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01-24 | 일회용 정원, ‘B-백’

Editor’s Comment

작년 농촌진흥청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10명 중 5명이 “반려식물”에 관심이 더 커졌다고 답했습니다. 집에 머물러야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집 안에 자연을 들이는 홈 가드닝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럽게 늘어났지요. 2007년에 전해드렸던 독특한 모양의 그로우 백 소식이 새삼 다시 눈에 띈 이유일지도요.

그로우 백(grow bag)이란 일반적으로 정원/화훼 작업에 사용되는 비닐 주머니로, 토양과 퇴비를 담고 있다. 말하자면 ‘일회용 정원’이어서, 토마토와 같은 연 생장 단위의 식물을 손쉽게 기를 수 있다. 

가드닝 문화가 일상화된 영국에서 독특한 그로우 백 제품이 나왔다. RCA에서 제품 디자인을 전공한 비키 톰슨(Vicky Thompson)이 디자인한 ‘B-백’이 그것이다. 육각형의 아코디언 구조로 이루어져 접으면 한결 휴대가 용이할 뿐 더러, 여러 가지 식물을 한꺼번에 기르기에도 적합하다. 각각의 주머니에는 마른 퇴비 조각들이 들어있어, 씨앗을 심고 물을 뿌려 기르면 끝이다. 

하지만 이 제품의 특징은 바로 그 소재에 있다. 기존의 그로우 백이 비닐이라는 환경에 유해한 소재를 사용했다면, ‘B-백’은 미생물 분해 방식의 대안적 소재를 채택했다. 소임을 다한 그로우 백은 통째로 퇴비가 된다. 자연을 기르는 제품의 특성에 걸맞는 친환경 제품인 것이다. 

‘B-백’은 지속가능한 디자인을 보여주는 사려깊은 제품이지만, 기본적으로 그 디자인은 독특한 ‘화분’으로서의 잠재력도 보여준다. 파릇한 식물들이 고개를 내민 ‘B-백’의 모습은 가드닝 애호가는 물론 디자인 애호가의 사랑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7-02-10 | 퍼펙트 매치

한때는 가정의 필수품이었지만, 이제는 생일 케이크를 살 때에나 볼 법한 물건이 되었습니다. 바로 성냥입니다. 한국에 단 하나 남아 있던 성냥 공장도 2013년 11월에 문을 닫았다고 하지요. 2007년 오늘은 이색적인 성냥 디자인을 소개했습니다. 이미 쓴 성냥인 양 위장한 성냥부터 양초에 둥지를 튼 성냥갑까지 다양합니다.

2007-04-05 | IKEA의 주택 상품 ‘보클록(BoKlok)’

이케아도 무지도 집안에 둘 물건을 파는 데 머무르지 않고 집마저도 상품 목록에 더했습니다. 이케아가 건설회사 스칸스카와 함께 내놓은 '보클록(BoKlok)'은 ‘누구’에서 출발하는 집입니다. 이 집의 시작은 ‘아이 한 명을 키우는 한부모 여성’입니다. 평균 수준의 소득에 자동차는 없는 여성이요. 여기에서 조금 더 확대해 아이 한 명의 작은 가족, 이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첫 주택을 구입할 청년층, 작고 저렴하고 안전한 집을 원하는 노인 등이 보클록이 상정한 거주자의 모습이었습니다. 2019년에는 ‘실비아보’ 프로젝트를 통해 치매 환자를 위한 집을 선보이기도 했지요.

2008-10-14 | 킨, 권오상을 만나다

사진-조각이라는 새로운 유형을 만들어낸 미술가 권오상과 영국의 밴드 킨이 만났습니다. 킨의 세 번째 앨범 에는 권오상의 ‘데오드란트 타입’화된 멤버들의 모습이 담겼습니다. 수천 장의 사진으로 빚은 인물 조각의 형상으로요. 

2011-10-21 | 던지세요

어제에 이어 또 카메라 이야기입니다. 이번에는 ‘던지는’ 카메라죠. 베를린 공과대학에 재학 중이던 요나스 페일은 36개의 카메라 모듈을 내장한 공 모양의 카메라를 만들었습니다. 생김새가 지시하는 대로 카메라를 공중으로 던지면, 36개의 모듈이 동시에 사진을 촬영해 완벽한 파노라마 사진을 완성하죠.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