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4월이면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라는 대형 행사를 중심으로, 때맞춰 열리는 전시 등의 소식도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2009년 4월에는RCA 제품디자인과 대학원생들이 ‘위기 상점’이라는 이름으로 밀라노에서 전시를 열었습니다. 사소한 생활의 위기에서 위기의 일 선언에 이르기까지, 14인의 젊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인을 다시 만나봅니다.
‘위기’란 무엇인가? RCA의 제품디자인과 대학원생들이 그에 관한 관한 저마다의 해석을 선보인다. 전시회 ‘위기 상점. 매진! (CRISIS SHOP. SOLD OUT!)’가 2009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 기간에 개최된다, 이번 전시에는 RCA 제품디자인 학과에서 운영하는 교육 프로그램, 플랫폼10(Platform10) 출신의 대학원생 14인이 참여한다.
“과연 위기란 무엇인가? 우리의 ‘매진 상점’은 위기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는 자극제로서의 제품들을 선보일 것이다. 우리는 위기 상황으로부터 새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대신 위기 전반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들을 모색하고자 한다. 누군가에게 찾아온 위기는 다른 누군가에게는 기회이기도 하다. ‘위기 상점’의 모든 제품들은 그런 의미에서 위장하고 있는 기회들의 사례들이다.”
위기라는 이름의 이 상점에서, 14인의 젊은 디자이너들은 일상 속 사소한 위기 상황들을 조명하는 제품들을 통해, 위기 상황의 본질이라 할 만한 특징들을 도출하려 한다. 빌루르 투란(Bilur Turan)은 파국적인 미래를 예언하는 초콜릿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거대한 편집증적인 세계를 이야기한다. 클레어 페레이라(Claire Ferreira)는 가방 속에 소지품이 제대로 들어 있는지, 불안에 휩싸여 가방 속을 뒤지곤 하는, 일상적인 ‘위기’ 상황을 단숨에 해소할 수 있는 가방 디자인을 선보인다.
이처럼 위기들의 소우주가 펼쳐지는 가운데, 조지 페러데이(George Fereday)는 ‘영구적인 위기의 선언’이라는 제하로 다음과 같은 공식을 내놓는다. “하나의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반드시 다음 위기 상황을 불러오는 원인이 된다.” 위기의 해소 방안이 곧 다시 새로운 위기의 시발점이 되는 반복의 과정 속에서, 지적인 디자인보다는 일시적이며 본능적인 반응으로서의 디자인이 부각된다. 그는 영속하는 위기라는 개념은 디자인에 있어 새롭고도 실험적인 유형의 탄생을 자극하는 촉매제로서 기능한다고 이야기한다.
위기를 판매하는, 하지만 모든 제품이 매진 상태인 이상한 상점. ‘위기 상점. 매진!’은 4월 22일부터 26일까지 밀라노 세베스 글래스블록 쇼룸에서 개최된다.
ⓒ designflux.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