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아름다운 스포츠 디자인

디자인 뮤지엄 전시 풍경, 2022. Photo © Felix Speller

런던 디자인 뮤지엄에서 새로운 전시 ‘축구: 아름다운 스포츠 디자인(Football: Designing the Beautiful Game, 4월 8일-8월 29일)’이 개최된다. 디자인과 축구가 서로에게 어떤 영향을 주고받았는지를 다루는 이 전시에서는 축구 경기와 관련된 영화와 인터뷰, 장비, 스타디움 디자인 등 500개 이상의 오브제를 볼 수 있다. 축구 팬과 디자인 팬 모두를 포함한 관람객들은 메시, 펠레, 마라도나 같은 전설적인 선수들과 축구 클럽들의 전통이 담긴 오브제를 통해 축구 이면에 숨겨진 다양한 디자인 스토리를 접하고 축구 역사 속 상징적인 장면 속으로 빠져든다.

전시 공간 디자인은 영국 건축 스튜디오 오엠엠엑스(OMMX)에서 담당했다. 전시는 축구 디자인의 역사, 경기, 아이덴티티, 관중, 볼거리(Spectacle to play) 다섯 섹션으로 구성된다. 전시장 안에 설치된 파란색 방에서는 경기장의 하프 타임 룸을 재현하여 관람객이 계단에 앉아 휴식을 취하면서, 고전 경기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전시장 안 하프 타임 룸에서 휴식 중인 관람객, 2022. Photo © Felix Speller

전시에서 특히 돋보이는 아이덴티티 섹션에서는 영국 스포츠 브랜드, 스폰서가 그려진 유니폼 등의 공식 디자인과 함께 팬이 직접 제작한 비공식 축구 디자인을 함께 전시한다. 가령 리버풀의 한 서포터가 축구팀의 승리를 위해 개인적으로 제작한 초대형 배너, 라이벌 팀과의 경기를 위해 서포터가 직접 제작하고 난투 현장에서 뿌렸던 훌리건 전화 카드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리버풀 서포터 피터 카니가 제작한 배너너, 2022. Photo © Felix Speller

이들을 “비(非)디자이너이지만 스포츠에 활기, 재치, 풍부한 시각적 언어를 더한 사람들”이라고 한 큐레이터 엘리너 왓슨의 설명은, 축구를 더 특별한 스포츠로 만드는 것이 다름 아닌 팬들의 헌신이라는 점을 말해 준다.

이번 전시는 맨체스터에 위치한 국립 축구 박물관(National Football Museum)과 협력하여 제작되었다.

designmuseum.org
designweek.co.uk

© designflux.ac.kr

이서영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0-09-09 | 부룰렉 형제, 알레시와 만나다

부룰렉 형제와 알레시가 처음 만나 함께 식기 컬렉션을 내놓았습니다. 전통적이고 소박하되 섬세한 표현을 더하여, 네모와 동그라미 사이에서 조금씩 모양을 달리하는 타원의 식기들이 한가족을 이룹니다. 그렇게 탄생한 '오벌' 컬렉션이 2010년 오늘의 소식입니다.

2007-07-13 | 콘스탄틴 그리치치+플라스틱 신소재

새로운 소재가 출발점이 된 의자. ‘미토’는 바스프가 개발한 새로운 공업용 플라스틱 신소재로 태어난 첫 번째 제품입니다. 바스프는 신소재 울트라 시리즈를 개발하며, 4인의 디자이너를 초빙해 워크숍을 열어 소재들의 적용 가능성을 탐구했는데요. 그 중 한 사람이었던 콘스탄틴 그리치치와 함께 사출성형에 특히 적합한 ‘울트라듀어® 하이 스피드’의 제품화를 시험합니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가구 회사 플란크가 합류하며, 그렇게 모노블록 의자 ‘미토’가 탄생하였습니다.

2010-04-26 | HP, 3D 프린터 출시

2010년 HP는 스트라타시스와의 제휴로 3D 프린터 시장에 진출합니다. 2010년 4월 26일의 뉴스는 HP가 처음으로 선보인 3D 프린터 2종에 관한 소식입니다. 돌아보면 2000년대는 3D 프린팅 기술의 발전과 기기의 대중화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모형이나 시제품의 쾌속 제작을 넘어 기술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도가 활발했던 시기입니다. 가령 2006년 프론트의 ‘스케치’ 가구 시리즈처럼요. 이제 3D 프린팅 기술의 활용 사례는 제품에서 건축에까지 더욱 넓게 더욱 자주 만나볼 수 있습니다.

2010-07-26 | 빠이롯트 핸드라이팅

활자가 등장하기 전까지, 글자는 곧 손글씨와 동의어였습니다. 문자에 형태를 부여하는 것은 필기구를 쥔 손이었고, 글자와 손의 주인은 일대일의 대응 관계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육필이라는 말이 존재하듯이요. 하지만 글씨를 쓰는 손 대신 자판을 치는 손이 우세해졌고, 심지어 글자마저 지면을 떠나고 서체마저 물리적 몸체를 벗어나 디지털화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한 와중에 ‘손글씨 디지털 폰트’ 류가 글씨 쓰는 손과 자판을 치는 손의 공존을 도모하기도 합니다. 12년 전 오늘의 소식 ‘빠이롯트 핸드라이팅’도 그랬습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