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질 아블로의 마지막 루이 비통: 2022 파리 패션 위크

2개월 전 세상을 떠난 패션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Virgil Abloh)가 마지막으로 디렉팅을 맡았던 루이 비통 남성복 컬렉션이, 2022 파리 패션 위크에서 공개되었다. 2018년에 루이 비통의 아트 디렉터로 발탁된 이후, 지금까지 7번의 컬렉션을 발표했고, 이번 8번째 컬렉션 ‘루이 드림하우스(Louis Dreamhouse)’를 마지막으로 버질 아블로의 루이 비통은 막을 내린다.

루이 비통 2022 F/W 남성복 컬렉션 런웨이 © Louis Vuitton

이번 패션쇼는 버질 아블로의 디자인 철학, 즉 어린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는 ‘보이후드 이데올로기(Boyhood Ideology)’ 렌즈를 통해, 남성복의 사회적 드레스 코드를 변형하고 재해석한다. 다양한 소재와 기술을 사용한 의상과, 무대 위 모델들의 초현실주의적인 몸동작은, 익숙한 것들을 추상화하면서 보는 이들의 시야를 확장시킨다.

‘루이 드림하우스’는 의상과 함께 안무, 사운드트랙, 단편 영화 등의 다양한 요소로 구성되었는데, 그 중 특히 모델이 누비는 초현실주의적인 런웨이의 디자인과 연출이 흥미롭다.

루이 비통 2022 F/W 남성복 컬렉션 런웨이 © Louis Vuitton

파리 카로 뒤 텅플(Carreau du Temple) 내부의 ‘8계절의 아치’를 중심으로 런웨이를 배치하고 그 위에 위치한 대형 식탁에는 오케스트라가 둘러앉아 사운드트랙을 연주한다. 중앙에 대형 침대가 놓여 있는 침실에서는 가구가 흔들리면서 쓰러지고, 상승하는 계단 구조물에서는 모델들이 계단 아래로 떨어졌다가 트램펄린으로 다시 튀어 오르기를 반복한다.

루이 비통 2022 F/W 남성복 컬렉션 런웨이 © Louis Vuitton
루이 비통 2022 F/W 남성복 컬렉션 런웨이 © Louis Vuitton

지붕 위로 연기를 뿜어내는 굴뚝에는 모델이 매달리고 물구나무를 선다. 이러한 비현실적인 무대 장치들은 이전에 버질 아블로가 디렉팅한 루이 비통 패션쇼 가운데 특히 2020 F/W 컬렉션에서 가져온 것이다.

루이 비통 2022 F/W 남성복 컬렉션 런웨이 © Louis Vuitton

이번 패션쇼의 시노그래피는 로스앤젤레스의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플레이랩(Playlab)에서 담당했다. 2020 S/S 컬렉션부터 아블로와 함께 해 온 플레이랩은 아블로의 마지막 컬렉션을 위해 몽환적이고 역동적인 런웨이를 만들어냈다.

루이 비통 2022 F/W 남성복 컬렉션 영상 © Louis Vuitton



louisvuitton.com
complex.com

© designflux.co.kr

이서영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7-01-10 | 네덜란드의 상징을 담은 우표 컬렉션

지난주 미국 산업디자인 역사를 담은 우표를 소개했다면 오늘은 네덜란드의 상징들을 담은 우표입니다. TNT 포스트의 의뢰로 우표 디자인에 나선 스타트는 튤립이나 스케이트 같은 전통적인 상징 외에도, 부가부의 유아차라던가 테요 레미의 ‘우유병 램프’ 같은 현대의 상징을 모아, “네덜란드의 DNA”를 담은 12장의 우표 컬렉션을 선보였습니다. 

2011-04-25 | 접힌 잎

스웨덴의 디자인 스튜디오 클라에손 코이비스토 루네가 화웨이의 휴대폰을 디자인하며 생각한 이미지는 살짝 접힌 잎사귀였습니다. 오래된 전화기, 초창기 휴대폰의 형태를 가져온 것이죠. 스마트폰이 우세종으로 자리잡던 즈음, 이처럼 반작용 혹은 반동이라 할 계열의 휴대폰 디자인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의도적인 시대착오라고 할까요.

2011-04-27 | 플란크 x 콘스탄틴 그리치치

이탈리아의 가구 회사 플란크가 2011년 또 한 번 콘스탄틴 그리치치와 함께 새 의자를 선보였습니다. ‘아부스’는 확실히 단정한 라운지 공간에 어울릴 법한 의자입니다. 플란크와 콘스탄틴 그리치치의 또 다른 협업은 이미 2007년 7월 13일자 뉴스로도 소개한 바 있는데요. 참고로 ‘미토’는 ‘아부스’가 나온 2011년 황금콤파스를 수상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플란크의 대표 제품으로 남아 있죠. 

잃어버린 졸업 전시회: 2021 밀라노 가구박람회

지난 9월 10일에 막을 내린 2021 밀라노 가구박람회의 ‘잃어버린 졸업 전시회(The Lost Graduation Show)’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