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31 | 프론트의 마법 같은 ‘스케치’

Editor’s Comment

허공에 그린 스케치가 가구가 되어 나옵니다. 스웨덴의 디자이너 그룹 프론트의 ‘스케치’는 모션캡처, 급속 프로토타이핑 기술을 경유해 태어난 마법 같은 가구 시리즈입니다. 손의 움직임을 모션캡처로 기록하여 3D 디지털 파일로 만들고 이를 3D 프린터로 물질화시킨 결과물이었죠. 

허공에 원하는 디자인의 가구를 그리고 나면, 그와 똑 같은 모양의 가구가 실제로 만들어진다. 과연 그런 일이 가능할까? 해리 포터의 세계에서나 가능한 일은 아닐까? 

스웨덴의 디자이너 그룹 프론트(FRONT)가 이 마법과도 같은 상상을 현실로 만들었다. 공간에 직접 스케치한 디자인이 실제 오브제가 되는 ‘스케치 퍼니처’를 개발한 것이다. 이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하나는 스케치하는 손의 움직임을 정보화하는 것, 두 번째는 이 정보를 토대로 실제 가구를 제작하는 것이다. 

프론트는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흔히 쓰이는 모션캡처 기술을 이용해 손의 움직임을 기록하여 3D 디지털 파일로 만들었다. 펜의 움직임과 강세를 실시간으로 컴퓨터에 기록, 이를 3D 이미지 파일로 변환한다. 이 정보는 RP(rapid prototype) 과정에 전달되는데, RP란 말 그대로 3D 모형을 빠른 시간 안에 생산해내는 기술이다. RP를 통해 3D 디지털 정보가 ‘물질화’하게 된다. 0.1mm 단위로 레이저 빔이 액체 플라스틱을 경화시켜 서서히 가구의 형상을 만들고, 그렇게 몇 시간 정도 지나면 마침내 가구 한 점이 완성된다. 

공간에 스케치하는 손의 움직임과 펜의 강세를 모션캡처로 잡아낸다. 
모션 캡처 정보를 3D 디지털 포맷으로 변환한다. 
RP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의자’ 

지난 9월부터 일본에 체류해온 프론트는 배리 프리드먼 Ltd.와 공동으로 스케처 퍼니처 기술을 탐색, 개발에 돌입한 끝에 마침내 성공을 거두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개막한 도쿄디자인위크에서 그 과정과 결과물을 공개하게 되었다. 

2003년 결성된 프론트는 4명의 여성 디자이너들이 모여 만든 디자인 그룹으로, 디자인 외부의 사건을 디자인 오브제에 반영하는 과정을 통해 유일무이한 작품을 만들어내며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스케치 퍼니처’ 역시 ‘프론트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멋진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http://www.frontdesign.se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8-02 | ‘311 스케일’

2011년 3월 11일의 일을 시각 형식으로 전합니다. 일본디자인센터가 연 웹사이트 ‘311 스케일’은 대지진으로 시작해 쓰나미, 원전 사고로 이어지는 재난의 정보를 그래프로 재현하여 보여줍니다. 그래프는 숫자의 중립적인 재현 방식이라 여겨지지만, 그렇다고 해석의 편향에서 자유로운 것은 아닙니다. ‘311 스케일’은 이 점을 인정하되, 정보를 극화하거나 의견을 덧붙이는 일을 피하며 최대한 정확하게 정보를 차분히 전달합니다. 반갑게도 ‘311 스케일’은 아직도 운영 중입니다. 오랜만에 방문해 보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뉴욕 경찰의 감시 기계

세계 최대 인권 단체 국제앰네스티(Amnesty International)의 프로젝트 ‘뉴욕 경찰의 감시 기계(Inside the NYPD’s Surveillance...

소금물을 식수로 만드는 시스템 디자인

건축가 헨리 글로가우(Henry Glogau)는 칠레 메히요네스 지역의 해안 커뮤니티를 위해 담수화 장치를 겸한 조명디자인을...

2011-07-05 | 랜덤 인터내셔널의 군집 연구, 그 세 번째

런던 빅토리아&앨버트 박물관의 계단참 위로 점점이 LED를 단 청동 막대들이 무리지어 네 개의 육면체를 이루었습니다. 그 자체로 완성된 조명인가 싶지만, 조명은 아래로 오가는 사람들의 움직임에 반응하며 미묘하게 조명의 밀도를 변화하여, 다양한 군집의 진형을 만들어냅니다. 새떼, 벌, 개미 등 자연 속의 무리짓기 행동 패턴을 조명으로 옮긴 설치 연작, 그 세 번째 ‘스웜 스터디 III’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