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5 | 마르턴 바스의 ‘실시간’, 아이폰 속으로

Editor’s Comment

2009년 마르턴 바스는 영화의 형식을 한 시계를 가지고 밀라노를 찾았습니다. 시간의 매체로 시간의 기계를 구현한 셈이었지요. ‘실시간’ 시리즈는 비록 외장 하드드라이브의 몸체를 가졌으되, 12시간 러닝타임의 영상으로 시간을 표현한 어엿한 시계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실시간’ 중 하나가 아이폰 앱 형태로 다시 찾아왔으니, 이름하여 ‘아날로그 디지털 시계’입니다.

마르턴 바스의 2009년 작 ‘실시간(Real Time)’ 시리즈 중 하나가 아이폰 애플리케이션이 되어 찾아온다. ‘아날로그 디지털 시계(Analog Digital Clock)’는 전형적인 ‘디지털’ 시계의 모습이지만, 실제로 시간이 뒤에 있는 사람의 힘으로 표현된다는 점에서 ‘아날로그’ 시계이기도 했다. 

때로 시계 속의 사람은 숫자 세 개를 모두 바꿔야 하고, 그런 의미에서 60초가 지나면 재깍 숫자가 변하는 정확한 시계와는 거리가 멀다. 하지만 시각이 ‘완성’되기를 기다리는 것이야말로 이 시계의 묘미다. 사용자는 잠깐 현재 시각을 확인하는 대신, 숫자가 ‘변하는’ 순간을 지켜보고 싶어질 것이며, 숫자보다 숫자 창 너머로 어른대는 사람의 그림자에 시선을 빼앗길 지도 모른다. 말하자면 마르턴 바스의 시계는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지켜보도록 한다. 

HD 영상으로 외장 하드드라이브에 담겨 판매되었던 이 시계가 이번에는 아이폰 애플리케이션 버전으로 판매된다. 미술관과 수집가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그의 디자인을 1달러에 즐길 수 있게 된 셈이다. 이번 ‘아날로그 디지털 시계’ 애플리케이션은 마르턴 바스와 스바로브스키 프로덕션이 함께 개발하였다. 

www.maartenbaas.com
www.svarovsky-productions.com
[iTunes store] Analog Digital Clock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4-28 | 아이들에게 안경을

퓨즈프로젝트의 작업을 분류하는 카테고리 중에는 ‘사회적 영향’이 있습니다. 2010년의 이 프로젝트도 그에 속하죠. ‘잘 보이면 더 잘 배울 수 있어요’는 아이들의 시력이 학업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시작된 무료 안경 배포 프로그램입니다. 퓨즈프로젝트는 안경에 대한 아이들의 거부감을 줄일 만한 유쾌한 모양의 안경을 디자인했습니다.

크리스토 앤 잔느-클로드의 마지막 프로젝트 ‘마스타바’

지난 2월 초, ‘마스타바가 드디어 현실화된다’는 몇몇 언론의 보도로 인해 프로젝트가 다시 화제가 되었는데,...

2010-08-11 | 미소니, 케네스 앵거와 만나다

〈스콜피오 라이징〉으로 유명한 실험영화 감독 케네스 앵거와 이탈리아의 패션하우스 미소니가 만났습니다. 러닝타임 2분 30초의 짤막한 캠페인 필름 〈미소니 바이 앵거〉의 크레딧이 올라올 때, 온통 미소니로 끝나는 이름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2010년 그해, 미소니 일가는 봄/여름 위르겐 텔러에 이어 가을/겨울 케네스 앵거의 카메라 앞에 서며, ‘직접’ 브랜드 홍보의 전면에 섰습니다.

2009-09-23 | 그래피티 x 도자기

포르투갈의 디자인 회사 카브라세가는 거리의 예술가들을 초청해, 그래피티와 도자기라는 있을 법 하지 않은 만남을 이뤄냅니다. ‘올 시티’는 고풍스럽고 우아한 도자기 티세트에 그래피티라는 오늘의 시각문화, 오늘의 현실을 입혔습니다. 가령 미스터데오가 티세트에 유가 상승이라는 현실을 말그대로 ‘담았던’ 것처럼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