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배관의 변신, 독일 노르드 스트림 3

노르드 스트림 3의 외관 이미지, 2022. © Opposite Office

독일 건축 스튜디오 오포지트 오피스(Opposite Office)가 설계한 ‘노르드 스트림 3(Nord Stream 3)’가 공개되었다. ‘노르드 스트림 3’는 러시아와 독일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천연가스 배관인 ‘노르드 스트림 1’을 재구축하여, 세계 시민들의 새로운 만남과 교류의 장으로 탈바꿈한다.

발트해 아래에 위치한 천연가스 배관, ‘노르드 스트림 1’은 2011년부터 러시아의 천연가스를 독일로 수송해왔다. 이후 2018년부터는 10억 달러 규모의 ‘노르드 스트림 2’의 설치가 새로 착수되어 2021년 9월에 완공되었고, 이후 승인 절차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로, 지난 2월 독일 정부는 사업 승인 절차를 한시적으로 중단했다.

오포지트 오피스는 노르드 스트림을 쇄신하기 위해 디자인 콘셉트 설계를 의뢰받았다. 독일의 루브민(Lubmin)에 있는 천연 가스 적재장의 용도를 변경하여, 토론, 외국어 교육 기관, 작업 공간 갤러리, 문화적 교류 장소를 만들고 국제적 상호 이해를 도모하기 위한 의사장을 세운다. 또한 ‘노르드 스트림 3’의 건축 자재로는 바다에 묻혀 있던 가스 배관을 채굴하여 사용한다.

‘노르드 스트림 3’ 설계 중에는 길이 1,153m의 파이프를 절단하여 194개의 캡슐 호텔로 개조하는 사항이 포함되어 있다. 총 194개의 침대가 놓여 있는 이 캡슐 호텔은 전 세계인들이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레지던시로, 무작위 추첨을 통해 당첨된 이용자는 한 달 동안 이 공간을 사용할 수 있다. 이 곳은 모든 계층, 문화, 종교, 국가, 각기 다른 문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상호의 교류를 통해 편견의 벽을 허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노르드 스트림 3의 내부 이미지, 2022. © Opposite Office
노르드 스트림 3의 외관 측면 이미지, 2022. © Opposite Office

이렇게  ‘노르드 스트림 3’의 궁극적인 목표는 세계 시민 공동체들 사이에 상호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기후, 사회, 보건, 경제 정책 문제를 다루는 토론을 통해 참가자들은 아이디어를 모으고, 가치를 위해 행동하고, 동등한 협상을 통해 새로운 영향, 영감, 자극을 각국에 전달하고자 한다.

이 프로젝트의 주체는, 시민 사회의 변혁이 국제적, 다문화적 교류, 네트워킹, 협업 과정을 통해 아래에서부터 이루어진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노르드 스트림 3’에서는 UN의 고위 관계자, 국가 원수들의 모임 대신, 일반 시민들의 총회가 열린다.

노르드 스트림 3의 단면도, 2022. © Opposite Office

oppositeoffice.com

© designflux.ac.kr

이서영

디자인 우주를 여행하던 중 타고 있던 우주선의 내비게이션에 문제가 생겨 목적지를 잃고 우주를 부유하는 중입니다. 이 넓은 디자인 우주에서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근처에 반짝이는 별이 보일 때마다 착륙해 탐험하고 탐험이 끝나면 떠나기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나쁘지 않더군요. 오히려 재미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또 다음 별로 출발해보려 합니다.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11-10-19 | BCXSY의 못

디자인 듀오 BCXSY는 금속과 주조 기술을 활용한 전시에 참여하면서, 이를 못이라는 물건을 다시금 생각할 기회로 삼았습니다. 전시회 ‘자연 복제 #2’에서 그들은 조금 색다른 형태의 못을 만들었고, 이를 이용해 탁상과 촛대를 완성했습니다. 물론 주인공은 못이니 만큼, 그 존재를 멋지게 드러냈죠.

2011-05-19 | 신문지목재

어제의 신문 더미가 오늘의 가구 자재가 됩니다. 미커 메이여르의 ‘신문지목재’는 층층이 신문지를 쌓아 압축해 만든 목재와 유사한 무엇입니다. 목재처럼 가공이 가능하면서도, 자르면 특유의 적층 흔적이 나타납니다. 종이에서 종이로 태어나는 재활용도 또 이렇게 종이에서 아예 다른 것으로 태어나는 재활용도 좋지 아니한가요. 

2010-05-20 | 바바라 크루거의 런던 지하철 노선도

2010년 5월 21일 이후 런던의 지하철역에서 포켓형 노선도를 집어들었다면, 표지에서 어딘가 이상한 점이 눈에 띄었을 것입니다. 노선도의 모습은 그대로인데, 역의 이름이 다릅니다. 가령 피카딜리 서커스 역은 ‘역설’, 웨스트민스터 역은 ‘이성’, 러셀 스퀘어 역은 ‘의심’, 템플 역은 ‘웃음’이 되었습니다. 바바라 크루거는 런던 도심의 지하철역에 어떤 상태, 개념, 감정의 단어를 붙였고, 그렇게 바뀐 노선도는 마음의 여정을 그린 마인드맵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

2010-10-06 | 홈메이드가 최고

이케아의 주방용품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요리책. <홈메이드가 최고>는 스웨덴 전통 베이커리 30가지의 조리법을 담은 책입니다. 캠페인을 맡은 광고회사 포르스만 & 보덴포르스는 시각적으로 색다른 요리책을 선보였습니다. ‘하이패션이나 일본의 미니멀리즘’에 가까운 그런 사진들이 가득한 책을요.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