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4-21 | 바이오쿠튀르

Editor’s Comment

배양액 속 박테리아가 섬유를 자아내고 그것들이 엉겨 막을 이룹니다. 그리고 이 미세 섬유질의 막이 모여 천이 되죠. 모두가 실험실에서 단 몇일 만에 이뤄지는 과정입니다. 수잔 리의 ‘바이오쿠튀르’는 막대한 인력과 자원과 환경 부담으로부터 자유로운 의류의 한 가지 미래를 앞당겨 보여준 프로젝트였습니다. 현재 그는 바이오패브리케이트(Biofabricate)의 대표로, 바이오원료 기술과 패션은 물론 건축 등 다양한 분야의 디자인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스 미술대학의 선임 연구원 수잔 리(Suzanne Lee)는 ‘바이오쿠튀르(BioCouture)’라는 이름의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그녀의 목표는 천을 ‘배양’하는 데 있다.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 텍스타일을 패션의 질료로 삼으려는 것이다. 

‘용액 용기에서 출현하는 옷.’ 바이오쿠튀르라는 개념은 수잔 리의 책 <미래의 패션을 짓다: 내일의 옷Fashioning the Future: Tomorrow’s Wardrobe>에서 시작되었다. 특정 박테리아는 발효과정에서 미세섬유를 만들어낸다. 설탕을 섞은 녹차 용액에 박테리아 셀룰로스가 섞인 배양지를 넣고 여기에 이스트와 기타 미생물들을 첨가한다. 그러면 박테리아가 설탕을 먹이 삼아 활동하며, 가느다란 순수 셀룰로스 실을 잣게 된다. 실들이 서로 달라 붙어 용액 위에 막을 이루는데, 약 2~3주의 시간이 지나면 두께가 약 1.5cm 정도가 된다. 바로 이 막이 바이오쿠튀르의 텍스타일이다. 막을 곧바로 입체 틀에 붙여 모양을 잡거나 혹은 건조시켜 평평하게 만들어, 의상의 재료로 사용하게 된다.  

결과물은 일종의 가죽, 그러나 동물성이 아닌 식물성의 가죽이라는 인상을 준다. 얇고 투명한 가죽 또는 껍질의 느낌이 든다. 안전하면서도 가죽을 둘러싼 윤리적 문제, 더 나아가 의류 산업을 둘러싼 환경 문제로부터도 자유롭다. 버릴 때도 안심할 수 있다는 것 역시 바이오쿠튀르의 장점이다. 수잔 리의 바이오쿠튀르는 아직 실험적 프로토타입 단계에 있다. 상업화를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www.biocouture.co.uk
https://www.biofabricate.co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12-02 | 콘크리트, 천이 되다

콘크리트에는 틀이 필요하다는 틀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의 콘크리트. 콘크리트 캔버스 사의 ‘콘크리트 천’이 그것입니다. 방염 패브릭과 방수 PVC 사이에 콘크리트 믹스가 든 형태로, 콘크리트 천을 시공한 후 물을 부으면 단단하게 굳어 콘크리트 구조물로서 거뜬히 제 역할을 해냅니다.

2007-05-17 | 〈월페이퍼*〉, 100개의 표지

2007년 오늘의 뉴스는 영국의 잡지 <월페이퍼*>의 ‘표지’ 이야기입니다. 100번째 잡지 발행을 맞아, 총 100가지의 표지들을 돌아보는 갤러리를 열고, 그 중 최고의 표지가 무엇인지를 <월페이퍼*>를 만드는 이들에게 묻고 또 <월페이퍼*>를 보는 이들에게 물었습니다. 아쉽게도 이제는 표지 모음 갤러리도, 독자 투표 페이지도 사라지고 없지만, 여기 스태프들이 꼽은 다섯 개의 표지는 남았습니다.

2011-10-24 | 아키진스

세계 각국의 건축 관련 잡지들을 모은 온라인 아카이브 ‘아키진스’의 오프라인 전시가 2011년 AA 건축학교에서 열렸습니다. 동명의 전시회 ‘아키진스’에서는 20여 개 국가에서 나온 건축 관련 잡지, 팬진, 저널 등 총 60여 종을 소개했습니다. 가내수공업 스타일의 무료 잡지에서 이름난 건축 전문지까지, 각각의 출판물과 이를 만드는 사람들의 인터뷰가 나란히 함께 하였죠.

2009-01-14 | 비녤리 캐논

모더니즘의 충실한 실천가였던 마시모 비녤리가 만년에 디자이너들을 위해 작은 책자를 내놓았습니다. 『비녤리 캐논』은 평생의 작업을 통해 익히고 세운 디자인 원칙과 구체적인 방법론을 다루고 있습니다. 특히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이 책은 반갑게도 2013년 『비녤리의 디자인 원칙』이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