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08-08 | 매그넘 인 모션

Editor’s Comment

제2차세계대전이라는 가공할 전쟁이 끝나고 2년 뒤, 4인의 사진가가 사진가들에 의한 사진가들을 위한 협동조합을 설립했습니다. 매그넘 포토스의 사진가들은 이후 세상의 사건, 사람, 장소, 문화를 기록하며 강력한 이야기를 전달해왔죠. 2004년 매그넘은 ‘매그넘 인 모션’을 통해, 사진에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더해, 21세기의 포토 에세이를 전하려 했습니다. 비록 매그넘 인 모션은 2008년까지만 운영되었지만, 대신 매그넘 인 모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던 클로딘 보글린이 모아둔 ‘매그넘 인 모션 압축판’을 덧붙여봅니다. 

20매그넘 인 모션 2006년 2월 3일자 스냅샷(https://web.archive.org)

1947년 로버트 카파, 앙리 카르티에-브레송 등 전설적인 사진가들이 창설한 세계적인 보도사진가 그룹 매그넘 포토스에서 ‘매그넘 인 모션’을 운영 중이다. 단 한 장의 사진으로 현실을 일깨워온 매그넘이지만, 최근 보도 사진들이 처한 곤경 속에서 매그넘 조차 다른 방식의 활로를 모색하고 있는 듯 하다. 

‘매그넘 인 모션’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클로딘 보글린(Claudine Boeglin)는 최근 20년 간 인쇄매체들이 포토 에세이를 다루는 데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고 토로한다. 그런 까닭에 매그넘 사진가들이 구축한 의미, 스토리들은 조각조각 나버렸고, 그의 표현을 직접 빌자면 보도 사진은 마치 ‘일러스트레이션’처럼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 속에서 ‘매그넘 인 모션’은 사진에 다시 한 번 강력한 의미의 차원을 복권시키려는 시도처럼 보인다. 매그넘 인 모션은 말하자면 매그넘 작가들의 ‘스토리’를 전할 수 있는 온라인 공간인 셈이다. 이 곳에서는 비디오, 텍스트, 음악, 내레이션, 애니메이션 등의 요소들이 결합된 사진 이미지들을 만날 수 있다. 

가령 버트 글린(Burt Glinn)의 ‘혁명(The Revolution)’에서는 쿠바의 대중 혁명 당시의 사진들을 이를 회고하는 작가의 내레이션과 함께 감상하게 된다. 인도네시아 가정부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은 수잔 메이젤러스(Susan Meiselas)의 ‘값비싼 꿈(Costly Dreams)’은 거의 한 편의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여서 텍스트, 내레이션, 음악과 더불어 인도네시아 여성들의 목소리와 노래 소리가 사진 위로 생생하게 흘러나온다. 

텍스트 그리고 텍스트로서의 음성들이 더해지는 순간, 사진은 일종의 ‘참조점’으로 전락하는 것은 아닌가? 다소 미학적인 이러한 질문에 매그넘은 차라리 그보다 작업의 맥락을 온전히 전하는 편이 더 중요하다고 답하는 듯 하다. 전통적인 사진 매체가 어떻게 멀티미디어를 통해 의미를 확장하고 있는지, 지금 매그넘 인 모션을 방문해보시길.

www.magnuminmotion.com
https://dandyvagabonds.com/magnuminmotion.html

ⓒ designflux.co.kr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09-30 |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의 자명종 시계

자명종 시계의 중요한 기능은 역시나 알림이겠죠. 인더스트리얼 퍼실리티와 IDEA의 ‘벨’은 그래서 이름도 벨입니다. 기능은 여느 자명종 시계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종소리 만큼은 흥미롭습니다. ‘화재 알림 레드’부터 ‘자전거 경적 크롬’, ‘초인종 블랙’ 등 시계의 색상에 따라 종소리의 크기를 달리하였거든요. 

2006-08-16 | 역대 최고의 PC, ‘애플 II’

2006년 IBM PC 탄생 25주년을 기념하여 〈PC 월드〉 매거진이 역대 최고의 PC 25개를 꼽았습니다. 혁신성, 영향력, 디자인, 차별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된 이 목록에서 가장 윗자리를 차지한 컴퓨터는 ‘애플 II’입니다. 1977년 출시된 애플 II는 “최초도 최첨단도 당시 가장 잘 팔린 모델도 아니었지만, 여러 모로 모든 것을 바꾸었던 기계”였다는 것이 〈PC 월드〉의 평이었습니다. 그렇게 애플 II는 개인용 컴퓨터라는 카테고리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크게 기여했죠. 

2008-09-30 | 시카고 국제 포스터 비엔날레 공모전 수상작

“포스터는 어디에서나 그래픽 디자이너들의 사랑을 받아왔지만, 포스터에 미국은 그리 마음 편한 곳이 아니었다. 툴루즈-로트렉에서 뮐러-브로크먼, 마티스, 트록슬러에 이르는 유럽의 포스터 전통은 그래픽 디자이너라는 직종을 정의하는 대표적인 작품들을 선사해왔다. 반면 미국에서 포스터는 당당하게 혹은 도처에서 거리의 존재감을 누려본 적이 없다.” (...)

2010-06-22 | 내셔널 디자인 어워즈 수상자

2010년도 쿠퍼휴잇 스미소니언 디자인 뮤지엄의 연례 시상식, ‘내셔널 디자인 어워즈’의 수상 결과를 되돌아봅니다. 총 10개 부문의 수상자 가운데, ‘평생공로상’과 ‘디자인 마인드’ 부문의 이름은 바로 6개월 전, 그러니까 2009년 12월에 날아든 〈I. D.〉매거진의 폐간 소식을 떠올리게 합니다. 더불어 작년 5월 10일 소개했던 뉴스의 주인공도 명단에서 찾아볼 수 있죠.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