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0-25 | 메탈 셔터 하우스

Editor’s Comment

뉴욕 웨스트 첼시의 아트갤러리 지구에 자리한 이 11층짜리 주거용 건물은 차분하고 반듯하지만, 동시에 동적인 면모를 지녔습니다. 건물의 전면에 달린 천공을 낸 금속의 셔터가 닫힘과 열림을 통해 건물에 새로운 인상을 부여합니다. 개별 가구에는 프라이버시를 확보하고 빛을 조절하는 실용적인 요소이면서, 건축적으로는 변화하는 외벽이라는 개념의 구현이기도 했죠.

종이 건축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건축가 시게루 반이 뉴욕 첼시의 한 주거용 빌딩의 디자인을 맡았다. 웨스트 첼시 아트 갤러리 구역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사실 주변에 놀라운 이웃들을 두고 있다. 바로 옆에는 프랭크 게리가 디자인한 IAC 본사가 들어서 있고, 바로 그 건너편에는 현재 장 누벨이 디자인한 건물이 들어서고 있다. 이 블록은 새로운 뉴욕의 대담한 얼굴을 만들어가고 있는 현장인 셈이다. 

시게루 반의 이 아파트는 총 9채의 복층식 주택들이 들어서게 된다. 적어도 규모로 보는 이를 압도하는 그러한 종류의 프로젝트는 아닌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 이 건물은 웨스트 첼시의 또 하나의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건물의 파사드는 모터 방식으로 작동하는 금속 셔터로 구성되어 있다. 거리 쪽에 면한 창과 테라스를 개폐할 수 있는 메탈 스킨이 건물의 표면을 역동적으로 변모시키는 것이다. 이 건물은 아마도 셔터가 완전히 내려진 후에는 미니멀한 큐브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그동안 시게루 반은 ‘커튼 월 하우스’와 같은 작품을 통해 건물의 외벽 개념을 새롭게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메탈 셔터 하우스’는 비록 하늘거리는 커튼이 아닌 단단한 금속이기는 하나 커튼의 또 다른 연장으로서, 건물의 외벽에 변화를 불어넣는다. 또한 복층형 주택으로 자연스레 높은 창과 테라스가 강조된 구조인 만큼, 셔터를 통해 실내로 유입되는 빛의 양을 주거자들이 직접 조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용적이기도 하다.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텅 빈방, 덩그러니 놓인 QR 코드: 2021 베니스건축비엔날레 독일관

제17회 베니스 건축비엔날레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1년 연기되어, 원래 개막일이었던 2020년 5월 22일로부터 정확히...

2011-04-20 | 플립플랍 이야기

누군가 신다 슬쩍 버린 플립플랍이 먼 나라의 해변까지 흘러듭니다. 이 무심한 쓰레기의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버려진 플립플랍을 수거해 재활용하여 실내 소품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사실 이러한 유형의 디자인 뉴스는 많고 많습니다. 그렇게 매년 친환경, 재활용을 이야기하는 사이에, 기후 변화는 기후 위기가 되고 말았지요. 공교롭게도 오늘은 네덜란드의 비영리 디자인 단체 왓디자인캔두의 ‘노 웨이스트 챌린지’ 공모전 마감일입니다. 자원을 취해 새 물건을 만들어 곧 내버리는 이른바 “테이크-메이크-웨이스트” 경제의 고리를 끊기 위해 디자인은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2009-08-26 | 토털 리콜, 데이터에 담긴 일생

한 사람의 인생을 전자적으로 기억할 수 있다면. 마이크로소프트 소속 컴퓨터과학자 고든 벨은 이를 목표로 1998년부터 자신의 삶을 디지털 아카이브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말하자면 삶을 “e-기억”의 대상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렇게 구축한 데이터베이스와 다면적 분류 방식을 바탕으로 한 “총체적 기억”. 고든 벨과 짐 게멜의 서적 『토털 리콜』은 질문합니다. “만일 우리가 살아가며 노출되었던 그 모든 정보에, 계속해서 접속할 수 있다면 어떠한 일이 벌어질 것인가?”

2009-10-21 | 네덜란드 베스트 북 디자인

지난 한 해 네덜란드에서 출간된 책들 가운데 빼어난 북 디자인의 사례들을 선정하여 한자리에 모읍니다. 네덜란드 우수디자인도서재단과 암스테르담 시립미술관이 주최하는 ‘네덜란드 베스트 북 디자인’입니다. 2009년에는 어떤 디자이너의 어떤 책들이 선정되었을까요. 참고로 네덜란드 북 디자인하면 떠오르는 그 이름도 역시 있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