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Comment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가공할 전쟁이 끝나고 2년 뒤, 4인의 사진가가 사진가들에 의한 사진가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매그넘 포토스의 사진가들은 이후 세상의 사건, 사람, 장소, 문화를 기록하며 강력한 이야기를 전달해왔죠. 2004년 매그넘은 ‘매그넘 인 모션’을 통해, 사진에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더해, 21세기의 포토 에세이를 전하려 했습니다. 비록 매그넘 인 모션은 2008년까지만 운영되었지만, 대신 매그넘 인 모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클로딘 보글린이 모아둔 ‘매그넘 인 모션 압축판’을 덧붙여봅니다.
1947년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등 전설적인 사진가들이 창설한 세계적인 보도사진가 그룹 매그넘 포토스에서 ‘매그넘 인 모션’을 운영 중이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현실을 일깨워온 매그넘이지만, 최근 보도 사진들이 처한 곤경 속에서 매그넘 조차 다른 방식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듯 하다.
‘매그넘 인 모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로딘 보글린(Claudine Boeglin)는 최근 20년 간 인쇄매체들이 포토 에세이를 다루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토로한다. 그런 까닭에 매그넘 사진가들이 구축한 의미, 스토리들은 조각조각 나버렸고, 그의 표현을 직접 빌자면 보도 사진은 마치 ‘일러스트레이션’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매그넘 인 모션’은 사진에 다시 한 번 강력한 의미의 차원을 복권시키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매그넘 인 모션은 말하자면 매그넘 작가들의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인 셈이다. 이 곳에서는 비디오, 텍스트, 음악, 내레이션, 애니메이션 등의 요소들이 결합된 사진 이미지들을 만날 수 있다.
가령 버트 글린(Burt Glinn)의 ‘혁명(The Revolution)’에서는 쿠바의 대중 혁명 당시의 사진들을 이를 회고하는 작가의 내레이션과 함께 감상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가정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잔 메이젤러스(Susan Meiselas)의 ‘값비싼 꿈(Costly Dreams)’은 거의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여서 텍스트, 내레이션, 음악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목소리와 노래 소리가 사진 위로 생생하게 흘러나온다.
텍스트 그리고 텍스트로서의 음성들이 더해지는 순간, 사진은 일종의 ‘참조점’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다소 미학적인 이러한 질문에 매그넘은 차라리 그보다 작업의 맥락을 온전히 전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답하는 듯 하다. 전통적인 사진 매체가 어떻게 멀티미디어를 통해 의미를 확장하고 있는지, 지금 매그넘 인 모션을 방문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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