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1-09 | MIT, 프랭크 게리 고소

Editor’s Comment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MIT의 ‘레이 & 마리아 스테이터 센터’는 놀라운 형태와 구성으로 화제를 모았습니다. 하지만 개관 직후부터 건물은 이런저런 하자에 시달렸습니다. 아고라를 구현하였다는 원형 극장 석조부에 금이 가고 하수가 역류하는가 하면, 이곳저곳에서 누수로 곰팡이가 피었다고요. 장관을 이룬 다각의 벽들은 겨울이면 얼음과 눈이 흘러내리는 슬로프가 되었습니다. 결국 MIT는 설계를 맡은 프랭크 게리 & 어소시에이츠와 건설을 맡은 비컨 스칸스카 등에 소송을 걸었습니다. 서로가 서로에게 책임을 돌리는가 싶던 소송은 2010년 취하로 마무리되었습니다. ‘소송에서 제기한 주요 문제들이 해결되었고, 당사자 간에 합의도 이뤄졌기 때문’이었는데요. 다만 합의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MIT가 건축가 프랭크 게리(Frank Gehry)를 업무 태만을 이유로 제소했다. 캠브리지에 위치한 MIT의 다용도 건물 ‘레이 & 마리아 스테이터 센터(Ray and Maria Stata Center)’가 치명적인 결함에 시달리고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2004년 봄, 찬사 속에 개관한 이 건물은 비관습적인 벽과 급진적인 앵글로 프랭크 게리다운 스펙터클을 보여준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MIT는 이 센터가 개관 직후부터 누수, 균열, 배수관 역류와 같은 문제에 시달렸다고 토로한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센터의 야외 광장. MIT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결국 다른 업체에 야외 광장 재건축을 의뢰했고, 이렇게 지출된 비용만 150만 달러에 이르렀다. MIT는 제소장을 통해 건물의 설계를 맡은 게리 파트너스와 건축을 맡은 건설사 비컨 스칸스카(Beacon Skanska)가 계약을 위반했다고 단언하며, 건축 및 디자인 상의 실패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프랭크 게리 측과 건설사 측은 일단 디자인이나 건설에서 빚어진 문제는 아니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양측 간에 서로 책임을 미루는 듯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뉴욕 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프랭크 게리는 이 문제의 책임이 상당 부분 ‘가치 공학(value engineering)’에 있다고 보는 듯 하다. 즉 프로젝트의 요소를 축소해 건축 비용을 낮추는 과정에서 무엇인가 문제가 발생했으리라는 암시다. 그러나 스칸스카의 부사장은 건축 당시 야외 극장의 디자인을 변경해줄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까지 했으나 게리 측이 이를 거절했었다고 반박했다고. 

결국 이 문제의 책임 소재는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이번 사건에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들에서 확인할 수 있다. 

[Boston.com] MIT sues Gehry, citing leaks in $300m complex
[NewYork Times] M.I.T. Sues Frank Gehry, Citing Flaws in Center He Designed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7-05 | 랜덤 인터내셔널의 군집 연구, 그 세 번째

런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의 계단참 위로 점점이 LED를 단 청동 막대들이 무리지어 네 개의 육면체를 이루었습니다. 그 자체로 완성된 조명인가 싶지만, 조명은 아래로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미묘하게 조명의 밀도를 변화하여, 다양한 군집의 진형을 만들어냅니다. 새떼, 벌, 개미 등 자연 속의 무리짓기 행동 패턴을 조명으로 옮긴 설치 연작, 그 세 번째 ‘스웜 스터디 III’입니다.

2011-05-13 | 벅스턴 컬렉션

『사용자 경험 스케치』로 유명한 캐나다의 컴퓨터 과학자이자 디자이너인 빌 벅스턴은 기술과 인간 사이를 중재하는 영역에서 활동해왔습니다. HCI 분야의 선구자이자 전문가로서 걸어오는 동안 흥미로운 관련 기기들을 수집하였고, 그것들은 ‘벅스턴 컬렉션’으로 불립니다. 2005년 그가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의 파트너 연구원으로 합류한 지 6년 뒤, 마이크로소프트 연구소가 ‘벅스턴 컬렉션’ 온라인 페이지를 열었습니다. (...)

2010-05-15 | 2010 영국디자인산업계 조사

“38세의 백인 남성… 독립 프리랜서 디자이너의 증가… 전체 디자인 회사들의 2/3가 신규 채용을 아예 포기….” 2010년 디자인 카운슬이 발표한 영국 디자인 업계의 현황 보고서에서 묘하게 2020년이 겹쳐 보입니다. 2007년의 경제위기와 2020년의 팬데믹. 두 개의 위기가 불러온 경제적 여파에서 디자인 업계도 자유롭지 못했으니, 작년에는 IDEO마저 인력의 8% 감축 계획을 밝혔습니다. 신규 채용은 고사하고 기존의 정규직 일자리마저 사라지는 와중에, 그 자리를 채운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프리랜서입니다. 더 나아가 일을 중심으로 단기적으로 인력을 조직하는, 이른바 ‘온디맨드형’ 인력 구성이 아예 표준이 되리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

2009-07-02 | 보노, 레이저 재킷을 입다

240개의 레이저가 쏘아내는 빛이 술을 이루는 재킷. U2의 보노가 ‘360도’ 투어 무대에 입고 오른 의상입니다. 레이저 재킷을 만들어낸 주인공은 모리츠 발데마이어입니다. 2004년 론 아라드의 스와로브스키 인터랙티브 샹들리에 콘셉트를 실제로 구현하며 데뷔한 그는 이후로도 잉고 마우러, 자하 하디드 등 다른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이어오다, 이내 본인의 이름만으로도 주목받는 예술, 기술, 디자인, 패션의 융합가가 되었습니다. 2009년 오늘자 뉴스에서, 모리츠 발데마이어의 재킷과 함께 U2의 ‘울트라 바이올렛’ 무대도 만나보시죠.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