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표절, 도용, 복제라는 오랜 문제에 대해 아예 그런 제품을 시상하고 전시하는 방식으로 불명예를 안기는 단체가 있습니다. 2007년 오늘자 뉴스는 독일의 ‘표절 방지를 위한 행동’이 연 표절 제품 전시관 소식입니다.
혁신적 아이디어 뒤에는 반드시 모방과 짝퉁이 뒤따른다. 정보 접근이 용이해지면서, 오랜 시간과 노고를 들여 이룩한 혁신적 아이디어가 표절에 의해 물거품이 되고 마는 일이 더욱 빈번해지고 있다. 특히 디자이너의 아이디어가 발명가의 그것처럼 중요한 산업 디자인 분야에서 저작권 침해는 치명적인 결과를 낳기도 한다.
지난 4월 1일 독일의 솔리겐 지역(쾰른 인근)에, 오리지널 창작물의 권익을 보호하고 모방을 근절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복제품 전시관(Museum Plagiarius)’이 문을 열었다. 전시관에는 총 300점의 오리지널 제품과 복제품이 나란히 전시되어 있다.
프랑스 파리에도 이와 유사한 ‘표절 박물관(Musee de la Contrefacon)’이 있다. 하지만 파리 박물관의 경우 루이뷔통, 리바이스, 구찌 등 거대 브랜드의 복제품을 전시하는데 비해, 솔리겐의 복제품 전시관에서는 주로 중소기업의 제품과 그 복제품을 전시하면서, 자체적인 법적 보호 장치가 미약한 회사들의 피해 사실을 알리고, 이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캠페인을 펼친다.
전시관의 큐레이터이자 ‘표절 방지를 위한 행동(Aktion Plagiarius)’ 단체의 운영위원인 크리스틴 라크루아(Christine Lacroix)는 디자인 회사를 대상으로, 저작권 보호를 위한 법률 자문과 표절 방지 교육 워크숍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박물관의 공동설립자인 리도 뷔세(Rido Busse)는 해마다 최고의 표절자를 선정하여 ‘표절상(Plagiarius award)’을 수여하는 흥미로운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 아이디어는 1977년 자신이 디자인 한 제품이 일본 회사에 의해 복제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공개적으로 표절자에게 망신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궁리한 끝에 나온 아이디어였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실제 하노버 박람회에서 1명의 기자를 앞에 두고 표절자에게 직접 트로피(금색 코를 가진 검정색 난장이 모양)를 수여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창작물을 복제 당한 회사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이듬해에는 더 많은 기자단이 모인 자리에서 성대한(?) 표절상 시상식을 거행하게 되었다.
올해부터는 공식 심사위원단을 구성하여 최고 표절 디자인을 선정, 매년 2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리는 무역박람회에서 시상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아시아의 회사들이 이 불명예스러운 수상자 리스트에 자주 오르고 있지만, 이에 못지 않게 많은 유럽 회사들도 대열에 끼어 있다.
‘표절 방지를 위한 행동’이나 복제품 전시만으로 복제품 생산을 근절시킬 수는 없지만, 꾸준한 교육과 캠페인 등이 장기적으로는 저작물을 보호할 수 있는 울타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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