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1 | 책이 된 우표

Editor’s Comment

2008년 말 네덜란드의 우체국 로얄 TNT는 디자이너 리카르트 휘턴에게 우표 디자인을 의뢰합니다. 이듬해에는 그것이 ‘북위크 기념 우표’면 좋겠다고 덧붙였죠. 그리하여 책을 닮은 우표가 태어났습니다. 북위크(Boekenweek)라는 단어를 책으로 만들어 그 사진을 표지로 삼아, 8페이지 분량의 책-우표를 만든 것이죠. 실제로 500 단어 분량의 짧은 이야기도 담겼습니다.

리카르트 휘턴[1](Richard Hutten)이 네덜란드 우체국 로얄 TNT의 의뢰로 특별한 우표 디자인에 나섰다. 1911년 설립된 TNT는 기나긴 역사만큼 오래된 디자인 전통을 지니고 있다. 내부에 디자인 부서를 마련하여 운영해 온 바, TNT 디자인 부서의 첫 번째 결과물은 건축가 더 바절(De Bazel)과의 우표 디자인 작업이었다. 그러니 리카르트 휘턴 같은 제품 디자이너와의 작업도 TNT에서는 이례적인 일이 아니다. 

2008년 말 TNT는 그에게 “이전에 본 적 없는” 우표 디자인을 의뢰했고, 2009년 중순 75회 북위크(Boekenweek) 기념 우표면 좋겠다며 추가로 제안해왔다. 이에 리카르트 휘턴은 책을 닮은 우표를 생각했다. 우표는 3x4cm 크기에 8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휘턴은 스튜디오 바닥에 책을 쌓아 ‘북위크’라는 글씨를 만들었고, 이를 조감 촬영하여 우표의 표지로 삼았다. 우표에 그저 책 모양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이 우표에는 네덜란드 작가 요스트 즈바헤르만(Joost Zwagerman)이 쓴 500단어 분량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북위크 기념 우표다운 우표 디자인. 이 재미있는 우표의 가격은 2.2파운드. 500g 정도의 우편물, 가령 책 한 권을 누군가에게 보낼 때 쓸 수 있는 우표다. TNT와 리카르트 휘턴의 북위크 기념 우표는 25만 장이 인쇄되었으며, 3월 9일부터 판매에 들어갔다.

www.richardhutten.com
www.tnt.com

ⓒ designflux.co.kr


[1] 표기 수정: 리하르트 휘텐 -> 리카르트 휘턴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5-09 | BMW 구겐하임 랩

도시들을 여행하는 작은 도시 실험실. BMW 구겐하임 랩이 2011년 여정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하나의 주제로 2년 동안 세 개의 도시를 순회하는 주기의 첫 목적지는 뉴욕이었습니다. 본래 BMW 구겐하임 랩은 세 번의 주기, 즉 9개 도시 6년의 장정을 기획했지만, 랩의 여정은 뉴욕-베를린-뭄바이까지만 이어졌습니다.

2008-05-02 | 가구로 다시 만나는 그녀, 발렌티나

무성영화 시대의 배우 루이즈 브룩스를 빼어닮은, 핫셀블라드를 든 사진가인 그녀는 관능, 희열, 백일몽, 사도마조히즘의 위험한 여정을 걸어왔습니다. 이탈리아의 만화가 귀도 크레팍스의 대표작 〈발렌티나〉의 이야기입니다. 1965년에 태어난 발렌티나 시리즈는 1980년에 막을 내렸고, 작가 귀도 크레팍스도 2003년 세상을 떠났지만, 이 유명한 여인은 책을 떠나 2008년에는 가구의 모습으로 2017년에는 벽지의 모습으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오리와 농부의 공생 관계: 노르딕 하우스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의 노르딕 하우스(The Nordic House)에서 전시 ‘실험: 오리와 농부(Experiment–Eider&Farmer)’가 7월 31일까지 개최된다. 이번...

2008-01-04 | 허구의 디자인에 주목하라

제품이 되기 위한 전 단계로서가 아니라, 어떤 이야기를 전면화한 가상 또는 허구의 디자인. 2008년, 코어77의 수석 에디터 앨런 초치노프는 생산가능성과 무관한 상상과 아이디어를 담은 디자인 혹은 사물의 개념에 집중하여 그 자체를 소비의 대상으로 담은 디자인을 모두 아울러 ‘프로토타이핑’이라 부르며, 그러한 허구의 디자인에 담긴 가능성을 이야기하였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