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푸마와 마르셀 반더르스 그리고 라코스테와 톰 딕슨. 패션 브랜드가 패션 바깥의 디자이너에게 협업을 청했던 2006년의 소식들입니다. 라코스테가 매년 패션계 바깥의 디자이너와 함께 클래식 폴로 셔츠의 재해석을 진행하기로 하고 찾은 첫 번째 인물이 바로 톰 딕슨입니다. 그는 소재와 기술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추었고, 그렇게 ‘에코 폴로’와 ‘테크노 폴로’가 탄생했습니다.
대중 패션 브랜드 매장에서 어느 날 언감생심 잡지에서나 볼까 싶은 거물급 디자이너의 이름과 마주치는 일도 이제 그리 낯설지 않다. 푸마에 어느 날 닐 배럿과 알렉산더 맥퀸의 스니커즈가 등장한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조합은 놀랍다기 보다 예측가능한 것이 되었다. ‘패션 민주주의’라 할 만한 현상이 확산되어 왔기 때문이다. 오히려 패션계가 패션 ‘바깥’의 디자이너에게 손을 내미는 경우가 더욱 흥미롭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푸마와 닐 배럿 보다는 푸마와 마르셀 반더스가, H&M과 빅터 앤 롤프보다는 라코스테와 톰 딕슨의 만남이 그러하듯 말이다.
라코스테는 매년 패션계 밖에서 디자이너를 초빙해 클래식 폴로 셔츠의 재해석을 의뢰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첫 번째 타자로 톰 딕슨을 선택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지난 가을 ‘톰 딕슨의 패션’이라는 흔치 않은 아이템과 마주하게 되었다.
“라코스테에 관한 두 가지 상반되는 아이디어를 탐색할 수 있어 즐거웠습니다. 하나는 소재의 근원과 수공예에 초점을 둔 작업이었고, 나머지 하나는 새로운 기술 및 기능성에 대한 도전이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결과물이 바로 ‘에코 폴로’와 ‘테크노 폴로’이다. 에코 폴로는 우리 시대 가장 급박한 이슈로 떠오른 지속가능성의 테마를 셔츠의 제작 과정에 반영한다. 유기농 면 소재로 만든 이 셔츠의 염색은 전통 방식을 따랐다. 반면 테크노 폴로는 소재의 실험에 나섰다. 루렉스(lurex) 섬유를 소재로 금속성 셔츠를 만들어낸 것이다. 의외로 부드러울 뿐만 아니라 활동하기도 편하고 내구성도 높아, 스포츠웨어로 손색없다.
라코스테의 서로 다른 얼굴을 보여주는 듯한 톰 딕슨의 이러한 접근은, 각각의 패키지에서도 그 차이를 확연히 드러낸다. 에코 폴로는 언뜻 보면 도시락 같은 상자에 담겨 있다. 재생지를 활용해 만든 패키지로 그 질감이 영락없는 계란 상자다. 테크노 폴로는 셔츠의 금속 같은 느낌을 반영해 알루미늄 포일에 진공 포장되어 판매된다. 시원한 타이포그래피도 인상적이다.
‘에코 폴로+’, ‘테크노 폴로+’ 라는 이름의 특별 에디션도 있다. 에코 폴로+는 인도 오로빌 지방에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수제 염색된 제품으로 인공 착색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테크노 폴로+는 스테인레스 스틸과 면이라는 상상할 수 없는 조합을 보여준다.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각각 1천 벌만 한정 판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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