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9-13 | 브라질의 이색 공중전화 부스

Editor’s Comment

공중전화 부스 앞으로 차례를 기다리며 사람들이 줄지어 서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추억의 풍경이고 누군가에게는 생경한 풍경이겠지요. 2006년 오늘 디자인플럭스는 브라질의 별난 공중전화 부스들을 소개했습니다. 앵무새, 과일을 닮은 원색의 부스부터 현대적인 파이버글래스 소재의 부스까지, 브라질의 사진 제작 회사 로스트 아트가 모은 이색 전화부스들을 만나봅니다.

공중전화 부스가 관광 자원이 될 수 있을까? 브라질의 몇몇 도시들의 예를 보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브라질에서 보도 및 광고용 사진을 제작하는 회사 로스트 아트(Lost Art)에서 독특하다 못해 별나기까지 한 전화부스들을 카메라에 담았다. 동물, 새, 과일 등을 닮은 원색의 부스들이 남미의 뜨거운 태양과 제법 잘 어울린다. 

이 갤러리에서는 브라질의 공중전화 역사에 관해서도 짤막하게 언급하고 있는데, 20년대 도입된 공중전화의 존재가 대중화 된 것은 1970년대의 일이라 한다. 이는 상하이 태생의 건축가 추 밍 시우베이라(Chu Ming Silveria; 1914~1977) 덕분이라고. 브라질 전신전화국의 수석 엔지니어였던 그가 디자인한 전화부스가 널리 알려지면서 공중전화 역시 대중화되었다.

‘오렐롱이스(Orelhões)’라는 이름의 이 부스는 ‘거대한 귀’라는 뜻으로, 아마도 그 반구 형태의 디자인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아닌가 한다. 그 외에도 최초로 파이버글래스를 사용한 부스 ‘CHU-1’ 역시 브라질의 전화부스 역사의 초기를 장식하는 대표적인 디자인이다. 

핸드폰에 밀려 이제는 더 이상 공중전화마다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없게 되었다. 누적되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공공 서비스인 만큼 사업을 포기할 수 없는 한국통신의 고민도 깊어만 간다. 지난 4월 공중전화 서비스를 개선하는 아이디어를 공모하기도 했는데, 어쩌면 회색빛 스테인리스 골조의 부스 디자인을 바꾸는 것도 하나의 방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그만큼의 투자를 감당할 수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이기는 해도 말이다.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8-01-03 | 안녕히, 에토레 소트사스

2008년의 첫 소식은 애석하게도 부고였습니다. 2007년의 마지막 날, 디자이너 에토레 소트사스가 90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레스가 모어였던 20세기의 디자인 흐름을, 레스는 레스일 뿐이라며 정면으로 거슬러 또 다른 20세기의 디자인을 만들어냈던, 그의 타계 소식이 오늘의 옛 뉴스입니다.

사막의 20cm 농부, 아씨드봇

메마른 사막 위에 씨앗을 심는 작은 농부, ‘아씨드봇(A’seedbot)’은 사막의 풍경을 가꾸는 자율주행 로봇이다. 약...

2011-01-19 | 적기 혹은 생산의 소역사

0년의 시간선 위에 각기 자리한 네 대의 탁상형 인쇄 기계를 지나 한 권의 책이 태어납니다. 왕립예술학교에서 커뮤니케이션 아트 & 디자인을 전공한 자비에 앙탱이 졸업작품으로 선보인 ‘적기 혹은 생산의 소역사’입니다. 

2021-11-15 | 디터 람스의 ‘620 체어 프로그램’ 재탄생

언제부터인가 디터 람스의 디자인을 수집하는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으니, 오래된 시계, 전축 시스템, 의자, 선반이 어느 집, 어느 카페 사진 속에서 발견되곤 합니다. 디터 람스의 이름과 떼놓을 수 없는 브랜드도 있습니다. 그가 40년을 몸담았던 브라운과 더불어, 비초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1960년대, 그러니까 비초에가 비초에+차프였던 시절에 디터 람스가 디자인한 선반, 의자, 테이블은 비초에라는 브랜드의 존재 이유와도 같은 무엇이 되었지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