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2007년 당시 요하네스버그에서는 3년 뒤 열릴 월드컵을 준비하며 개발과 정비가 한창이었습니다. 그 시기 도심에서 100년 넘게 쉼터 역할을 해온 오랜 공원 한 곳도 새단장을 하게 되었죠. 이름하여 ‘주버트 공원 프로젝트’를 위해 남아공 국내외의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이 머리를 모았습니다. 15년 전 오늘 소개한 소박하면서도 영리한 벤치 디자인도 바로 이 공원을 위해 태어났죠.
남아공의 수도 요하네스버그 중심가에 자리잡은 주버트 공원(Joubert Park)은 1906년부터 도시민의 쉼터로 자리잡았던 오랜 공원이다. 최근 남아공에서는 ‘주버트 공원 프로젝트(JPP)’라는 이름으로 이 오랜 공원을 새단장하는 작업이 한창이다. 근처의 드릴 홀(Drill Hall)에서 개최되는 페스티벌 기간에 맞춰 진행된 이번 프로젝트는 주변의 문화적, 사회적 분위기를 한층 북돋운다.
JPP에는 요하네스버그의 지역 예술가, 건축가, 디자이너들은 물론 네덜란드의 공공 예술 단체 카스코란트(Cascoland)가 합류해 다국적 팀을 이루었다. 요하네스버그에 초청된 이들 네덜란드 아티스트들은 6주 동안 머물며 요하네스버그에서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야이르 스트라시나우(Jair Straschnow)와 베르트 크라머(Bert Karmer)의 벤치 디자인에 주목할 만 하다.
페스티벌이 펼쳐지는 드릴 홀은 펜스로 둘러싸여 있다. 행사장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이 단단한 벽은 소통의 장애물이 된다. 그렇다고 기존 펜스를 모두 철거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스트라시나우와 크라머는 기존 펜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안과 밖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벤치 시스템을 고안했다. 펜스 ‘안’에 벤치를 설치한 것이다.
2010년 월드컵 개최도시로 선정된 요하네스버그에서는 관련 개발 및 정비가 한창이다.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한 도시의 건축과 경관을 뒤바꾸는 ‘정치경제적’인 행사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실감케 한다. 하지만 동시에 지역의 자발적인 또한 창조적인 참여가 곁들여질 때, 도시는 진정 생기넘치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주버트 공원 프로젝트의 경우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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