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02-16 | 『게르트 아른츠, 그래픽 디자이너』

Editor’s Comment

복잡다단한 정보를 어떻게 표준화된 시각 언어로 전달할 것인가. 아이소타입이 탄생한 배경입니다. 아이소타입하면 오토 노이라트를 떠올리게 되지만, 그와 함께 이 시각 언어를 디자인한 사람이 바로 게르트 아른츠입니다. 세계를 보다 쉽게 이해 가능하도록 변환하는 것은 그의 정치적 신념과도 부합하는 작업이었죠. 2011년 출간된 『게르트 아른츠,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이소타입을 중심으로 그의 생애와 작업 세계를 다룹니다.

image courtesy Gert Arntz Web Archive 

디자이너 게르트 아른츠(Gerd Arntz, 1900-1988)에 관한 새 연구서가 출간되었다. 『게트 아른츠,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이소타입을 중심으로 게르트 아른츠의 생애와 작업들을 개관한다. 

1920년대 게르트 아른츠는 세계의 모습을 목판화와 리놀륨 판화로 그려내고 있었다. 급진적 사회주의자로서 그는 당대의 정치·사회 현실에 대한 자신의 시각을 그 누구보다 단순하고 직접적인, 그리하여 국적이나 교육수준에 관계없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판화에 담아냈다. 

한편 비엔나의 사회과학자 오토 노이라트(Otto Neurath)는 당시 시각통계학(visual statistics)의 방법론을 개발하던 중이었다. 사회, 경제, 정치의 복잡다단한 정보들을 단순한 그림으로서 소통할 방식을 모색하던 노이라트는 기본적인 사인과 픽토그램을 디자인할 사람을 필요로 했다. 

게르트 아른츠의 신념과 스타일은 오토 노이라트의 목표와 멋지게 맞아 떨어졌다. 1928년 게르트 아른츠는 노이라트의 초청으로 비엔나로 건너가 아이소타입의 디자인에 착수했다. 4천여 개의 픽토그램과 시각 기호는 이렇게 탄생하였다. 

image courtesy Gert Arntz Web Archive 

기호들은 산업, 인구통계학, 정치, 경제 등의 영역의 핵심 데이터를 상징화한 것이다. 오토 노이라트와 게르트 아른츠의 그림 언어 체계는 프롤레타리아트에게 글이 아닌 그림으로 세계에 대한 지식을 전달하였다. 단어, 원소로서의 기호들이 지도와 다이어그램과 조합되며, 정보는 언어와 리터러시의 장벽을 넘어설 수 있었다. 오토 노이라트와 게르트 아른츠가 함께 구축한 시스템은, 이것은 오늘날 ‘인포그래픽’이라 불리는 작업의 시초가 되었다. 

『게르트 아른츠, 그래픽 디자이너』는 아이소타입과 함께 게르트 아른츠의 정치적 작업과 여러 희귀 시각 자료를 담고 있다. 에드 아닝크와 막스 브라윈스마의 편저로, 플립 볼, 헤르트 뒴바르, 미케 헤리첸, 나이젤 홈스, 막스 키스만, 파울 메이크세나르, 에릭 슈피커만 역시 컨트리뷰터로 참여하여 게르트 아른츠의 생애와 작업에 관해 이야기한다. 『게르트 아른츠, 그래픽 디자이너』는 010 출판사(010 Publisher)를 통해 출간되었다.  

www.gerdarntz.org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6-09-19 | 앨 고어의 기후위기 관련 연설

2006년 전 미국 부통령 앨 고어는 뉴욕대에서 한 연설에서 ‘2030 챌린지’를 언급했습니다. 2030년까지 모든 신축 건물에서 탄소중립을 이룰 것을 목표로 하자는 기획이었죠. 그때만 해도 목표는 2030년이었습니다. 16년이 지나는 동안 기후는 위기 상황에 가까워졌지만, 민관이 말하는 목표의 시한은 오히려 2050년으로 더 미뤄지고 말았습니다. 

2022 예루살렘 디자인 위크: 디자인과 덧없음의 관계

https://vimeo.com/717798317 2022 예루살렘 디자인 위크(JDW, 6.23 - 6.30)가 예루살렘의 한센 하우스(Hansen House)에서 개최되었다. 이번...

2006-09-28 | 영국 그래픽의 신화, 앨런 플레처 타계

전후 영국 그래픽 디자인 세대를 대표하는 한 사람이었던 앨런 플레처가 2006년 9월 21일 타계했습니다. “디자인이란 하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방식”이라고 말했던 그는, 시인 칼 샌드버그가 했던 말이자 1995년 그가 포스터에 담았던 말을 입은 채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지만, 내 길을 가고 있다.” 

2009-04-19 | 브랜드로서 케이트 모스

2007년 패스트패션 브랜드 톱숍이 ‘케이트 모스’ 컬렉션을 발표합니다. 이를 위해 ‘브랜드 이름으로서의’ 케이트 모스를 위한 아이덴티티 디자인이 필요해졌지요. 디자이너 피터 사빌과 타이포그래퍼 폴 반즈가 찾은 답은 반세기도 전에 태어난 오래된 서체, ‘알-브로’였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