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만든다: 소녀 목공 클럽

마파 목공 클럽 단체 사진 © lumber club marfa

텍사스 사막 위의 작은 마을 마파에 위치한 마파 목공 클럽(Lumber Club Marfa)은 7세에서 14세 사이의 소녀들로 이루어진 목공 클럽이다. 이 클럽에서는 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가구를 회원들이 직접 만들어서 판매하는데, 나사 모양의 다리가 세 개 달린 스툴을 전문으로 제작한다.

각기 다른 형태를 가진 스툴 © lumber club marfa

마파 목공 클럽은 딸을 둔 한 아버지에 의해서 설립되었는데, 전동 공구 사용법과 제작에 관심이 많은 딸과 딸의 친구들을 위해서 만든 것이다. 이 클럽은 목공에 대한 간단한 체험 공간이 아니라, 목공에 대해 성인과 같은 난이도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워크숍이다. 클럽 회원들은 고생스럽게 스툴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제작자의 기술, 공예, 인내력을 기를 수 있다.

스툴은 원목을 구매해서 만들기도 하지만, 세계 곳곳의 가구 제작자들이 보내준 자투리 목재를 활용하기도 한다. 모든 스툴에는 제작자의 손도장과 번호가 새겨져 있다.

스툴 밑면에 손으로 새긴 클럽 이름과 번호 © lumber club marfa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방과 후에 만나 스툴을 만드는데 필요한 과정인 목재 고르기, 재단, 샌딩, 구멍 뚫기, 조립 등을 배운다. 그리고 클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회원들을 대상으로 목공과 관련된 비즈니스 교육도 시작했다. 재료 공급, 구매 서류 작성, 사진 촬영, 운송 등 실용적인 내용이 이 프로그램에 포함되어 있다.

클럽은 후원금도 받고 있는데, 후원금 계좌는 클럽 회원의 교육 계좌와 연결되어 있다. 회원들은 텍사스에 거주하는 성인 한 명의 생활비(MIT 최저 생활 임금 계산기) 기준에 따라, 각자 노동한 시간에 비례하여 스툴 판매 수익과 함께 후원금을 나눠 갖는다.

영상에서는 능숙하게 기계를 다루며 나무를 가공하고, 스툴 제작부터 포장까지 책임지는 마파 목공 클럽 회원들을 볼 수 있다.

작업 중인 회원들의 모습 © lumber club marfa

Lumberclubmarfa.com

© designflux2.0.co.kr

이서영

기사/글에 대한 소감과 의견을 들려주세요.

More

2009-11-23 | 시장을 품은 아파트

주상복합건물이 새로울 것은 없지만, 또 이런 건물은 흔치 않을 것입니다. MVRDV가 설계한 ‘마켓 홀’의 놀라운 부분은 건물이 재래 시장을 품고 있다는 점입니다. 건물이 곧 시장의 아케이드가 되어 흥미롭게 동거합니다. ‘마켓 홀’은 예정대로 2014년 완공되었고, 그 모습은 이곳에서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2007-07-13 | 콘스탄틴 그리치치+플라스틱 신소재

새로운 소재가 출발점이 된 의자. ‘미토’는 바스프가 개발한 새로운 공업용 플라스틱 신소재로 태어난 첫 번째 제품입니다. 바스프는 신소재 울트라 시리즈를 개발하며, 4인의 디자이너를 초빙해 워크숍을 열어 소재들의 적용 가능성을 탐구했는데요. 그 중 한 사람이었던 콘스탄틴 그리치치와 함께 사출성형에 특히 적합한 ‘울트라듀어® 하이 스피드’의 제품화를 시험합니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가구 회사 플란크가 합류하며, 그렇게 모노블록 의자 ‘미토’가 탄생하였습니다.

2011-07-25 | 전쟁의 창: 소비에트 타스 포스터 1941-1945

1941년 독일이 불가침 조약을 깨뜨리며 소비에트를 침공하면서, 장장 4년의 독일소련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 길고 참혹한 전쟁은 전선에서만 이뤄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선 뒤에서도 치열한 이미지 전쟁이 펼쳐졌지요. 2011년 시카고미술관에서 열린 ‘전쟁의 창: 소비에트 타스 포스터 1941-1945)’는 포스터라는 매체를 통해 소비에트의 “대조국전쟁”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2010-04-22 | 덴버 ‘B-사이클’

2010년 덴버가 도시 차원의 공유 자전거 프로그램을 도입했습니다. B-사이클 사와 손잡고 도시 곳곳에 대여소와 공유 자전거를 설치했지요. 당시에도 공유 자전거는 그리 새로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새롭다면 그것이 자동차의 나라라고 해도 좋을 미국의 소식이었다는 점이랄까요. 2010년 지구의 날에 달리기 시작한 덴버 B-사이클은 덴버 시민의 유용한 발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비판도 있었습니다. 보관소가 주로 백인들이 사는 살림 넉넉한 동네에 설치되어, 막상 이용해야 할 사람과 지역을 외면했다는 것입니다. 덴버 B-사이클은 2020년 1월 운영이 종료되었습니다. B-사이클만이 아닌 여러 업체의 경쟁 입찰 방식으로 하이브리드 자전거, 스쿠터 등으로 프로그램을 전환하겠다는 시의 결정에 따른 결과입니다.

Designflux 2.0에 글을 쓰려면?

Designflux 2.0는 여러분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플랫폼입니다.
에세이, 리뷰, 뉴스 편집에 참여를 원하시면 아래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