폐기물을 신작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가구 컬렉션 ‘스킨(Skin)’에서 새 것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구의 표면을 감싼 가죽 조각들은 모두 버려졌던 것이며, 가죽 피부 아래 있는 가구 역시 모두 중고품이다. 다른 폐기물 재활용 디자인과 유사하게, ‘스킨’ 역시 패치워크 방식을 택하였다. 심지어 조각들의 접합 부분을 뒷면에 숨기지도 않은 채, 무작위적인 패턴으로 가구를 뒤덮었다. 이러한 패턴은 세포 구조와 생장을 연상시킨다. 페퍼 헤이코프의 신작 ‘스킨’은 2011 베를린 DMY 국제 가구 페스티벌에서 전시되었다.

www.pepeheykoop.nl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7-01-17 | MoMA, KDDI의 휴대폰 4종 소장하기로

일본 KDDI사의 휴대폰들이 뉴욕 현대미술관에 소장되었습니다. ‘AU 디자인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선보여온 여러 휴대폰 중에서, 나오토 후카사와, 마크 뉴슨, 토쿠진 요시오카가 디자인한 총 4종의 휴대폰이 그 주인공입니다. 휴대폰의 폼팩터가 한 면 온전히 평면 스크린으로 덮인 작은 상자가 되기 이전의 휴대폰 디자인을 다시 만나봅니다. 

2007-08-17 | 미켈 모라의 ‘평평한 미래’

RCA에서 디자인 인터랙션을 공부하던 미켈 모라는 석사 학위 프로젝트로 ‘평평한 미래’를 생각했습니다. 종이라는 아주 오래된 사물에 미래를 입혔다고 해야 할까요? 디스플레이, 배터리 스피커와 같은 요소들을 종이 위에 프린트하여 종이를 기술의 평면으로 바꾸었습니다. 그렇게 그의 미래에서 종이는 사라질 유물이 아니라 강화된 기술적 사물이 되었죠.

2007-04-09 | 휴대폰의 시대, 시계의 운명은?

2007년이라면 아이폰이 발표되어 시장에 등장한 해입니다. 4월 9일의 이 뉴스는 아직 휴대폰이 그렇게까지 ‘스마트’하지 못했던 때에도, 이미 제 기능을 휴대폰에게 내주었던 시계의 운명에 관한 기사입니다. 자기표현의 수단 혹은 휴대용 전자기기화. 두 가지가 양립 불가능한 관계의 선택지는 아닙니다만, 어쨌든 후자의 흐름이 현실이 되어 스마트시계라는 카테고리가 태어났습니다. 문제는 그것이 시계 시장 외부에서, 그것도 다름 아닌 휴대폰 시장으로부터 왔다는 것입니다. 전통적인 시계는 지금 다시 한 번 시계의 모습을 한 기기와 경쟁하는 중입니다.

2009-11-26 | 2010년도 ‘러시안’ 다이어리

레드스톤 프레스는 줄리언 로선스타인이 운영하는 1인 출판사로, 1980년대부터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아트북을 선보여왔습니다. 다만 레드스톤의 출간물이 모두 책인 것만은 아니어서, 심리테스트 게임이라던가 다이어리도 있습니다. 매년 독특한 주제로 선보이는 스프링노트 형태의 다이어리. 2010년의 다이어리 주제는 ‘소비에트 연방 초창기의 아동 서적’이었습니다. 참고로 내년도 다이어리의 이름은 ‘또 다른 세상에서’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