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5 | 언해피 힙스터

Editor’s Comment

잡지에 소개될 만한 근사한 생활 공간을 삐딱하게 바라봅니다. 이름하여 ‘언해피 힙스터’라는 텀블러 블로그입니다. 벽을 대신한 창의 존재에서 창문 청소의 고단함을 예상한다거나, 이색적인 설계의 주택에서 건축주의 불만족을 상상하는 식이죠. 애석하게도 ‘언해피 힙스터’는 2015년 5월 18일 이후로 업데이트가 멈추었지만, 그래도 아예 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새로 지은 집, 멋진 가구들. 건축, 인테리어 잡지들을 펼치면, 현대 주택의 매혹적인 편린들이 눈 앞에 달려든다. 하지만 그 세련된 집에서 다른 의미를 엿보는 곳이 있으니, 블로그 언해피 힙스터(Unhappy Hipsters)다. “현대적인 세계에서는 외롭다(It’s lonely in the modern world)”는 블로그의 부제가 암시하듯, 언해피 힙스터는 잡지에 실릴 만한 생활 공간들을 삐딱하게 바라본다. 

http://www.designflux.co.kr/data/dailynews/2010/03/0315/nj02_01.jpg
photo: Gunnar Knechtel; <Dwell>, September 2006

콘크리트를 그대로 노출한 벽과 통유리 벽으로 둘러싸인 침실. 2006년 9월《드웰 Dwell》에 소개된 침실에 대한, 언해피 힙스터 식의 해석은 다음과 같다. “방의 모습을 엄격히 유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잦은 창문 물청소와 마른걸레질을 그녀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었다. 침대는 이러한 사태의 결과다.” 이런 침실에서 살면 창문 닦느라 침대 정리할 시간도 없겠다는 촌평이다. 

“제대로 된 테이블을 놓을 공간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파트 크기는 56평도 넘으니까. 인생에 그저 딱 들어맞는 뭔가가 필요했을 뿐이다.” – 언해피 힙스터 
photo: Raimond Koch; <Dwell>
“그는 흥분한 건축주를 다시 설득했다. 비록 창문이 하나뿐이기는 해도, 어긋 쌓은 상자집도 꽤 살 만한 곳이라고.” – 언해피 힙스터 
photo: Andy Friedberg; <Dwell>, March 2007
“아이들은 아버지 때문에 ‘미국 건축에 바우하우스가 미친 영향’에 관한 또 다른 다큐멘터리를 시청해야 했다.” – 언해피 힙스터
photo: Marc Seelen, <Dwell>, September 2008

<크리에이티브 리뷰> 블로그는 “요 며칠 우리를 정말 즐겁게 해준 텀블러 블로그”라며 언해피 힙스터를 소개했다. 힙스터의 삶에서 불편을 감지하는 삐딱한 시선. 블로그 포스트들을 살펴 보노라면, ‘그래 맞아’ 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자신을 발견할지도 모른다. 

https://unhappyhipsters.tumblr.com

via creative review blog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4-06 | 위기를 팝니다

4월이면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라는 대형 행사를 중심으로, 때맞춰 열리는 전시 등의 소식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2009년 4월에는RCA 제품디자인과 대학원생들이 ‘위기 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밀라노에서 전시를 열었습니다. 사소한 생활의 위기에서 위기의 일 선언에 이르기까지, 14인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다시 만나봅니다.

테이트 모던, 이동하는 기프트숍

런던 디자인 스튜디오 브링크워스(Brinkworth)가 테이트 모던 미술관 내에서 사용되는 이동식 기프트숍 ‘테이트 키오스크(Tate Kiosk)’를...

2007-10-12 | 컨테이너 일리 카페

화물 컨테이너가 버튼을 누르면 90초 만에 활짝 열리며 작은 카페로 변신합니다. 2007년 뉴욕에 잠시 머물렀던 일리의 컨테이너 카페였는데요. 컨테이너는 본래의 용도 외에도 건축의 재료로서, 그러니까 프리팹 모듈로서 자주 활용되곤 합니다. 컨테이너 건축을 전문적으로 해온 애덤 칼킨이 설계와 제작을 맡아 피어나는 작은 카페를 만들어냈죠.

2010-10-01 | 미래의 책을 향한 세 가지 상상

IDEO가 상상한 디지털 시대의 책은 어떠한 모습일까요. 웹과 결합하거나 혹은 소셜 네트워크와 결합하거나 아니면 게임과 뒤섞이거나. 듀웨인 브레이와 로버트 렌이 구상한 세 가지 미래의 책 콘셉트를 만나봅니다.  

Designflux 2.0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