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멸종은 곧 인류의 멸망이다’라는 얘기를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식물의 수분(受粉)은 80% 이상이 꿀벌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양봉가는 매해 겨울을 지날 때마다 꿀벌을 잃어가고, 꿀벌의 개체 수 감소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선 이 중요한 작은 동물을 인간이 끝없이 착취하기 때문이다.
‘하이브(HIIVE)’는 독일의 산업 디자이너 필립 포타스트와 사업 개발자 파비안 비슈만이 ‘벌을 위해’ 만든 집이다. 이 벌집은 꿀벌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는 기존의 벌통을 대체할 수 있는 발명품이다.
하이브는 나무에 달린 야생 벌집의 성능을 거의 완전하게 재현하게끔 내부가 설계되었다. 기본적으로 이 벌집은 온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여 안정성을 유지한다. 따라서 양봉가는 내장된 센서를 통해 모니터링과 데이터 수집을 하면서, 화학 물질 없이, 병충해로부터 꿀벌을 지켜낼 수 있다. 이 자연 친화적인 벌집 덕분에 꿀벌은 건강하고 행복한 생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재활용 소재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양모, 찰흙, 나무, 나무껍질 등을 사용하여 벌집 자체의 친환경성도 추구했다.
“처음에는 그저 좀 더 경제적인 벌통을 만들려고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양봉가가 작업하는 것을 옆에서 관찰하면서 우리는 꿀벌이 어떤 취급을 당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양봉에 있어 경제성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 포타스트와 비슈만은 하이브의 설립 배경을 이렇게 설명하며, 그동안 무시되어 왔던 꿀벌의 복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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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