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5-31 | 스킨

Editor’s Comment

“동물은 네모반듯하지 않으며, 그 가죽도 마찬가지다.” 디자이너 페퍼 헤이코프는 가죽 생산 과정에서 버려지는 들쭉날쭉하고 흠집 난 가죽 조각들을 이어붙여 중고 가구에 입혔습니다. 한때 살아 있던 동물의 피부가 주인 잃은 가구의 피부가 된 셈이지요. 새로운 피부가 씌워지며 만들어진 울퉁불퉁한 외곽선과 거친 이음새가 무언가 기묘한 생명체의 인상을 줍니다. 5월의 마지막 날인 오늘의 뉴스는 페퍼 헤이코프의 ‘스킨’입니다. 

어떤 제품이든 생산 과정에서 폐기물들이 발생하기 마련이다. 가죽을 보면 25~30% 정도가 가구 생산 과정에서 자연스레 버려진다.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페퍼 헤이코프(Pepe Heykoop)는 가죽 폐기물을 신작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가구 컬렉션 ‘스킨(Skin)’에서 새 것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가구의 표면을 감싼 가죽 조각들은 모두 버려졌던 것이며, 가죽 피부 아래 있는 가구 역시 모두 중고품이다. 다른 폐기물 재활용 디자인과 유사하게, ‘스킨’ 역시 패치워크 방식을 택하였다. 심지어 조각들의 접합 부분을 뒷면에 숨기지도 않은 채, 무작위적인 패턴으로 가구를 뒤덮었다. 이러한 패턴은 세포 구조와 생장을 연상시킨다. 페퍼 헤이코프의 신작 ‘스킨’은 2011 베를린 DMY 국제 가구 페스티벌에서 전시되었다.

www.pepeheykoop.n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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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19 | 타시타 딘의 ‘필름’

타시타 딘은 줄곧 필름을 매체로 활동해온 미술가입니다. “화가에게 물감이 필요하듯 내게는 필름이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요. 2011년 그가 테이트 모던에서 선보인 ‘필름’은 위기에 처한 필름의 물질성과 특유함을 전면에 드러냅니다. 아날로그 매체로서의 필름을 찬미하는 기념비인 동시에 쇠락해가는 매체의 초상. <가디언> 리뷰는 이를 두고 “오마주이자 레퀴엠”이라 표현하기도 했지요.

2006-10-31 | 프론트의 마법 같은 ‘스케치’

허공에 그린 스케치가 가구가 되어 나옵니다. 스웨덴의 디자이너 그룹 프론트의 ‘스케치’는 모션캡처, 급속 프로토타이핑 기술을 경유해 태어난 마법 같은 가구 시리즈입니다. 손의 움직임을 모션캡처로 기록하여 3D 디지털 파일로 만들고 이를 3D 프린터로 물질화시킨 결과물이었죠. 

2008-12-09 | 동전 한 닢 USB 드라이브

영락 없이 동전의 모습을 한 USB 플래시 드라이브. 라시의 ‘커런키’입니다. 기술 중심의 제품군에 기반한 브랜드이지만, 라시는 성능과 안정성 외에도 디자인에 각별히 신경을 써왔습니다. 5.5 디자이너스에게 USB 플래시 드라이브의 디자인을 의뢰한 까닭이지요. 5.5 디자이너스는 USB 드라이브에 아주 일상적인 사물의 이미지를 부여했습니다. 동전이라던가 또 열쇠처럼요. 재치 있는 그러면서도 본래 물건의 휴대 습관에 자연스레 편승하는 영리한 디자인이었습니다.

2008-07-11 | “빌바오 효과란 허튼 소리다.”

2008년 서펀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건축가는 프랭크 게리였습니다. 의외로 이 임시 건축물이 영국에서는 처음으로 완성된 프랭크 게리의 건물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파빌리온 공개를 맞아 열린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빌바오 효과’에 언급되었죠. “빌바오 효과란 허튼 소립니다.” 그렇게 이야기한 주인공은 다름 아닌 프랭크 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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