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10-29 | 일렉트로룩스, 바다를 청소하다

Editor’s Comment

하와이와 캘리포니아 사이 북태평양 바다에 거대한 쓰레기 섬이 있습니다. 육지에서 흘러나와 바다를 떠돌던 쓰레기들이 북태평양 환류 지점에 모여, 지도에도 없는 섬을 이룬 것이지요. 그 존재는 1997년 요트를 타고 항해 중이던 찰스 무어에게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2018년 기준 이 섬의 크기는 한반도 면적의 16배였습니다. 물론 지금은 더욱 커졌겠지요. 2010년 일렉트로룩스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 특별한 청소기들을 선보였습니다. ‘바다에서 온 진공청소기’는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지중해, 발트해에서 건져낸 플라스틱으로 제작된 청소기입니다.

일렉트로룩스 ‘백 프롬 더 시(Vac from the Sea)’ 모델 

바다 위 수많은 섬들 가운데는 플라스틱 섬도 있다. 칫솔에서 음료 박스까지, 바다 위를 표류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모여 이룬 섬. 애석하게도 이들 플라스틱은 치워지지도 못한 채 잘게 부서져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해갈 뿐이다. 올해 초 일렉트로룩스(Electrolux)는 ‘백 프롬 더 시(Vac from the Sea)’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바다 위 플라스틱 쓰레기들을 ‘빨아 들여’, 수거된 플라스틱들을 진공청소기 제작에 재활용하기로 한 것이다. 말하자면 집 안을 또 바다를 깨끗이 만들 ‘그린’ 청소기 프로젝트다. 

일렉트로룩스는 이미 70%의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한 울트라원 그린 모델을 생산해 오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 플라스틱 원료 공급량은 좀처럼 수요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백 프롬 더 시’ 프로젝트는 이러한 역설적인 현실을 제기한다. 실제로 재활용되어야 할 플라스틱 쓰레기는 차고 넘쳐 바다를 떠돌 지경이지만, 막상 재활용 소재로 제품을 제작할 만큼 충분치 못한 것이다.

일렉트로룩스는 ‘백 프롬 더 시’ 프로젝트를 통해 이러한 현실을 강조하는 한편,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청소기 제작을 위해 바다 청소에 나섰다. 쓰레기 수거는 태평양, 인도양, 대서양, 지중해, 발트해 등 다섯 곳에서 진행되었다. 이렇게 거둬들인 쓰레기로 마침내 100% 재활용 플라스틱 진공청소기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집 안을 또 바다를 청소하는 청소기들의 탄생이다. 각각의 청소기에는 사용된 쓰레기들이 수거된 바다의 이름이 붙여졌다. 비록 양산을 겨냥한 모델은 아니지만, 여느 청소기처럼 완벽히 작동한다. 

완성된 ‘백 프롬 더 시’의 첫 번째 청소기 모델들. 베를린 국제 가전박람회(IFA)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all photos courtesy of Electrolux

한편 대서양에서 수거한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이제 막 일렉트로룩스 디자인 스튜디오에 도착하여 대서양 모델 제작에 돌입하였다고. 일렉트로룩스는 이들 ‘백 프롬 더 시’ 청소기 모델을 경매하여, 수익금을 향후 연구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더불어 IFA를 비롯하여, ‘백 프롬 더 시’ 모델의 공식 투어도 예정되어 있다. 

www.electrolux.se/Innovation/Campaigns/Vac-from-the-sea/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7-28 | 화장실 재발명

“지난 200년 간 그 어떤 혁신도 변기의 발명으로 촉발된 위생 혁명 이상 인명을 구하고 건강을 개선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충분히 나아가지는 못하고, 세상의 1/3까지만 다다랐을 뿐이다.” 세기가 바뀐 지 10년이 지났지만, 우리가 아는 모습의 화장실은 세계 인구 2/3에게는 희귀한 것이고, 아예 화장실이랄 것이 없는 인구도 10억 명에 달합니다. 그 결과는 참혹해서, 5세 이하 어린이의 사망 원인 두 번째가 설사병이며, 매년 1백만 명의 어린이가 적절한 위생 설비가 없어 목숨을 잃습니다. 2011년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이 ‘화장실 재발명’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유입니다.

2009-11-26 | 2010년도 ‘러시안’ 다이어리

레드스톤 프레스는 줄리언 로선스타인이 운영하는 1인 출판사로, 1980년대부터 오랫동안 자리를 지키며 아트북을 선보여왔습니다. 다만 레드스톤의 출간물이 모두 책인 것만은 아니어서, 심리테스트 게임이라던가 다이어리도 있습니다. 매년 독특한 주제로 선보이는 스프링노트 형태의 다이어리. 2010년의 다이어리 주제는 ‘소비에트 연방 초창기의 아동 서적’이었습니다. 참고로 내년도 다이어리의 이름은 ‘또 다른 세상에서’입니다. 

2008-12-01 | 무지 어워드 03 수상작

무지가 주최하는 디자인 공모전, 그 세 번째 수상작들입니다. 오래도록 쓰여온 사물의 가치를 재발견하고 이를 현대의 생활 속으로 옮기는 것, 그리하여 그 오랜 물건의 기원에 경의를 표하는 것이 무지 어워드 03의 주제였는데요. 그러한 취지를 거의 “언디자인”에 가깝게 밀어붙인, 소박한 밀짚 빨대가 최고상을 수상했습니다. 

2006-09-21 | 앵글포이즈 1227 ‘자이언트’ 모델

세계 최초의 탁상용 조명 앵글포이즈가 탄생 70주년을 맞아 몸집을 키웠습니다. 어느 정도냐면 탁상 위를 벗어나 야외로 옮겨갈 정도로요. 2006년 100% 디자인 런던에서 ‘앵글포이즈 1227 자이언트’ 버전이 공개되었습니다. 가정용인 1227 모델의 세 배 크기로, 높이가 약 2.4m에 달하는 대형 모델이었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