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계로 그려낸 록 음악 계보

얼터너티브 태양계, 2021. © Dorothy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현대 팝, 록 음악의 계보는 다양한 형식의 다이어그램으로 묘사되어 왔다. 얼마전 영국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 도로시(Dorothy)에서는, 현대 음악을 태양계의 형태를 빌어 관계망을 묘사한 얼터너티브 태양계(Alternative solar system) 포스터를 공개했다. 과거의 다이어그램들에 비해 태양계를 바탕으로 한 이 다이어그램은 장르의 분화, 세부 장르가 확장된 양상을 보다 선명히 보여준다.

태양과 달 주변을 도는 행성의 궤도와 마찬가지로, 이 얼터너티브 태양계에서는 중심에서 빛을 발하는 비틀즈를 시작으로 벨벳 언더그라운드, 펑크 록 밴드 라몬즈 등이 궤도를 형성하고, 각 밴드의 행성 주변에는 그들의 영향을 받은 다른 밴드들 즉 소행성들이 위치해 있다.

얼터너티브 태양계 중심에 위치한 비틀즈, 2021. © Dorothy

이 태양계 중심에는 비틀즈가 위치하고, 바로 그 주위에 롤링스톤즈, 핑크 플로이드, 벨벳 언더그라운드, 데이비드 보위가 중심부 궤도를 맴돌고 있다.

중심에서 조금 떨어진 여섯 번째 궤도에는, 고리를 가진 펑크 행성, 라몬즈가 공전하고 있고, 그 주위에 뉴욕 돌스, 텔레비전, 토킹 헤즈, 패티 스미스, 블론디가 행성계를 이룬다. 태양계 끝자락에 다다르면 픽시스, 브리더즈, 소닉 유스 등이 모여 있는데, 이들의 중심에 자리한 너바나를 발견할 수 있다.

(좌) 라몬즈 주변의 행성들, (우) 태양계 끝자락에서 빛나는 너바나 2021. © dorothy

태양계 전체를 크게 선회하며 자신만의 궤도를 그리고 있는 전설의 기타리스트 지미 핸드릭스는, 록의 클래식을 구축한 레드 제플린, 크림, 야드버즈의 궤도를 가로지르며 불타오르는 혜성으로 그려졌다.

지미 핸드릭스 혜성과 레드 제플린 행성, 2021. © Dorothy

Wearedorothy.com

© designflux2.0.co.kr

이서영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01-27 | 유선형 디자인의 세계 

전기차들이 단호한 직선으로 자동차의 미래를 시각화하는 요즘입니다. 테슬라의 사이버트럭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미 도로에서 직선이 돋보이는 자동차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죠. 1930~40년대 미국에서 미래는 ‘유선형’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미래의 형태는 다리미에서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생활 전반에 광범위하게 등장했죠. 2011년 미국 필브룩미술관에서 열린 ‘유선형 디자인: 내일의 세계’는 바로 그 시기의 디자인을 돌아본 자리였습니다.

2011-04-27 | 다운로드를 위한 디자인

음악이나 영화처럼 디자인을 내려받는다면. 2011년 드로흐가 ‘다운로드용 디자인’을 위한 플랫폼을 발표했습니다. 생산 도구부터 판매 방식까지, 디자인을 둘러싼 환경이 디지털화되었다면, 아예 이를 겨냥해 그 가능성을 최대화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보자는 발상입니다. 애석하게도 이제는 어디로도 연결되지 않는 웹사이트 링크가 말해주듯, 드로흐의 시도는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10년 전 제안된 디지털 디자인 플랫폼의 이야기를 되돌아봅니다.

2009-04-13 | 열 가지 그래픽 디자인 패러독스

그래픽 디자이너이자 저술가인 에이드리언 쇼네시가 일상적인 ‘그래픽 디자인의 역설’ 열 가지를 이야기합니다. 가령 이런 식입니다. ‘전문가인 내가 제일 잘 안다’ 같은 말을 하는 디자이너야말로 전문가답지 못한 디자이너이고, 문외한인 클라이언트에게 디자인을 가르치고 싶다면, 먼저 나부터 클라이언트에 관해 배워야 한다는 것이죠. 10번까지 이어지는 역설의 목록 끝에는 하나의 보너스 역설이 더해져 있습니다. “클라이언트가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주겠다’고 한다면, 절대 그런 뜻이 아니다.”

2010-10-14 | 잉크, 드레스 속에 흐르다

아나욱 비프레흐트는 인터페이스로서의 패션을, 패션으로서의 기술을 디자인합니다. 그가 2010년 선보인 ‘쉬도모프’는 그의 행보가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였지요. 잉크, 밸브, 전자회로가 더해진 두터운 펠트 드레스는, 기계가 작동하는 순간 드레스 안으로 잉크가 스며들며 번져나가 무늬를 만들어냅니다. 이후로도 그는 계속해서 “패션테크”의 영역을 탐색하고 있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