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28 | 합판과 현대 디자인

Editor’s Comment

“나무와 접착제의 층층 케이크.” 현대의 소재 중 하나로 꼽을 만한 합판의 역사를 돌아보는 전시가 2011년 뉴욕 현대미술관에서 열렸습니다. ‘합판: 소재, 프로세스, 형태’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라는 특정 시기에 집중하여 일상 용품에서 가구, 건축 모형, 비행기까지, 현대적 형태를 산업의 규모로 조형할 수 있게 해준 합판이라는 소재를 조명합니다. 

소리 야나기(Sori Yanagi), ‘나비 스툴(Butterfly Stools)’, 1956, 생산: 텐도(Tendo Co., Ltd.), 일본

현대 디자인의 주요 소재 가운데 하나인 합판의 활약을 조명한다. 뉴욕 MoMA에서 전시회 ‘합판: 소재, 프로세스, 형태(Plywood: Material, Process, Form)’가 열리고 있다. 전시는 1930년대부터 1950년대 시기에 초점을 맞추어, 당대 합판의 형식적, 미학적 가능성에 주목했던 디자인 사례들을 선보인다. 

합판의 기원은 고대 이집트, 중국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지만, 1948년 <파퓰러 사이언스> 지가 비유하였던 “나무와 접착제의 레이어 케이크”로서의 합판이란 산업혁명의 결과물이다. 20세기 초 항공술 분야에서 진행된 소재, 제작 관련 기술 연구를 통해, 합판은 현대적 소재 가운데 하나로 디자인계의 관심을 얻기 시작했다. 1920년대 현대 생활에 걸맞는 급진적 형태를 모색하던 아방가르드 건축가와 디자이너들에게 합판은 매혹적인 소재로서 여겨졌고, 이후 1930~1940년대에 접어들며 합판을 이용한 본격적인 디자인들이 등장하였다. 알바 알토의 ‘파이미오 의자’, 제럴드 서머스의 ‘라운지 의자’, 찰스 & 레이 임즈의 ‘다리 부목’들이 이 시기의 대표적인 합판 응용 디자인으로 꼽힌다. 

제럴드 서머스(Gerald Summers), ‘라운지 의자’, 1934, 생산: 메이커스 오브 심플 퍼니처(Makers of Simple Furniture, Ltd.), 영국

합판의 확산에 기여한 주요한 계기로 전쟁도 빼놓을 수 없다. 알루미늄이나 플라스틱의 경우처럼, 합판 기술 역시 군사적 응용 과정 속에서 큰 발전을 이루었다. 금속 자원 수급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합판은 항공기를 위한 가볍고 값싼 소재로 전투기 제작에 투입되었다. 영국의 폭격기 ‘드 하빌랜드 모스키토(De Havilland Mosquito)’가 대표적인 합판 동체의 비행기이다. 미국에서도 합판을 이용한 군용 비행기 개발이 진행되었던 바,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CG-16’은 찰스 & 레이 임즈, 해리 버토이아와 같은 디자이너들이 참여하여 개발된 실험적 비행기 모델이기도 하다.  

찰스 & 레이 임즈, ‘다리 부목(Leg Splint)’, 1942, 생산: 에반스 프로덕츠(Evans Products Co.)
찰스 & 레이 임즈 & 그레고리 에인 & 해리 버토이아 & 노먼 브룬스 & 매리언 오버비(Charles & Ray Eames & Gregory Ain & Harry Bertoia & Norman Bruns & Marion Overby), ‘CG-16’ 연구, 1943, 생산: 에반스 프로덕츠 성형합판부(Evans Products Co., Molded Plywood Division)

‘합판: 소재, 프로세스, 형태’는 현대 디자인 역사에서 합판의 등장과 확산의 과정을 살핀다. 전시는 일상 용품에서 가구, 건축 모형 그리고 비행기까지, 현대적 형태를 산업적 규모에서 조형할 수 있게 해주었던 소재였던 합판의 활약을 실제 디자인 사례와 자료 사진들을 통해 제시한다. 

www.moma.org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런던시 튤립 타워 무산

영국 건축사무소 포스터 앤 파트너스(Foster + Partners)에서 디자인한 초고층 건물 ‘튤립 타워(The tulip)’가 끝내...

2010-09-28 | 집전화기입니다

풍크트는 2008년 뛰어난 디자인으로 오래 사랑받을 디자인의 일상적 전자제품을 선보이겠다는 포부로 설립된 스위스의 회사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이 선보인 첫 번째 제품은 가정용 전화기였고, 회사의 아트 디렉터로 영입한 디자이너는 재스퍼 모리슨이었습니다. 풍크트는 이후로도 무척 단정한 모습의 USB 충전기, 멀티탭, 물리 키패드를 여전히 지닌 휴대폰, 알람 시계 등을 통해 단순함을 제품화하고 있습니다. 

2010-07-30 | 전기차 충전기 ‘블링크’

자동차 업계가 내연기관과의 예정된 이별을 대비하느라 분주한 요즘, 이제 전기차를 거리에서 마주치는 일도 자연스럽고, 전기차의 주유소라 할 충전소도 익숙해졌습니다. 오늘 소개할 뉴스는 지금으로부터 11년 전 등장한 전기차 충전기입니다. 에코탤리티는 프로그 디자인과 함께 충전기 ‘블링크’를 선보였는데요. 가정용은 계량기를, 공공용은 주유기를 닮은 디자인이 인상적입니다. 그 때만 해도 충전기란 낯익은 것의 외양을 빌려야 했구나 싶기도 하고요. 

텍스트 인식 이미지 생성 AI ‘DALL-E 2’

인공지능 연구소 오픈AI(OpenAI)에서 텍스트를 인식하여 사실적인 이미지와 그림을 ‘창작’할 수 있는 AI 시스템, ‘달-이...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