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제프 쿤스가 풍선 강아지 모양의 북엔드를 만든 제조사와 판매처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그의 대표작 ‘풍선 강아지’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주장이었지요. 법조계의 예상도 세간의 시선도 그의 편은 아니었고,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제프 쿤스 측은 소송을 포기하고 판매처와 제조사에 대해 어떤 소송도 제기하지 않겠노라 합의하며 소동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지난 달 말, 샌프란시스코의 갤러리 겸 숍 파크 라이프(Park Life)는 미술가 제프 쿤스의 변호사로부터 한 장의 서류를 받았다. 자신의 대표작인 ‘풍선 강아지’를 닮은 북엔드의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는 명령서였다. 북엔드 제품을 배급한 캐나다의 회사 Imm 리빙(Imm Living) 역시 마찬가지의 서류를 받았다. 이 제품이 제프 쿤스의 저작권을 침해한다는 것이 명령서의 요지다. 파크 라이프 측은 이에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잠깐, 그의 빌어먹을 커리어 전체도 다른 이들의 작업/오브제를 가져다 쓰는 과정에 기반하지 않던가?” 문제의 북엔드는 판매가 잠시 중단되었지만, 다시 파크 라이프 숍 매대에 등장했다.
질문은 간단하다. 과연 제프 쿤스는 이 제품에 자신의 저작권을 주장할 수 있을까? 제프 쿤스의 많은 작품들이 그러하듯, ‘풍선 강아지’ 역시 전유의 산물이다. 흔한 사물을 가져다 기념비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문제는 ‘풍선 강아지’의 저작권이 풍선 강아지 인형 모양의 제품에까지 적용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뉴욕 타임즈>는 관련 기사에서 제프 쿤스 측의 주장에 대한 법률 전문가의 견해를 소개했다. 여러 전문가들이 문제의 북엔드가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사실을 증명하기 힘들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한 경우, 판사는 배심원에게 풍선 인형들의 일반적인 특징은 배제하고, 제프 쿤스의 ‘풍선 강아지’에 특유한 특징들에 초점을 맞추라고 할 것이다. 만일 IMM 리빙이 특별히 그 부분을 복제한 것이 아니라면, 그들이 제프 쿤스의 권리를 침해했다고 볼 수 없다.” 지적재산권 전문 변호사 로버트 W. 클래리다의 말이다. 그는 제프 쿤스 변호팀이 저작권이 아닌 상표권 침해를 주장하는 편이 그나마 나았으리라고 덧붙인다. 제품의 제조사와 판매자가 소비자들로 하여금 마치 북엔드가 제프 쿤스의 것이라 생각하도록 유도했다는 주장 쪽이 좀 더 가능성 있다는 것이다.
법률 전문가들의 전망도 부정적인데다, 세간의 반응 역시 호의적이지 않다. 제프 쿤스 자신 역시 저작권 침해를 저지른 당사자로서 네 번의 재판을 치렀고, 세 번을 패소한 전력도 한 몫했을 것이다. 과연 이번에는 그의 저작권 주장이 승소로 이어질 수 있을까?
[New York Times] In Twist, Jeff Koons Claims Rights to ‘Balloon Dogs’
[Unbeige] Jeff Koons Goes After San Francisco Shop for Selling Balloon Dog Booke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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