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29 | 당신의 기억보다 나은

Editor’s Comment

2007년 디자인 마이애미/의 ‘디자인 퍼포먼스’ 현장. 그곳에 디자이너 제이슨 밀러는 최면술사와 함께 등장했습니다. 지원자에게 최면을 걸고 인터뷰를 진행하여, 마음 속에 잠든 의미 있는 과거의 오브제를 찾아내, 새 디자인의 바탕으로 삼겠다는 것이었지요. 정말로 “더 나은” 결과물이 나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그의 퍼포먼스가 말 그대로 클라이언트의 “마음을 읽는” 디자인을 겨냥했다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집 안의 사물은 그저 소품도, 생활을 위한 단순한 용품들도 아니다. 그것은 우리 자신의 누구인가를 반영하는 사물들이며, 우리의 가보이자, 의미를 간직한 대상이다.”

브루클린 디자인을 대표하는 인물 중 한 사람인 제이슨 밀러(Jason Miller). 그가 2007 디자인 마이애미/에서 디자인 퍼포먼스 ‘당신이 기억하는 모습보다 나은(Better that you remember)’을 선보인다. 이 퍼포먼스에서 제이슨 밀러는 최면술사의 도움을 받아, 사람들의 마음 속에 남아있는 가구에 관한 기억들을 유도해, 이를 신작의 출발점으로 삼을 예정이다.  

퍼포먼스는 다음과 같은 과정을 밟게 된다. 인터뷰 룸에는 참가자를 위한 소파와 최면술사를 위한 의자가 준비되고, 그 옆에는 제이슨 밀러와 그의 조수가 앉아 참가자가 풀어놓는 가구의 기억을 기록하게 된다. 이후 이 기록에 근거해 신작 아이디어를 구상해 드로잉을 내놓게 되고, 참가자는 이들 드로잉 가운데 어떠한 콘셉트를 최종 제품으로 발전시킬 것인지 결정하게 된다.

말하자면 이것은 정신분석학과 가구 디자인의 내밀한 결합이 아닐까? 어쩌면 모든 디자이너들이 꿈꾸어 온 ‘소비자의 마음 속을 들여다보고픈’ 소망의 실현이기도 할 것이다. 과연 제이슨 밀러가 이들 기억을 질료 삼아 내놓을 결과물은 무엇일지, 기대해 볼 일이다.[1]


[1] 기사 원 이미지 전체 교체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사물이 말을 한다면 #4 노매드, 스마트폰

오늘로 몇 번째일까? 그 누구라도, 안전 장치 없이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일은 살면서 정말...

2009-08-26 | 빈티지 기모노의 변신

아시아티카의 옷은 확실히 옷감에서 출발합니다. 빈티지 기모노부터 동시대 일본과 이탈리아의 옷감들을 한 폭 한 폭 사들여, 그것으로 옷을 짓지요. 특히 이들이 수집한 빈티지 기모노는 단 하나 뿐인 옷으로 재탄생합니다. 2009년 오늘 소개했던 아시아티카는 반갑게도 여전히 캔자스 시티에서 매년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2009-04-28 | 가구 집

스튜디오 마킹크 & 베이의 ‘가구 집’은 가구를 품은 벽체로 이뤄진 집입니다. 집을 이루는 면들은 가구 제작을 위해 CNC 절단 가공을 한 합판들입니다. 가구를 만들기 위해 이런저런 부품을 꺼낸다면, 집에는 이제 창이 생기는 셈이죠. 건축, 가구, 수납의 삼위일체라 할 ‘가구 집’이 13년 전 오늘의 뉴스입니다.

2010-04-07 | 아이와 함께 가는 카페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다고, 그것이 이곳의 방침이라고 말하는 장소들이 있습니다. 어린이가 출입해서는 안될 장소는 물론 있고 또 있어야 하겠지만, 그곳이 식당이고 카페라면 그래도 괜찮을지요. 곳곳에 노키즈존이 자연스레 자리한 지금, 2010년의 ‘베이비 카페’ 소식을 되돌아봅니다. 물론 어린이와 보호자를 정확히 겨냥한 가게라는 점에서, 어린이도 환영한다는 예스키즈존과는 결이 다른, 그러니까 그냥 키즈존 개념에 가까운 카페입니다. 그리고 넨도는 이러한 기조를 아주 큰 것과 아주 작은 것으로 공간 디자인에 구현했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