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꿀벌을 위한 벌집 디자인

자연 속에 설치된 하이브, 2020 © HIIVE

‘꿀벌의 멸종은 곧 인류의 멸망이다’라는 얘기를 한 번쯤 들어보았을 것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식물의 수분(受粉)은 80% 이상이 꿀벌에 의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양봉가는 매해 겨울을 지날 때마다 꿀벌을 잃어가고, 꿀벌의 개체 수 감소는 점점 더 가속화되고 있다. 멸종 위기에 선 이 중요한 작은 동물을 인간이 끝없이 착취하기 때문이다.

‘하이브(HIIVE)’는 독일의 산업 디자이너 필립 포타스트와 사업 개발자 파비안 비슈만이 ‘벌을 위해’ 만든 집이다. 이 벌집은 꿀벌의 복지를 고려하지 않는 기존의 벌통을 대체할 수 있는 발명품이다.

하이브는 나무에 달린 야생 벌집의 성능을 거의 완전하게 재현하게끔 내부가 설계되었다. 기본적으로 이 벌집은 온습도를 자동으로 조절하여 안정성을 유지한다. 따라서 양봉가는 내장된 센서를 통해 모니터링과 데이터 수집을 하면서, 화학 물질 없이, 병충해로부터 꿀벌을 지켜낼 수 있다. 이 자연 친화적인 벌집 덕분에 꿀벌은 건강하고 행복한 생을 영위하게 되는 것이다. 아울러 재활용 소재와 자연에서 얻을 수 있는 양모, 찰흙, 나무, 나무껍질 등을 사용하여 벌집 자체의 친환경성도 추구했다.

“처음에는 그저 좀 더 경제적인 벌통을 만들려고 연구를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양봉가가 작업하는 것을 옆에서 관찰하면서 우리는 꿀벌이 어떤 취급을 당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충격에 빠졌다. 그리고 양봉에 있어 경제성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발견했다” 포타스트와 비슈만은 하이브의 설립 배경을 이렇게 설명하며, 그동안 무시되어 왔던 꿀벌의 복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하이브에 들어가는 꿀벌의 모습. 2020 © HIIVE

hiive.eu


© designflux.co.kr

이서영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최초의 재활용 플라스틱 의자 30주년 기념 전시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엠마 스컬리 갤러리(Emma Scully Gallery)에서 사상 최초로 가구 디자인 재활용 플라스틱을...

2006-08-29 | 몰스킨의 “브랜드 고고학”

이 수첩은 본래 프랑스에서 태어났지만, 세계적으로 알려진 이름이 된 것은 이탈리아의 한 회사가 이 브랜드를 인수한 이후입니다. 바로 ‘몰스킨’의 이야기입니다. 2006년 이탈리아에서 다시 프랑스 브랜드로 되돌아간 몰스킨 소식을 계기로, 그해 오늘은 몰스킨의 부활의 밑거름이 된 배경을 살펴보았습니다. 모도 앤드 모도는 100년 동안 예술가들의 친구였던 이 수첩의 역사와 유산을 되살렸고, 애호가들은 기꺼이 몰스킨의 자발적 마케터가 되었습니다. 누군가는 이 놀라운 성공을 두고 “브랜드 고고학”이라 불렀죠. 

러시아 군사 보급품 공급 인포그래픽

인포그래픽은 낯설고 복잡한 정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방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된다. 3월 22일...

우주 디자인 동아리: RISD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 착륙에 성공한 이후 멀어져 가던 일반인들의 우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