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9-07 | 신규 소장품입니다

Editor’s Comment

2010년 미국의 쿠퍼-휴잇 내셔널 디자인 뮤지엄이 새로운 소장품 다섯 점을 일반에 공개했습니다. ‘신규 소장품: 디지털 타이포그래피’라는 이름으로 소개된 다섯 점의 작품들은 이른바 데스크톱-디자인 시대 이후의 작품들이 주를 이루지만, 1960년대 빔 크라우벌이 보여주었던 디지털 시대 이전의 서체 실험까지도 포용합니다.

빔 크라우벌(Wim Crouwel), ‘시각 커뮤니케이션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시립 미술관(Visuele Communicatie Nederland, Stedelijk Museum Amsterdam)’, 1969
– 우브 페이퍼에 오프셋 리도그래프 / 인쇄: 스텐드뤼케레이 드 용 앤드 컴패니(Steendrukkerij de Jong and Company)
photo by Matt Flynn

쿠퍼-휴잇 내셔널 디자인 뮤지엄이 지난 주 금요일, 최신 소장품을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신규 소장품: 디지털 타이포그래피’라는 이름으로, 새로 구입한 다섯 점의 그래픽 작품을 선보인 것. 작품들은 타이포그래피 분야에 있어 탈모더니즘의 경향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닌다. 활기와 표현성으로 가득한 서체들. 이는 모더니즘 시대의 엄격한 서체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과 태도를 보여준다. 

새로운 서체를 향한 움직임은 이미 1960년대 초반부터 확인된다. 여기에 데스크톱-디자인 기술이 처음 등장한 1980년대 역시 주목해야 할 시기다. 매킨토시 컴퓨터와 폰토그래퍼(Fontographer, 1986), 쿼크익스프레스(QuarkXpress, 1986),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Adobe Illustrator, 1986-1987) 등 디자인 소프트웨어 프로그램들이 디자인의 ‘도구’가 되면서, 그래픽 디자이너들은 보다 ‘손쉽게’ 직접 글씨 형태에 개입할 수 있었다. 

이언 앤더슨(Ian Anderson), <에미그레 Émigré> 29호, 1994, 디자이너스 리퍼블릭(The Designers Republic)
– 프리 핸드 & 핸드드로잉 / 우브 페이퍼(wove paper)에 오프셋 리도그래프 
© Ian Anderson & Sian Thomas
photo by Matt Flynn
코넬 윈들린 & 질 가비에(Cornel Windlin & Gilles Gavillet), ‘게임 오버(Game Over)’ 취리히 디자인 뮤지엄 전시 포스터, 1999
– 프리 핸드 & 폰토그래퍼 / 우브 페이퍼에 오프셋 리도그래프 / 인쇄: 슈필만 지브드루크(Shpillman Siebdruck)
photo by Matt Flynn

쿠퍼-휴잇 내셔널 디자인 뮤지엄이 공개한 다섯 점의 그래픽 소장품들은 대부분 1990년대 이후의 작품들이지만, 빔 크라우벌의 작품만큼은 예외다. 1969년의 리도그래프 ‘네덜란드 시각 커뮤니케이션,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은 데스크톱 등장 이전 시대의 서체 실험을 엿볼 수 있는 사례다. 

미힐 스휘르만(Michiel Schuurman), ‘호스프로젝트스페이스 제공: 의례 경향(HorseProjectSpace Presents: Ritual Tendencies)’, 2007
–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 디지털 인쇄 
photo by Matt Flynn 
마리안 반체스(Marian Bantjes), ‘폭스 리버 홍보 책자(Fox River Promotion Booklet)’, 2006 *책자 디자인: 릭 발리첸티 & 지나 가자(Rick Valicenti & Gina Garza)
–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 및 핸드드로잉 / 우브 페이퍼에 오프셋 리도그래프 
photo by Matt Flynn 

여기에 이언 앤더슨(Ian Anderson)이 디자인한 <에미그레> 29호(1994), 컴퓨터 게임 기술을 응용한 서체 디자인을 선보인 코넬 윈들린과 질 가비에의 ‘게임 오버’(1999) 포스터를 지나, 마리안 반체스의 장식미 가득한 ‘폭스 리버 홍보 책자’(2006), 마지막으로 타이포그래피 콘텐트를 디지털 방식으로 다뤄낸 미힐 스휘르만의 2007년도 포스터 ‘호스프로젝트스페이스 제공: 의례적 경향’이 새롭게 소장품 목록에 올랐다.

www.cooperhewitt.org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6-10-25 | 타일러 브륄레, 〈모노클〉 창간

기자였던 그는 <월페이퍼> 매거진을 창간하며 발행인으로 변신했습니다. 그리고 11년 뒤 새로운 잡지와 함께 업계에 귀환했지요. 바로 <모노클>입니다. 타일러 브륄레 는 비즈니스와 라이프스타일 모두를 아우르는 국제적인 감각의 인쇄 잡지를 선보였고, 그 이후의 이야기는 아시는 것과 같습니다.

2009-10-13 | 스튜디오 욥 x 빅터 & 롤프

네덜란드의 디자이너 듀오 두 팀이 하나의 무대에서 만났습니다. 스튜디오 욥과 빅터 & 롤프가 그 주인공입니다. 2009년 파리패션위크에서 선보인 빅터 & 롤프의 2010 S/S 패션쇼 현장, 무대 양 옆으로 거대한 지구본과 대좌가 나란히 놓였습니다. 대좌를 또 하나의 무대 삼아 오른 로신 머피가 노래하고,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털로 장식한 지구본이 미러볼처럼 돌며 빛을 발하는 동안, 내년의 가벼운 옷을 입은 모델들이 무대를 걸었지요. “서로의 길이 교차할 때마다 함게 즐겁게 일한다”는 두 듀오의 협업은 이전부터 이어져 또 이후에도 계속되었습니다.

Design of Voice #3 두연씨, 우리 잘 먹고 잘 살아요.

매년 돌아오는 여름이지만 올해 유난히 ‘이렇게까지 더웠던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이 자주 든다. 2021년 7월,...

2008-01-04 | 허구의 디자인에 주목하라

제품이 되기 위한 전 단계로서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전면화한 가상 또는 허구의 디자인. 2008년, 코어77의 수석 에디터 앨런 초치노프는 생산가능성과 무관한 상상과 아이디어를 담은 디자인 혹은 사물의 개념에 집중하여 그 자체를 소비의 대상으로 담은 디자인을 모두 아울러 ‘프로토타이핑’이라 부르며, 그러한 허구의 디자인에 담긴 가능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